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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처럼 첨단기술 유출 간첩죄로 엄히 처벌하라
반도체와 잠수함 등 건조 기술 통째로 판매
대상·벌금 확대 ‘기술 보호법’ 국회 통과 시급
국정원· 특허청 등 선제적 감시 엄격해져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1-09 00:02:01
무한 경쟁의 글로벌시대, 최첨단 기술 확보 여부에 따라 국가 명운이 좌우된다. 고급 인력 양성과 스카우트·기업 인수합병(M&A)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우리의 경우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자동차·조선 등의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에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기술·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침해 행위도 치열하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우리의 최대 자산인 첨단기술 및 고급 두뇌들이 해외로 빠져 나가고 있어 문제가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검찰이 삼성전자의 핵심 반도체 기술 등을 중국으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전직 삼성전자 김모 부장과 전직 협력업체 직원을 최근 구속 기소했다.
 
김씨 등은 국가 핵심 기술인 삼성전자의 18나노 D램 반도체 공정 기술을 중국 기업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로 무단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씨가 2016년 삼성전자를 퇴사하고 당시 신생 업체였던 CXMT로 이직하면서 반도체 ‘증착’ 기술을 비롯해 8개 핵심 기술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 등은 기술을 유출하는 대가로 수백억 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이뿐만 아니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개발한 잠수함의 설계도면이 통째로 대만에 유출된 사건이 발생했다. 대우조선해양이 2019년 인도네시아에 1조1600억 원에 3척을 판매한 DSME 1400 모델의 설계도면으로 무려 2000쪽 분량이라고 한다. 이 도면은 대만 정부가 첫 자체 잠수함 ‘하이쿤’을 개발하는 데 사용됐다고 하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은 대만 내 친중 성향의 국회의원이 한국의 대만대표부에 제보해 알려지면서 우리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게 됐다고 한다. 한국과 대만 간 외교 문제로의 비화가 우려된다.
 
국가정보원의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18∼2022년 핵심기술  유출로 한국 기업이 본 피해 총액은 25조 원을 넘는다. 기술 유출은 국익을 해치고 국가안보를 흔드는 매국적 범죄다. 엄벌 조치에 나서야 치밀하게 이뤄지는 기술 유출을 막을 수 있다.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국정원과 특허청 등 국가 기관의 선제적 감시가 보다 엄격해져야 한다. 더구나 기술 유출 사건에 대한 법원의 양형 기준은 턱없이 낮은 편이어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9∼2022년 산업기술보호법·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법원 선고 445건 중 실형은 47건(10.6%)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졌다.
 
국가 핵심기술 해외유출에 대한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지만, 실제 법원의 기본 양형 기준은 ‘1년∼3년 6월’에 그치고 있다. 현재의 양형 기준으로는 산업기술 유출 사건에 대한 범죄 억제 효과가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솜방망이 처벌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 유출을 간첩죄로 규정해 ‘중형에 수십억 원의 벌금’을 매기는 미국처럼 강력한 방지책이 긴요하다. 처벌 대상을 목적범에서 고의범으로 확대하고 벌금을 15억 원에서 65억 원으로 상향한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속히 이뤄져야 한다. 경제 안보에 직결되는 만큼 법정형과 실제 선고 형량과의 괴리를 좁히고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양형 기준이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
  
더구나 중국 등은 우리가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자동차·조선·항공·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의 한국 인재를 끌어가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길러 온 고급 두뇌 인력을 더 이상 잃지 않으면서 계속 양성하고 지켜 나갈 수 있는 종합적인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날과 같은 기술 경쟁 시대에는 뛰어난 인재가 기업이나 국가의 으뜸가는 자산이 된다. 사람을 귀하게 여겨야만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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