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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로 의료소비자의 편의는 높아질 수 있으나 민간보험사가 개인 의료정보를 상업적 목적 등 다른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헌법상 사생활 비밀 보장권을 침해하므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시민사회단체들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공동 주최한 ‘보험사 개인 의료정보 표준화·디지털화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의 문제점과 대안 토론회’가 열렸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5건이며 공통적으로 실손보험 가입자 요청 시 병의원이 보험사에 의료정보를 전자문서 형태로 제공토록 규정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보험업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 입장이 엇갈리면서도 추진 과정의 문제점이 자주 언급됐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보험사가 건강관리 서비스를 운용하면 민간보험체계가 시장을 장악해 중장기적으로 공보험은 부분적 의료만 보장하는 방향으로 축소돼 공보험의 붕괴로 나타날 것이다”며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의 법적·윤리적·사회경제적 문제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제와 관련해 ‘보험업법’과 ‘전자정부법’을 검토한 이찬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개인정보보호법과 의료법이 보호하는 건강정보 일체를 민간보험사에게 귀속 가능케 하는 악법으로 헌법상 사생활 비밀의 보장권을 쓸모 없게 해 위헌의 소지가 크다”면서 “개인전자정보를 민간보험사 등에게 포괄적, 전자적,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제도는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현 의료체계가 공공방식이라는 점에서 민간보험사와 의료공급자간 환자정보 교류는 공적보험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라면서 “현재 필요한 것은 실손보험 청구 편의성이 아니라 의료 전달체계 구축과 필수 의료부분에 대한 의료보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박기준 손해보험협회 장기보험부장은 “건강심사평가원에 대해 업무 외 사용 금지, 비밀누설 금지 등 엄격한 통제장치가 법안에 담겨있어서 금융회사가 단독으로 고객정보를 금융거래에 활용할 수 없다”라며 “실손보험 가입자가 직접 보낸 정보를 무단전송하거나 제3자 제공은 불가능하다”라고 일축했다.
민형배 의원은 “실손보험은 종이서류 기반의 불편한 청구방법을 고수하느라 가입은 전국민이 하고 이용은 일부만 하는 불공정한 보험상품이 됐다”며 “청구하지 않고 보험료만 내는 대다수의 소비자, 과잉진료에 노출된 과다 청구 소비자, 그로 인해 높은 손해율로 매년 적자를 보는 보험사, 전산처리를 위한 행정부담 과부하를 호소하는 의료계까지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으나 우리 사회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구조를 가진 딜레마가 실손보험에 존재한다”라고 언급했다.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는 “얼마 전 통과된 전자정부법 개정안에 따라 보험업법과 같은 태도가 국민의 개인정보 및 민감 정보를 대상으로 확대될 것이다”라면서 “최소한 민감정보의 자동화 된 처리에 대해 정보주체의 명시적인 동의와 기술적·관리적 안전조치 뿐 아니라 목적 외 이용 및 제3자 제공을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이 법률적으로 명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학형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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