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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식의 콜드브루] MZ세대는 민주당을 어떻게 볼까
내년 총선에 여야 성적표 좌우할 최대 변수
의외로 정치적 관심 높고 탈이념 품격 선호
홍찬식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6-21 06:32:20
 
▲ 홍찬식 언론인·칼럼니스트
 더불어민주당의 ‘20년 집권론’은 2018년 이해찬 전 당대표가 처음 꺼낸 말로 알려져 있지만 이전에도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이 몇 차례 입에 올린 바 있었다. 2017년 대선에서 탄핵 사태를 등에 업고 집권한 직후다. 이들은 겉으로는 “민주당이 개혁을 완성하려면 앞으로 20년은 계속 집권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세웠지만 속으로는 ‘근거 있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한국 유권자들의 인구 구성 때문이었다. 지난해 대선 때를 기준으로 삼으면 60대 이상 유권자들의 비율이 전체의 29%를 차지하는 반면, 40대와 50대는 38%, 20대와 30대는 32%를 점유한다. 이 가운데 4050세대는 민주화세대로서 민주당 지지 성향이 두드러지고, 2030세대는 질풍노도 시절의 좌파 지향성을 감안할 때 ‘민주당 편’으로 분류하는 게 상식적이었다.
 
물론 60대 이상에서는 우파 정당 지지율이 압도적이지만 전체 유권자의 70%에 이르는 50대 이하 세대 규모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본 것이다. 더구나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듯이 시간이 흐를수록 민주당의 지지세는 상승하는 구조다. 민주당이 단지 오만에 빠져 ‘20년 집권론’을 주장한 게 아니었다는 얘기다.
 
이들의 단꿈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2030세대, 이른바 MZ세대의 돌연한 변심이었다. 2020년 총선까지 역대 선거마다 2030 세대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민주당을 지지했으나 지난해 대선에서는 민주당과 거의 동등한 비율로 국민의힘 후보에게도 지지를 보냈다. 30대는 국민의힘에 오히려 더 많은 표를 던졌을 정도다.
 
국민의힘이 정권 교체의 여세를 몰아 압승을 거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흐름은 여전했다. 그 윗세대들의 투표 성향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으므로 갑자기 마음을 바꾼 2030세대가 전체 판세를 결정한 모양새가 됐다. 사람들 마음에 한번 자리 잡은 정치적 태도는 평생에 걸쳐 지속된다는데 불과 1,2년 사이에 2030의 표심이 요동치는 일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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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미스터리한 배경은 MZ세대의 정체성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들은 윗세대에 비해 여유 있는 환경에서 자랐고, 해외여행 등을 통해 글로벌 마인드도 갖췄다. 태어날 때부터 인터넷이 존재했으므로 ‘디지털 네이티브(원주민)’로 불린다. 대면보다는 언택트 소통이 훨씬 편하고 자연스럽다. 과거에도 젊은 세대들은 뭔가 다르긴 했지만 그들과는 또 다른 낯선 집단의 출현이다.
 
이들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개인주의’와 ‘공정’이다. 집단주의와 대립되는 개념인 개인주의는 서구 역사에서 보듯이 진화와 발전의 산물이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울수록 개인의 삶은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제 과거와 같은 신분의 수직 상승은 없다. 그래서 거창한 이념이나 철학보다는 안정적이고 안전한 삶에 무게중심을 둔다. 공정의 가치는 그 과정에서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이들은 정치 참여에 소극적인 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민주화 이후에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 분위기에 익숙해 있는 것이 이전 세대와 차이점 중 하나다. 타고난 디지털 활용능력은 효과적인 정치적 무기다. 인터넷 공간에서 뭉치고 힘을 팽창시킨다. 지난 몇 차례의 큰 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인하면서 정치적 효능감이 한껏 부풀어 있다.
 
MZ세대는 무당층이 많다. 요즘 여론조사를 하면 2030세대에서 딱히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30,40% 나온다. 그러나 선거가 다가오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어느 정당을 지지할지 움직이기 시작한다.
 
MZ세대는 정당의 이미지에도 반응하고 청년 문제에 대해서도 각 정당의 정책을 놓고 저울질할 것이다. 아직 세상 경험이 일천한 이들의 선택이 과연 옳을지 우려되는 바도 없지 않지만 MZ세대가 ‘탈이념의 무당층’으로서 당분간 선거 판세를 좌우할 것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양대 정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대해 이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중대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두 정당 가운데 특히 민주당은 무능하고 부도덕한 정당이 막강한 힘을 가졌을 때 벌어지는 타락상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성추행, 돈봉투, 방탄, 입법 폭주, 사대주의 등 그들의 행적을 보면 어느새 선진국 반열에 오른 국내 다른 분야들과 너무나 대비된다.
 
MZ세대는 문화적으로 자부심이 강한 집단이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급성장하고 세계인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 걸 줄곧 지켜봐 왔다. 이전 세대보다 문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문화는 곧 품격이다.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문화 분야를 뛰어넘어 국가 전반에 걸쳐서도 최소한의 품위와 격조를 원한다. 내년 4월 총선의 성적표는 민주당의 구태(舊態)에 대한 MZ세대의 판단이 좌우하게 될 것이다.
 
요즘 양대 정당이 다 싫다는 정서에 바탕을 둔 제3지대론이 주목받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향후 상황에 따라 이 문제에서는 처지가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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