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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땅]

‘경수완박’법

기사입력 2022-06-23 09:50:59

10여년 전 밤 11시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서 출판사를 운영하는 대학 선배()한테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퇴근을 하려는데 주차장 앞을 다른 차가 가로막고 있기에 차 좀 빼 달라고 전화를 했더니 우람한 체격을 가진 청년 서너 명이 나타나 다짜고짜 선배의 차를 발로 차며 겁을 주고 욕설을 했다고 했다. 다시 정중하게 부탁을 해도 막무가내였다고. 선배는 어쩔 수 없이 112로 경찰을 불렀다.
 
문제는 그때부터 터졌다. 선배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조폭처럼 깍두기 머리를 한 청년들과 몇 마디를 나누더니 경찰에 신고한 선배를 파출소로 데려가 조서를 작성하려 했다는 것이다. 본인이 경찰의 도움이 필요해서 부른 신고자라고 해도 막무가내였다는 것. 황당한 일이 발생한 데 항의하니 경찰은 공무집행 방해’ ‘언어폭력 혐의등을 거론하며 신고자를 윽박지르고 있다는 하소연이었다.
 
유흥주점이 많은 지역에서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다. 클럽·단란주점·노래방 등 유흥업소에 고용된 이른바 건달들과 파출소(지구대) 소속 경찰의 부적절한 밀착으로 발생하는 일이다. 파출소에 오래 근무한 순경등 말단 경찰은 좋게 말하면 지역 친화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업소들과 밀착돼 있다. 무료식사를 하는 대신 주차단속을 느슨히 하거나 뒷돈 받고 불법 행위를 묵인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한때 요란했던 버닝썬 사태가 전형적인 예다.
 
진위 논란이 일었던 건전마사지 받다 성폭행 당했다는 여성 2명의 하소연이 사실로 드러났다. 중앙정부의 치안력이 덜 미치는 경기 안산에서 발생한 마사지업소 성폭행 사건은 하마터면 묻힐 뻔했다. 피해자들은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차일피일 수사를 미루자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직접 나서 폭력 사태로 번진 것이다. 피해여성이 수치심을 무릅쓰고 체액을 검사해 성폭행 증거를 들이밀고 나서야 가해자를 체포했다.
 
경찰의 미적거림 때문에 애먼 피해자의 남자친구만 납치·감금 등 혐의로 긴급 체포돼 구속됐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으로 이와 유사한 일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게 빤하다. 그러면 경찰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는 경수완박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할 수도 있다. 이래서 오래된 법은 함부로 손대는 게 아니다. 조정진 주필
 
 
▲ 국민의힘 의원들이 4월26일 저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반대하는 피케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조정진 기자 / jjj@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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