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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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읽다 보니 ‘6월은 여행가는 달’이라는 문구가 여기저기에서 눈에 띈다. 전국 지자체마다 교통비와 숙박비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여행가는 달이 따로 있는 건가, 누가 이것을 정한 것인가, 그게 왜 꼭 6월이어야 하는가 등의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찾아 보니 ‘6월은 여행가는 달’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내건 슬로건이다. 왜 하필이면 6월인지도 알 것 같다. 5월은 날씨도 좋은 데다 ‘가정의 달’이라 누가 권유하지 않아도 알아서 여기저기 다닐 터였다. 7·8월은 본격적인 휴가철이기 때문에 전 국민이 제각각 여행 가방을 꾸릴 것이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6월은 집을 나설 핑계거리가 부족하긴 하다. 1년 열두 달 중 가장 여행 비수기인 셈이다. 따라서 전국의 지역 경제가 위축될 것을 우려한 정부가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원래도 많이 쏘다녔지만 ‘여행가는 달’이라 이름 붙이니 6월에는 더욱 집에 있으면 안 될 것 같다. 인터넷으로 갈 만한 데를 검색하니 올해는 유난히 꽃 축제가 많다. 강원 지역에서는 샤스타데이지 축제가 한창이고, 전국적으로 수국·라벤더·장미 축제를 진행 중이다.
6월에 피는 꽃들의 특징은 대부분 야생화라는 것이다. 따로 심지 않아도 작년에 꽃이 진 자리에서 다시 피어난다. 혹독한 겨울을 이기고 해마다 피어나니 생명력만큼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겉보기에는 화려하지 않아도 자연과 어우러지면서 조용히 스스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꽃이 야생화다.
미국의 의사 겸 시인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1883~1963)는 시집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한다’에서 약함이 가진 힘을 노래했다. ‘그 장미’라는 시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꽃잎 가장자리에서 하나의 선이 시작된다/ 하염없이 가늘고 하염없이/ 단단한 그 강철의 존재가/ 은하수를/ 뚫고 들어간다 …/ 멍들지 않은/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한다.’
누가 보러 오든 안 오든 야생화는 스스로 피어난다. 5월처럼 신록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7월처럼 시끄럽지도 않은 다소곳한 6월이 묵묵히 지나가고 있다. 2023년도 반이나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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