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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사단법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ESG 제대로 뿌리내리게 탄탄한 선순환 생태계 구축하죠”
금융기관 ESG 선도 비영리 민간기관
ESG 경영 최근 시대적 화두 실천하는 기업 모습 제각각
친환경인 척하는 그린워싱 우려 투명 생태계 구축방안 필요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15 00:05:01
▲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사회책임투자(SRI) 촉진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장려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 건설에 기여하고자 2007년 설립된 비영리 기관이다. 사진은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왼쪽)과 양춘승 상임이사.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ESG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기업·금융기관(투자자)·정부·이해관계자 등 각 주체들이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내용을 규정해야 해요. 이를 위해 ESG와 관련된 입법지원·정책제안 활동을 하고 있죠. 또 연구기관으로서 전문성을 키우고자 연구보고서를 집필하고 있어요. ESG 관련 감시·논평을 내거나 전 세계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해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최근 시대적 화두로 떠올랐다. 기업들은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경쟁적으로 ESG를 받아들이고 있다.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 개념이 모호한 탓에 ESG를 실천하는 기업들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친환경인 것처럼 홍보하는 그린워싱 우려도 크다. 투명한 ESG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코시프)은 ESG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하는 비영리기관이다. 사회책임투자(SRI)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 건설에 기여하고자 출범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고자 서울 강남구에 있는 코시프 사무실을 찾아 양춘승 상임이사(66)와 이종오 사무국장(54)을 만났다.
 
ESG 입법지원·정책제안 등 활동… 글로벌 이니셔티브도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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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프는 2005년 논의과정을 거쳐 2007년 4월 설립됐다. 2005년 국내에서는 CSR이라는 화두를 많이 거론하고 있었다. 기업책임시민센터라는 비영리단체(NGO)도 그때 등장했다. 당시 대학원에서 기후변화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던 양 상임이사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주변에서 뜻 있는 사람들을 모아 얘기를 나눴다. 격주로 2년 가까이 세미나를 진행했다. ESG라는 용어도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썼다.
 
“당시 40명 가까이 모은 것 같아요. CSR과 SRI 개념을 공부했죠. 그 무렵 CSR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똑같은 아젠다를 가지고 NGO를 만들면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미국의 USSIF, 유럽의 EUROSIF 등 지속가능 금융을 추구하는 민간단체를 참고했죠. CSR을 장려할 때 금융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년 반 정도 연구한 다음에 SRI 운동으로 초점을 맞췄고 2007년에 설립했어요.”
 
코시프는 ESG와 관련해 △입법지원·정책제안 △연구·교육 △감시·논평 △캠페인 △이니셔티브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금융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그 일환으로 CDP(탄소배출 정보공개 프로젝트) 등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한국파트너로서 수행 중이다. 이니셔티브란 기업·기관 등의 행동강령 또는 가이드라인 형태의 자율 규범을 뜻한다.
 
“CDP는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탄소경영전략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글로벌 기후변화 프로젝트예요. 어느 한 기업에 투자하고 싶은데 정보가 없으면 ‘묻지마 투자’가 되는 것이잖아요. CDP의 한국파트너로서 전 세계 금융기관이 탄소배출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돕고 있죠. 그 밖에 기업의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목표로 하는 RE100, 금융기관의 금융배출량 산정을 지원하는 PCAF, 기후변화 재무정보 공시의 기본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는 TCFD, 기업의 탄소 감축 목표 기준을 제시하고 모니터링하는 SBTI, 투명한 비즈니스 환경 구축을 위한 반부패 공동 프로젝트인 BIS 등에서도 한국파트너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요.”
 
▲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ESG와 관련해 △입법지원·정책제안 △연구·교육 △감시·논평 △캠페인 △이니셔티브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업의 기후 리더십 활성화를 위한 투자 데이터 활용 혁신 세미나’를 주제로 투자자 세미나를 개최한 모습. [사진 제공=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회책임투자는 정확히 무엇일까. 양 상임이사는 ESG 정보를 기반으로 특정 기업 앞으로 다가올 리스크와 가능성, 기회 등을 고려해 투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매출액, 영업이익 등 재무제표에서 드러난 결과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전통적 투자와 다른 투자 방식이다.
 
