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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모빌리티의 명과 암(上·국내 모빌리티 규제 현황)
규제 장벽에 신사업 좌초… 믿었던 택시 ‘대란’만 불러
예외규정 파고든 타다 운송 서비스에 택시업계 극렬 반발
카카오모빌리티,카풀서비스서 택시업체 인수로 방향 전환
정부, “플랫폼 운송 활성화 위한 플랫폼 규제 혁신 추진“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08 00:07:00
최근 “택시를 잡기 힘들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밤에 택시를 잡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택시 수요가 급증했지만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택시 업계는 공급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타다금지법’과 같은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택시대란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카이데일리는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를 ‘모빌리티의 명과 암’으로 정하고 현황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 2019년 5월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들이 승합자 공유 서비스 ‘타다’의 퇴출 요구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전국 주요 도시에서 심야시간 택시 이용이 한층 어려워졌다. 밤에 택시를 잡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른바 ‘택시 대란’이다.
 
이런 가운데 2년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사업을 중단한 렌터카와 운전기사를 함께 제공하는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택시 대란이 심화하는 가운데 여론을 살피며 모빌리티 플랫폼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타다·우버 같은 플랫폼 운송사업자를 시장에서 퇴출시킨 일명 ‘타다 금지법’을 재개정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정표 제시 못하는 정부… 모빌리티 혁신은 오직 말뿐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은 2018년 10월 쏘카의 자회사인 VCNC가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불거졌다. ‘타다 베이직’은 11인승 승합차(카니발)를 중심으로 기존의 택시와 차별화되는 운송 서비스로 인기를 모았다. 등장 1년여 만에 이용자가 100만명을 넘었다. 기존 택시보다 요금은 비쌌지만 목적지를 가려 받지 않는다는 점과 넓고 쾌적한 공간, 친절한 서비스가 흥행의 요인이었다.
 
타다의 운영은 종전 여객자동차법과 시행령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11~15인승 승합차 운전자 알선’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동차를 빌린 사람이 운전자를 알선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11~15인승 승합차를 빌린 사람 등에 대해서는 예외조항으로 운영자 알선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타다는 이 예외규정을 파고들어 차량 서비스를 신청한 승객에게 11~15인승 승합차를 빌려주면서 운전자까지 알선해 주는 사업모델을 취했다. 고객이 차량을 호출하면 고객이 원하는 위치에 렌트카를 보내면서 운전할 사람까지 함께 보내는 것이다.
 
이런 타다의 돌풍에 대해 택시업계는 타다가 제도의 빈틈을 노려 사실상 택시사업을 당국의 허가 없이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개인택시조합(택시조합)은 타다가 스마트폰 앱을 사용한다는 명분삼아 면허없이 자동차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 여객운송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초 11~15인승 승합차에 한해 운전자 알선을 허용했던 예외규정의 취지는 중·소규모 단체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 조항이지 사실상 ‘편법적인 콜택시 영업’을 위한 조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어 택시조합은 2019년 2월 쏘카 이재웅 대표와 VCNC 박재욱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택시업계는 정치권과 정부에 카카오와 타다의 등장으로 업체들의 매출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택시 기사들의 처우도 나빠지고 있다고 항변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택시 기사들은 하루 16만5000원을 벌고, 여기의 80%인 13만5000원을 사납금으로 납부했다. 회사는 사납금 일부를 다시 기본급으로 기사들에게 돌려주지만 오르는 물가에 비하면 기사들의 수입은 사실상 매년 감소한 셈이다.
 
▲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소득이 감소한 법인 택시 기사 8만명에게 1인당 80만원의 소득안정 자금이 지급됐다. 사진은 서울역 근처에서 택시들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에 정치권은 택시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을 만들었다. 개정안의 내용은 먼저 타다가 활용한 시행령 18조 단서 조항을 법률 조항으로 만들어 예외 운영 해당 기준을 ‘관광목적으로 6시간 이상 대여하거나 대여 또는 반납장소가 공항이나 항만일 경우’로 구체화했다. 다음으로는 기여금을 낸 모빌리티 사업체에게 플랫폼운송면허를 부여해 면허를 받은 기업은 국토부가 허가한 총량제 내에서 합법적으로 이동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2020년 3월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와 같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타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VCNC의 박재욱 대표는 이에 반발해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이틀 뒤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자 VCNC는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4월11일 종료했다.VCNC의 모회사이자 타다 서비스에 렌터카 차량을 공급하는 쏘카의 이재웅 대표도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 지 2년 만에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와도 한 차례 갈등을 겪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원래 카풀 서비스를 운영하려 했지만 2018년 말 택시기사가 자살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택시업체를 인수해 운영하는 플랫폼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타다’를 비롯한 공유경제를 표방한 관련 업계는 당시 정부와 정치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혁신경제에 대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던 정부 입장이 180도로 완전히 뒤 바뀌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12월5일 ‘타다금지법’에 대한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시했다가 국토부 저항에 부딪혀 하루 만에 의견을 뒤집기도 했다. 여야 정치권 또한 ‘타다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동안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타다를 비롯한 공유경제 혁신 업계는 서비스의 핵심인 운송업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더라도 그것을 운용하는 방식에 큰 차이를 보였다면 이를 혁신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승차거부를 하지 않는 택시’ ‘쾌적한 실내 환경을 제공하는 택시’ ‘손님에게 말을 걸지 않는 택시’ 등은 기존 택시사업에서 볼 수 없었던 서비스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과 정부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가동했다. 2019년 2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이해관계자와의 타협을 강조하자 이재웅 대표는 “혁신을 하겠다고 하는 이해관계자와 혁신을 저지하겠다고 하는 이해관계자를 모아놓고 어떤 대타협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거냐”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尹정부, 모빌리티 플랫폼 규제 해소 논의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새 정부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정부는 최근 택시 대란이 심화하는 가운데 모빌리티 플랫폼 규제를 완화하는 데 시동을 걸고 있다. 이에 모빌리티 플랫폼에 대한 택시업계 반발로 지난해부터 시행된 타다 금지법이 택시 대란을 계기로 완화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모빌리티 플랫폼 규제 혁신은 택시 대란 대책과 별개로 추진하고 있다”며 “목표는 플랫폼 운송 산업 활성화”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구체적인 개정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택시 대란 해법을 두고 규제 혁신을 예고하면서 “지난 정부에서 타다의 사례처럼 업역 간 이해관계 때문에 나가지 못한 사안에 대해서는 사전에 최대한 소통을 하되, 제도 혁신이나 택시 공급이 이해관계로 제약되는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승차공유플랫폼 '타다' 사례를 예로 들며, 혁신산업에는 이해관계 상충 관계가 있는 만큼 국민적 합의가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제1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마치고 정책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과거 ‘타다’ 사례를 보면 이게 맞느냐 틀리냐에 대해 조금씩 생각이 달랐다”며 “혁신은 쉽게 갈 수 없고, 이 때문에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적 합의가 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늦다는 지적도 있다”며 “속도감 있게 움직이지 않으면 기술·산업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늦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다른 대중교통 수요에 미칠 영향과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는 “자가용 기반의 유상운송 영업행위를 규제를 푼다는 것은 기존 운송사업자와의 충돌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여러 공론화 과정을 거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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