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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바가지 상술에 멍든 반려동물 산업(中-시설)

바가지 알면서 지갑 여는 반려인 속마음 “내 가족 외로울까 봐”

1인 가구 반려인 증가 추세… 나 홀로 방치된 반려동물

안타까운 마음에 유치원·호텔 시설 이용에 목돈 선뜻

가격 대비 낮은 만족도, 자연스레 폭리 논란으로 확대

허경진기자(kjheo@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7-12 0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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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인들의 심리를 이용해 다소 과도한 비용을 책정한 시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반려동물 유치원을 이용 중인 한 반려견.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조성우 차장|허경진·김찬주·양준규기자]
반려동물을 기르는 1인 가구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혼자 사는 외로움을 달래고 생활을 활력을 얻고자 함이다. 이 덕분에 1인 가구 반려인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반려동물을 위한 관련 시설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1인 가구 특성상 반려동물 혼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다 보니 안쓰러운 마음에 유치원 등에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데 최근 반려인들 사이에서 반려동물 전용 시설의 가격이 다소 과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소 취약한 환경을 갖췄음에도 수요에 비해 적은 공급, 반려동물에 대한 반려인의 애틋한 마음 등을 이용해 무조건 높은 가격에 책정하고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반려인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1인 가구 열에 하나는 반려동물 키워… 혼자두기 미안한 마음에 목돈 선뜻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1인 가구 수는 614만7516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30.2%를 차지했다. 2016년에 비해 약 75만가구, 2.1% 증가한 수치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1인 가구 수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9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 중 10.6%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기르는 동물은 개(56.1%)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1인 가구의 절반 이상이 반려견을 키우는 셈이다. 앞으로 1인 가구 반려인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향후 반려동물을 기를 의향이 있는 1인 가구는 41.5%로 집계됐다.
 
다만 반려동물을 기르는 1인 가구의 경우 반려견과 보내는 시간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그룹이 발간한 ‘2021 한국동물보고’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의 75.3%는 반려동물을 집에 혼자 남겨두는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하루 평균 혼자 두는 시간은 5시간 40분이었다. 1인 가구 반려인은 반려동물을 오랜 시간 혼자 두다 보니 출근·외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위생·청결, 교육, 건강관리 등에도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반려인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반려견 유치원, 호텔 등의 시설도 늘어나는 추세다. 약 10년 전 서울 강남권에 처음 등장한 반려견 유치원은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전국으로 확산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반려동물 유치원은 반려인이 출근할 때 맡겼다가 퇴근할 때 찾아올 수 있어서 반려견이 혼자 있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든다.
 
또 반려견 유치원에서는 반려견들에게 배변 등 기본 훈련(퍼피 트레이닝)과 클리커 훈련법(긍정강화 훈련) 등도 대신 실시해준다. 반려견 유치원 담임선생님은 매일 반려견 사진을 찍어 카카오톡 등을 통해 반려인에게 전송해주고 반려인 교육과 홈 트레이닝 등을 숙제로 내주기도 한다.
 
여러 모로 장점이 많은 반려동물 유치원이지만 다소 비싼 이용가격은 가장 큰 단점으로 지목된다. 반려견 유치원 비용이 어린이 유치원을 능가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유치원 알리미’에 따르면 올해 강남구 사립 유치원비는 평균 21만4875원이다. 강남의 한 반려견 유치원비는 하루 4만~8만원, 한 달에 40만~80만원에 달한다. 퍼피 트레이닝 등 반려견 교육을 원할 경우 30만원이 추가되며 반려인 교육 역시 회당 5만원의 비용이 든다.
 
반려인의 개인생활을 위해 반려동물을 맡겨 놓을 수 있는 전용 호텔도 늘고 있다. 다만 이 역시 비싼 가격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일례로 강남의 한 반려견 호텔의 경우 1박에 4만~8만원을 지불해야 해야 한다. 간식·식사 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다. 만약 성수기인 명절이라면 가격은 두 배 이상 올라간다.
 
문제는 비싼 가격 만큼 시설·서비스 측면에서 반려인이 만족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조그마한 공간에서 잠을 재워주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이용하는 호텔의 경우 10만원대면 애프터눈티 세트와 해피아워, 조식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반려동물 전용 수영장 역시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수영장 가격 역시 반려견·반려인 입장료, 시설이용료까지 지불하면 사람이 수영장을 이용하는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호텔·유치원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가격이 비싼 이유에 대해 “호텔이라고 해서 단순하게 잠만 재우는 것이 아니다”며 “반려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문 닫는 시간까지 옆에서 계속 케어를 해준다. 또한 반려동물마다 잠을 잘 수 있는 각자의 공간이 마련되기 때문에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 전문가들은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검증되지 않은 서비스에 과도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폭리나 다름없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반려동물 수영장(위)과 반려동물 호텔(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스카이데일리
 
이어 “유치원 같은 경우 반려동물의 성향에 따라 반을 나눈 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반려동물 전문가가 행동탐구, 산책 교육 등을 매일 진행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며 “어린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과 마찬가지로 일지를 쓰고 반려인에게 반려동물의 교육하는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전송해준다”고 덧붙였다.
 
“어쩔 수 없는 지출 맞지만 검증 안 된 서비스 앞세운 과도한 비용 책정은 문제”
 
대다수 반려인은 반려동물뿐 아니라 자신의 개인생활을 때문에라도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어쩔 수 없이 해당 시설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반려견 전용 호텔을 이용한 적이 있다는 김혜주 씨(33·여)는 “집을 비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반려견 호텔을 이용했다. 집에 혼자 두고 가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면서도 “강남도 아니고 집 근처 반려견 호텔에 하루를 맡겼는데 무려 5만원이나 들었다. 원래는 하루에 3만6000원인데 성수기라 가격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반려인 이수지 씨(27·여)는 “물놀이를 좋아하는 반려견을 위해 교외의 반려견 수영장을 방문한 적 있다”며 “가족과 다함께 갔는데 사람 입장료, 강아지 입장료, 시설 이용비 등을 따로 지불하다 보니 금전적 부담이 상당했다. 비싼 가격이면 특별한 게 있을 줄 알았는데 풀장이 전부였다. 시간도 2시간으로 제한돼 비싸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반려인들의 어려운 처지를 이용해 검증되지 않은 시설이나 서비스에 과도하게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폭리나 다름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옥진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과학적 검증이 안 된 펫헬스 서비스를 적용해 합리적이지 않은 과도한 비용을 청구하는 사례가 있다”며 “반려견 유치원이나 호텔의 경우도 독특한 서비스 제공을 홍보하며 과도한 비용을 청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니 반려인들은 서비스가 실제 반려견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꼼꼼하게 따져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과도한 비용 책정은 결국 관련 산업에 대한 신뢰도를 하락시켜 시장의 위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앞으로 반려동물 시장이 꾸준하게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관련 산업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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