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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재테크⑤] 미술품 재테크
천원으로 피카소 작품 사자…교양 쌓고 돈도 버는 ‘아트테크’
박서보 화가의 ‘묘법’, 3.5억 모아 5억에 매각…43% 수익
미술품 5개 중 1개 온라인 경매… 낙찰 총액도 6% 증가
세제 혜택도 인기 요인… 손해 시 피해 보전 힘든 위험도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12 00:07:00
▲ 한국미술시장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미술품 온라인 낙찰총액은 239억원에서 253억원으로 6% 늘어났다. 낙찰총액 비중도 15%에서 22%로 커졌다. 사진은 ‘2021 화랑미술제’에서 작품을 관람하는 관람객의 모습. [사진=황정아 기자] ⓒ스카이데일리
 
미술품에 투자해 작품의 가치 상승에 따라 이익을 창출하는 투자방식인 아트테크(아트+재테크)가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수익성 있고 안정적인 투자인 재테크로 눈을 돌린 것이다. 과거 미술품 시장은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유통·판매됐지만 최근 정보기술(IT)기술 발달과 온라인 시장 성장으로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다.
 
‘미술품 재테크 대중화’ 선도하는 공동구매 플랫폼
 
한국미술시장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미술품 낙찰총액은 약 1139억원으로 전년(약 1543억원)과 비교해 26% 감소했다. 다만 온라인 경매 시장 분위기는 달랐다. 같은 기간 온라인 낙찰총액은 239억원에서 253억원으로 6% 늘어났다. 낙찰총액 비중도 15%에서 22%로 커졌다. 미술작품 5개 중 1개는 온라인으로 거래되는 셈이다.
 
특히 미술품 공동구매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018년 10월 아트앤가이드에서 국내 최초로 김환기 화백의 ‘산월’을 공동구매한 이후 여러 개의 회사들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미술품을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투자 방법은 간단하다. 플랫폼 업체가 경매에서 낙찰 받은 작품에 수수료를 더해 가격을 산정하고 여러 개의 조각으로 나눈 후 펀딩을 시작하면 투자자들은 원하는 만큼 조각을 구매하면 된다. 그 뒤 공동 소유한 작품을 매각해 시세 차익을 거두거나 임대나 갤러리 전시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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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은 꽤 짭짤하다. 8일 기준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의 평균 수익률을 살펴보면 △아트앤가이드 17.0% △아트투게더 58.35% △피카프로젝트 20% 이상 등이다.
 
올해 수익률도 엄청 났다. 아트앤가이드에 따르면 2일 박서보 화가의 ‘묘법’은 국내 오프라인경매를 통해 5억원에 매각됐다. 수익률은 42.9%에 이른다. 이 작품은 4월 7일에 100만원짜리 조각 350개로 나눠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모집을 시작한 지 1분 30초 만에 45명이 참여하며 마감됐다.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Cage 6’과 최영욱 화가의 ‘Karma-201457-24’도 각각 지난달 6일과 20일에 매각되며 9.1%, 25.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그 밖에 △윤형근의 ‘무제’ 36.4% △데이비드 호크니의 ‘My Window Art Edition’ 40.0% △이우환의 ‘With Winds S.870817’ 14.3% △데미언 허스트의 ‘For the Love of God, Believe’ 22.2% △이대원의 ‘담’ 38.7% △이강소의 ‘From an Island-07103’ 13.2% 등도 높은 매각 수익률을 보였다.
 
조각거래도 인기다. 공동구매 당시 구입하지 못했을 경우 소유하고 싶은 작품을 개인 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아트투게더에 따르면 8일 기준 파블로 피카소의 ‘Halte de Comediens ambulants avec Hibou’은 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초 대비 18.6% 올랐다. 에바 알머슨의 ‘Reencontrarme Reconocerme’도 145.7% 오른 2만5800원에 거래 중이다.
 
그 밖에 △톰 웨슬만의 ‘Still Life with Blonde’ 43.7% △다카시 무라카미의 ‘Flowers From the Village of Ponkotan’ 41.9% △박수근의 ‘고양이’ 25.2% △앤디워홀의 ‘Love 311’ 22.6% 등도 올해 들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미술품 가격이 비싸 소수의 수집가나 자산가가 주요 소비층이었다면 최근에는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등이 활성화되면서 소비층이 다양해졌다”며 “즉 고가의 미술품을 다수의 투자자가 나눠서 구매하고 되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미술품 공동구매 특화 플랫폼이 미술품 재테크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6000만원 미만이거나 작가 생존 시 소득세 ‘0원’
 
▲ 스위스 아트바젤의 ‘2021 미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등 10개국 컬렉터(2569명) 중 52%가 2030세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스카이데일리DB]
 
신한은행에 따르면 미술품 공동구매자의 60%는 MZ세대다. 미술품 경매 시장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향하자 2030세대의 미술품 공동구매 진입이 활발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적인 흐름이었다. 세계 최대 규모 아트페어 주관사인 스위스 아트바젤의 ‘2021 미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등 10개국 컬렉터(2569명) 중 52%가 2030세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안주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은 재테크 수단으로 부각, 밀레니얼 세대 유입, 온라인 경매 활성화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호황기를 맞고 있으며 전 방위적인 미술품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원화 뿐 아니라 에디션 판화, 굿즈, 아트토이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분위기는 좋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인기 요인은 소액으로 유명 작가 그림의 소유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적게는 1000원, 많게는 100만원까지 투자가 가능하다. 자산과 소득이 적은 2030세대도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인 셈이다. 젊은 층이 미술 시장으로 대거 몰리자 응찰되는 작품도 고가의 미술품에서 합리적 가격의 현대미술로 변하고 있다. 작년 서울옥션의 200만원 이하 소품 낙찰 건수는 6236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47% 늘어났다.
 
MZ세대가 모바일과 공유경제에 익숙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들에겐 소유권을 나눠 가진다는 발상은 새롭지 않고 익숙하다. 또한 ‘가치소비’를 중시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독특한 삶의 방식도 미술과 만나 시너지를 냈다.
 
이지현 K-ART MARKET 객원 편집위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MZ세대의 새로운 움직임은 미술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소장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는 데에서 출발한다”며 “굿즈, 분할 소유 등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미술을 소유하는 문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세대로 소유 그 자체보다 과정과 경험을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세제 혜택도 인기 요인이다. 미술품을 팔아 올린 소득은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양도가액에서 80% 필요경비를 뺀 뒤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를 과세된다. 다만 작품의 가격이 6000만원 미만이거나 국내 작가가 살아 있을 경우에는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저렴한 신예 작가 작품에 투자한 뒤 시세가 오르면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위험 부담은 있다. 미술품의 적정 가격을 예측하기 쉽지 않아 투자한 그림의 시세가 떨어져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공동구매 플랫폼은 금융당국에 신고·등록하는 금융투자업체가 아니라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그림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입더라도 투자자는 피해에 대한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재경 K-ART MARKET 객원 편집위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법률적인 측면에서 미술품 분할소유권은 아직 무풍지대 또는 미지의 세계이다. 분할소유권이 물권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 아니면 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조차 아직 논쟁의 여지가 많다”며 “분할소유권자 집단에 대해 조합의 성격 또는 합유(合有)로서의 성질을 인정할 필요성이 있으며 미술품 거래의 특성을 살려서 각 이해관계자들의 권리 의무를 해석해 규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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