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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의 법으로 세상읽기

종부세, 무엇이 문제인가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12-01 09:15:46

 
▲ 이동호 변호사
대폭 오른 종부세로 집단 위헌 소송 움직임
과거 헌법 재판 시 대부분 합헌 결정됐으나
세금 너무 올라 향후 위헌 가능성 배제못해
여당, 정밀타격 운운하며 자화자찬하기 보다
주거 안정에 종부세 쓰이게 정책 조정 해야
 
대폭 오른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두고 말이 많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내년 이맘때면 종부세 폭탄 걱정 없게 하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거나 1주택자는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공시가격 인상 속도를 낮춰 보유세 급등을 막겠다. 장기보유 1주택 고령자에게는 매각이나 상속 때까지 납부 유예를 고려하겠다”는 등 여러 공약을 쏟아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종부세 감세는 부자 감세다. 1.7%만 대변하는 정치를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도 “폭탄 아닌 상위 2%에 대한 정밀 타격. BTS나 오징어게임처럼 세계가 부러워할 K-세금. 쏘나타 중형차에 부과되는 정도의 세금”이라며 거들고 나섰다. 국회가 정한 세금을 두고 폭탄이라 자극하는 것도 문제지만 같은 국민을 상대로 “정밀 타격했다”며 자화자찬하는 것도 지나쳐 보인다.
 
종부세법은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다수당이던 2005년 1월부터 시행됐는데 그 때부터 위헌 시비가 있었다. 그래서 헌법소원이 빈발하다가 2008년 11월 사람 단위가 아닌 세대 단위로 합산해 부과하는 방식에 위헌 결정이 내려졌었다. 그 후로 세율이 하향 조정되고 부동산 가격도 안정화되면서 별 잡음 없이 유지돼 오긴 했다.
 
그런데 문재인정부가 부동산 값을 잡겠다고 온갖 처방을 쓰고도 못 잡자 마지막 카드로 종부세를 대폭 올려 버리면서 문제가 생겼다. 아무리 고가 부동산 보유자라도 돈을 손에 쥔 것도 아닌데 수백, 수천만 원의 세금을 부과 받으면 당연히 부담이 될 것이다. 종부세가 임대료에 전가돼 세입자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임차인 보호라는 좋은 취지로 통과된 전월세 3법이 전세 시장 안정에 아무 도움이 안됐던 것이 바로 그 예다.
 
그러다 보니 종부세 위헌 집단 소송 움직임이 다시 일고 있다. 시민연대가 결성돼 원고 모집에 들어갔고 최고 헌법 전문가인 이석연 전 법제처장도 나섰다. 종부세법 위헌 주장 논리는 이렇다. 우선 과도한 세금 부담으로 사유재산이 무상 몰수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2008년 위헌소송에서도 나왔지만 헌법재판소는 인정하지 않았다. 사용권과 처분권은 그대로 소유자에게 있고 조세 부담이 무상 몰수를 초래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확 달라지긴 했다. 이 정부 들어 납세자는 2배, 고지 세액규모도 2.5배로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주장이 채택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이 정부 들어 집값도 2배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다음은 동일한 물건에 대한 재산세와 종부세 이중과세이고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도한 과세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가 곧바로 위헌으로 보지는 않는다. 근본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라서 조세법률주의나 실질과세원칙, 평등원칙 위반 여부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2008년 위헌 결정 때도 종부세에서 재산세만큼을 공제해 주기 때문에 이 부분은 위헌으로 보지 않았다.
 
그러나 법 제정 당시 국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를 보면 이중과세의 문제점 자체는 지적을 했었다. 다만 ‘과다 보유 토지에 대해 국민 전체가 내는 세금으로 제공되는 국방, 경제정책 등의 편익에 대한 대가’ 차원으로 이해돼야 하고 ‘양도소득세 등에서 공제해 주는 식으로 제도적 장치가 강구돼야 한다’는 전제에서 법안을 긍정했었다.
 
하지만 양도소득세에서 공제해 주지 않는 식으로 제정되기도 했지만 편익의 대가로 치기엔 세금이 너무 커져 버렸다. 1994년 헌법재판소의 토지초과이득세법 헌법불합치 결정도, 지가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므로 양도소득이 안 생길 경우에는 과거에 낸 고액 세금으로 원본이 잠식되어 사유재산권이 침해될 수도 있다는 것이 이유였는데 지금의 종부세법도 여기에 딱 들어맞게 된 것 같다. 부동산값이 하락해서 양도소득이 줄어든다고 해서 기존에 납부한 종부세를 공제 또는 환급해 주는 장치는 없기 때문이다.
 
평등권 침해 주장도 있는데 과세표준 산정 시 1세대 1주택자에게만 5억원 공제나 세액공제등 혜택을 주어서 1세대 다주택자를 차별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코웃음 칠 것이 뻔한데 다주택자는 투기꾼과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설령 투기적 이익을 바랬다고 과연 비난할 일인지 의문이다. 왜냐하면 다주택자가 있어야 전월세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월세자 중에는 정말 돈이 없는 사람도 있지만 돈이 있어도 부동산 값 하락, 대출 이자율 상승 위험, 대출금 상환 부담 등을 피하려고 일부러 집을 안 산 사람도 꽤 있기 때문이다. 자녀 교육 문제로 서울 대치동이나 목동에 전세를 사는 사람도 꽤 많은데 이들이 적은 돈으로 원하는 교육 환경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다주택자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규제가 적을 때는 다주택자와 전월세자가 서로 이익을 누리며 공존했었다. 그리고 다주택자는 취등록세 명목으로 세금도 많이 냈다. 그런데도 다주택자를 일률적으로 세제 혜택에서 제외하는 것은 분명 불공평한 면이 있다고 본다.
 
그런데 필자는 다른 시각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이는 종부세가 유지되더라도 반드시 따져봐야 할 문제인데, 그 세금이 대체 어디에 쓰이고 있느냐는 것이다. 종부세법 제1조는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의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지방재정의 균형발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조세부담의 형평성은 별론으로 하고, 부동산 가격이 안정은커녕 폭등을 해버렸다. 지방재정 균형이나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했는지도 의문이 드는데 종부세는 지방자치단체 에 전액 교부되기는 하지만 일반회계에 포함돼 용도를 불문하고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도 이 문제를 인식해서 일정 부분 목적세로 전환해서 주거 안정 재원으로만 쓰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하지만 현재는 흐지부지된 상황이라고 한다. 전액 주거 안정에 쓰인다면야 세금을 내는 사람도 비록 부담이 되더라도 명예롭게 생각할 것 같다. 그러나 대체 어디 쓰이는지도 모르니 불만이 더 커지는 것 아니겠는가. 세금을 내는데 불평 좀 했다고 해서 욕까지 먹어야 할 일도 아니지 않는가.
 
그래서 위헌 소송의 결과를 떠나서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 내년에 설령 정권이 바뀌더라도 그 후 2년간 국회 다수당은 민주당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민주당은 정밀 타격이니 K-세금이니 하는 말로 자화자찬하면서 납세자를 조롱하고 국민을 갈라치기 할 것이 아니라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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