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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재테크<38>]-농산물 ETF·ETN 투자

우크라전쟁·기후변화 영향 농산물 투자 수익률 ‘풍년’

농산물 ETF·ETN 7종목, 올해 들어 30% 가까이 상승

러·우 전쟁, 기후변화로 곡물 선물가 10년 만에 최고치

팜유 수출국 인도네시아의 ETF, 한 달간 10% 올라

기사입력 2022-05-07 00:07:01

▲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농산물 ETF는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 △KODEX 3대농산물선물(H) △KODEX 콩선물(H) 등의 1개월(4월4일~5월4일) 주가 상승률은 각각 5.76%, 5.55%, 3.75%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서부 후사키우의 농경지에서 농부가 밀을 경작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농산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의 수익률이 치솟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농산물 수급이 불안해지자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부족 우려도 농산물 투자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농산물 생산·수출국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상품도 높은 수익률을 거두며 기대를 모았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끝나도 곡물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밀·옥수수·콩 투자하는 ETF, 최근 한 달간 5% 올라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농산물 ETF는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 △KODEX 3대농산물선물(H) △KODEX 콩선물(H) 등이다. 이들의 1개월(4월4일~5월4일) 상승률은 각각 5.76%, 5.55%, 3.75%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91%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올해(1월3일~5월4일)로 범위를 넓히면 수익률은 각각 26.28%, 28.51%, 22.75%에 달해 원유 ETF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농산물 ETF는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상장된 곡물 선물가격 움직임을 추적해 투자하는 상품이다. 구성 종목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는 밀·옥수수·대두·설탕에 투자한다. 비중은 세계생산량과 거래량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KODEX 3대농산물선물(H)’은 밀·옥수수·콩에, ‘KODEX 콩선물(H)’은 콩만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ETN 시장에서도 농산물 투자 열기는 뜨거웠다. 국내에 상장된 농산물 ETN 4개(레버리지·인버스 제외)는 크게 올랐다. 올해 상승률은 △메리츠 대표 농산물 선물 ETN(H) 27.83% △대신 밀 선물 ETN(H) 30.58% △신한 옥수수 선물 ETN(H) 32.15% △신한 콩 선물 ETN(H) 19.78%을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 불황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다. 최근 한 달로 범위를 좁혀도 이들은 각각 5.39%, 3.23%, 7.20%, 3.04%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두 나라는 곡창지대를 보유한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이다. 전쟁 여파로 우크라이나의 곡물 생산량이 줄어들고 러시아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시장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곡물 가격은 크게 올랐고, 곡물에 투자하는 ETF도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2020·2021년(추정) 기준 러시아의 밀 수출량은 3850만톤으로 세계 1위다.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량도 1666만톤으로 세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나라의 수출 규모를 합치면 전 세계 밀 수출량의 27.4%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하다. 우크라이나는 옥수수 수출량에서도 4위(13.1%)에 오를 정도로 곡물 수급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임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또 다른 이유로 기후변화도 꼽힌다. 최근 라니냐에 따른 가뭄으로 주요 곡물 산지 중 하나인 남미지역의 생산량이 급감했다. 라니냐는 중남미와 인접한 동태평양 적도 부근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라니냐가 심해지면 미국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은 여름에 가뭄 피해, 겨울에 한파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곡물 수급 불안을 키우는 요소인 셈이다.
 