“돈을 잘 벌던 회사가 갑자기 망하거나 주가가 폭락하는 일이 발생하잖아요. 환경·사회문제를 잘못 다뤘거나 불투명한 지배구조 하에서 경영진이 그릇된 결정을 내리고 부정을 저질렀을 때 나타나죠. 이 변수를 재무적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인이라고 해요. 비재무적 요인은 과거 성과보다 향후 발생할 리스크·기회를 보여 주는 정보죠. 이처럼 ESG 정보를 기반으로 회사의 리스크·기회 등을 고려해 투자하자는 걸 사회책임투자라고 보면 돼요.”
 
ESG는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까. 이 사무국장은 ESG평가기관마다 기준이 달라 하나의 평가기준을 정립할 수 없다고 답했다. 평가기관들이 각 기업의 공시를 가지고 자신들의 방법론에 의해서 등급을 나누기 때문이다. 한 기업의 ESG 등급이 평가기관마다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 가치를 높이고 수익을 늘려 지속가능 발전에 기여하고자 목표만큼은 모두 동일하다. 이를 고려해 시장에 평가를 맡기고 정부는 공시 기준을 만드는 게 적절하다고 봤다.
 
“ESG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평가 기준을 통일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에요. 평가 기준은 평가사마다 스스로의 방법론을 이용해 상품을 내놓고 시장에서 선택받는 것이기 때문이죠. 기준을 만든다면 공시 기준을 만들어야 해요. 특정 방식으로 내용을 산출토록 하는 등 공시 기준을 만들어야 데이터가 정확해질 수 있죠. 해당 기준에 맞게 산출된 데이터를 가지고 평가사는 스스로의 방법론을 이용해 가중치를 두고 평가를 내릴 수도 있어요. 평가기관에 대한 불신은 그들이 평가할 때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방법론을 공시하도록 규제하면 해결되죠.”
 
재생에너지 전기 공급, 주민민원·금융문제로 풀어야
 
ESG 투자 열기로 관심이 커진 재생에너지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수급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여전히 석탄·LNG·원전 등에 의존해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양 상임이사는 부족한 재생에너지 공급에 주목했다. 작년 말 전기사업법 개정으로 일반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전기를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발전소 주변 주민들의 민원과 금융권의 부족한 자금대출 등이 공급을 막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소 인허가를 내리는데 기준이 지역마다 달라요. 발전소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오라는 데도 있고 3km 이내로 설정한 곳도 있죠. 또 주민들이 처음에는 동의해 줄 것처럼 하다가 고집 센 누군가가 반대를 주도하는 것도 문제예요. 이리 되면 원래 사업을 시행하려고 했던 사람들이 들어올 수 없죠.”
 
“인허가가 안 떨어지면 은행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도 받을 수 없어요. 인허가 전에 들어가는 비용을 개발업자가 모두 충당해야 한다는 것이죠.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해상풍력은 발전용량이 큰 시설을 구축하는데요. 인허가 전까지 개발업자가 투자해야 하는 돈이 1000억원 이상 들죠. 이전 단계에 드는 비용을 빌려줄 수 있는 금융기관이 국내엔 없어요.”
 
▲ 양 상임이사(오른쪽)는 국내 재생에너지 전기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녹색금융공사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무국장(왼쪽)은 국민연금공단의 탈석탄 선언 이행을 촉구했다. ⓒ스카이데일리
 
양 상임이사는 이를 위해 녹색금융공사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도유망하나 민간이 섣불리 뛰어들기 위험한 사업에 선도적으로 투자하며 이끌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전기를 어느 정도 충족할 때까지 운영해 시드머니를 내주고 인허가 후 PF를 받으면 상환하는 방식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이나 유럽 같은 데서는 육상풍력이 원전보다 발전단가가 낮아요. 석탄·화력보다도 저렴하죠. 기술이 진보하고 발전용량이 커지면서 재생에너지 생산비용이 화력발전 비용과 같아지는데 이를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라고 해요. 원전의 해체 비용과 사고 비율을 감안하면 재생에너지가 원전보다 훨씬 싸다는 연구 결과도 있죠. 발전단가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돼요.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시장이 커지면 단가는 얼마든지 내려갈 수 있어요.”
 
국민연금 탈석탄 선언에 대한 입장도 물었다. 부진한 이행과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사무국장은 국민연금이 탈석탄 선언을 이행해 기업들에게 탈석탄 시그널을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작년 5월 ‘국민연금기금 투자 제한 전략 도입 방안’을 심의·의결하면서 탈석탄을 본격 선언한 바 있다. 석탄채굴·석탄발전 산업 투자를 배제하는 전략이었다. 회계법인에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올 4월 해당 결과를 보고받아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다.
 
“연구용역에 있는 결과는 세 가지예요. 매출 비중 30% 이상과 정성 기준 미적용, 매출 비중 30% 이상과 정성 기준 모두 적용, 매출 비중 50% 이상과 정성 기준 모두 적용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죠. 국민연금의 분위기를 보면 마지막 안으로 갈 가능성이 많아요. 그러면 왜 탈석탄 선언을 했냐는 것이죠. 무의미하거든요. 탈석탄 선언을 형해화한다고 바요.”
 
“정성 기준에 에너지 전환 계획이 포함됐는데요. 이는 석탄과 관련해 에너지를 어떤 식으로 전환할 것인지 계획만 제출하면 국민연금이 투자를 할지 말지 결정한다는 것이에요. 자칫 석탄화력 발전에 투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죠. 이를 막기 위해 국민연금은 기업들에게 ‘석탄발전이 자초자산 될 가능성이 크니까 에너지를 빨리 전환해야 한다’는 시그널을 보여 줘야 해요. 그래야만 기업들이 전환하는 과정에서 경쟁력을 획득하고 기회를 찾을 수 있죠. 시그널을 주지 않는다면 ‘전환하지 않아도 무리 없다’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E(환경)에 편중된 ESG 현황에 대한 입장도 물었다. S(사회)·G(지배구조)는 비교적 관심이 적은 편이다. 기후위기가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현실화되고 있고 탄소배출권 등 돈으로 쉽게 사고팔 수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이 사무국장은 G를 강조했다. ESG를 나열하기보다는 G가 분모개념으로서 E·S를 아래서 떠받치는 형태가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사회·환경문제를 해결해 수익을 얻고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다고 봤을 때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ESG 이슈가 한창 떠올랐을 때 기업들이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만들었잖아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하나의 방식이죠. 예컨대 석탄업계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기후변화 문제로 직장을 떠나야 할 때 다른 직장으로 보낼 수 있는지에 대한 ‘공정한 전환’ 문제는 환경문제면서 사회문제잖아요. 기후불평등 문제도 마찬가지고요. 이처럼 ESG는 서로 연결돼 있지만 거버넌스의 강력한 힘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죠. 투명한 거버넌스 하에서 올바른 인권·노동·환경·공정거래 등이 나올 수 있다고 봐요.”
 
끝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서 물었다. 양 상임이사는 기후변화보다는 ESG 금융에 초점을 맞춰 활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을 기반으로 출범했음에도 그간 기후변화에 몰두한 부분을 반성하는 차원이다. 또 재정적 지속가능성도 다짐했다. 기관의 재정상황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려 직원들이 불안감을 갖기 않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계획이다.
 
“ESG의 허브가 되겠다는 의미로 탄생했는데 지금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어요. 열심히 활동해서 성과도 내 왔죠. 국제적인 이니셔티브를 국내에 많이 알리며 확장시키고 있는데 그걸 좀 더 안착시키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ESG라는 게 제대로 작동하려면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앞으로 그 생태계를 만드는 데에 앞으로 노력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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