옥수수와 대두, 밀은 수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CBOT에서 옥수수 선물 가격은 부셸(1부셸=27.2kg)당 818.25센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2년 8월22일(830.25센트) 이후 9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금액이다. 대두 선물도 지난달 21일(현지시간) 1748.25센트로 마감하며 2012년 9월4일(1764.75센트)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4일(현지시간) 옥수수와 대두 선물가격은 각각 798.50센트, 1646.12센트로 여전히 높다. 밀 선물가격도 3월1일부터 1000센트대를 이어가고 있다. 2008년 3월27일 1014센트를 기록한 후 14년 만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발표하는 식량가격지수도 3월 159.3p로 전달보다 12.6% 상승했다. 1996년 지수 작성 이후 최고치다. 증권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곡물 가격 상승이 당분간 제한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미국 겨울 작황 악화로 단기 가격 강세가 예상돼 농산물 투자에 대한 단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옥수수와 대두 가격의 추가 상승세는 제한될 전망이지만 밀은 전 세계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러·우크라이나산 불확실성과 최근 대두되는 미국 겨울 밀 작황 악화 이슈가 단기 가격 강세를 연장할 것”이라며 “2분기 라니냐 소멸 전망과 달러 강세 예상 속에서 향후 12개월 농산물 투자에 대한 ‘중립’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향후 3개월 투자 의견은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한다. 그간 부각되지 않은 미국 겨울 밀 작황 악화 이슈와 러·우크라이나산 불확실성이 맞물려 농산물 섹터 지수의 하방 압력을 상쇄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미·중 갈등 속 원면 가격 상승세와 브라질 헤알화 강세 속 커피 등 소프트농산물 가격 상승 시도도 단기 농산물섹터 강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곡물 중 밀이 가장 매력적인 투자수단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밀 공급이 제한되고 있으며 전쟁 장기화로 내년도 수확량도 감소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비료 가격 상승과 라니냐로 인해 러시아 다음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미국의 경우에도 밀 생산 차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되면 물리적인 공급차질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큰 폭의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며 “전쟁이 종료된다고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러시아에서의 파종 미흡 및 라니냐 지속, 수출제한 정책 강화 등은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팜유 가격 치솟자 인도네시아 ETF 급등
  
▲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팜유 생산량은 연간 4450만톤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59%를 차지한다. [자료=한국투자증권]
       
농산물 수출국에 투자하는 ETF도 눈에 띈다. 인도네시아가 대표적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4일 기준 ‘KINDEX 인도네시아MSCI(합성)’의 한 달 수익률은 9.38%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는 21.9% 올랐다. 인도네시아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유일의 상품이다. ‘MSCI Indonesia Price return Index’를 기초지수로 삼는다. 포트폴리오는 금융 54.92%, 커뮤니케이션서비스 14.94%, 소재 9.17%, 경기소비재 7.52% 등으로 구성된다.
 
시장에서 인도네시아를 주목하는 이유는 팜유 세계 최대 생산국이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팜유 생산량은 연간 4450만톤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59%를 차지한다. 팜유는 기름야자의 열매를 짜서 압축·채유한 식물성 유지로 대두유, 카놀라유, 해바라기유와 함께 4대 식용유 중 하나다. 이상 기후로 카놀라유와 대두유 생산량이 감소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해바라기유도 부족한 상황이라 수요는 어느 때보다 크다. 실제로 팜유 선물 가격은 5일(현지시간) 기준 7382링깃으로 한 달 사이 12.1% 올랐다.
 
관건은 수출 금지가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다. 지난달 28일 인도네시아는 팜유와 팜유 원유 수출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팜유 국제가격과 소매가격 간 괴리가 벌이지면서 인도네시아 내 식용유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팜 산업은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의 4.7%를 차지한다. 전체 수출액에서도 12.3%가 팜유 관련 제품이다. 팜 농가의 소득과 수출세 세수 감소, 무역수지 규모 축소 등을 고려하면 수출 금지는 인도네시아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증권업계는 수출 금지 조치가 인도네시아 국내 식탁 물가 안정을 고려한 의사결정이므로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과 이달 초에 걸쳐 이슬람의 최대 소비 시즌인 라마단 기간과 르바란 축제로 평시보다 음식 소비량이 크게 늘었고 외국인 여행이 재개되면서 내수가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점도 호재다. 대내 수요 증가세가 완만해지면 식용유 소매가의 하향 안정을 확인한 후 품목별로 수출 금지 조치가 해제될 전망이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팜유 기업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자카르타지수는 원자재 수출으로서의 강점 부각과 외국인투자자 순매수 전환에 힘입어 연초 대비 9.3% 올랐다”며 “자카르타지수는 72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팜유 수출 규제에 대한 우려보다는 지수 전반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승준 기자 / sjyoon@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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