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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가게 기획 시리즈] ①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동신명가’… 3대째 이어오는 가업이 돼
1대 실향민 부부가 ‘평양냉면’ 전문점으로 시작
60년 동안 1대를 거쳐 2대, 3대가 맛을 이어와
박영수 대표 철학 “꾸준한 맛을 내는 맛의 표준화”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07 10:46:15
▲ 동신명가를 3대째 이어오고 있는 박영수왼쪽)대표 부부.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글로벌시장에서 K푸드의 열풍이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국내 외식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K푸드의 진원지이자 뿌리라 할 수 있는 한국의 맛집 백년가게를 발굴해 알리는 ‘백년가게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①동신명가] 기획시리즈 첫 가게로 ‘동신명가’를 소개한다. 동신명가는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곳으로 평양냉면 전문점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떡갈비와 평양냉면을 메인으로 하고 있다.
 
백석의 표현을 곁들이면 ‘평양냉면은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1대 실향민 부부가 고향의 맛, 이북의 맛을 그대로 살려 만든 것이 특징이다. 동신명가의 역사를 함께 써 내려간 평양냉면은 매일 자가제분한 메밀로 국수를 눌러 면이 찰지고 쫄깃함을 유지한다.
 
동신명가는 떡갈비로도 유명한 집이다. 소의 갈비를 큼직하게 자른 뒤 살코기만을 분리해 잘게 다지고 파·마늘·참기름 등 갖은 양념을 얹은 다음 숯불에 은근하게 구워 낸다. 굽고 나면 모양이 넓적한 시루떡 모양이라 떡갈비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간장 대신 소금으로 간을 해 담백하고 감칠맛이 일품이다.
 
갈비살이란 것이 맛은 있다 해도 질긴 편에 속하지만 떡갈비는 치아가 성하지 못한 어르신들도 쉽게 자실 수 있을 만큼 연하고 부드럽다.
 
▲ 동신명가에서 유명한 떡갈비와 평양냉면 이미지.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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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신명가에는 메인 메뉴인 평양냉면과 떡갈비뿐만 아니라 다양한 메뉴들이 있다. 소 생갈비는 갈빗살 본래의 맛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마블링이 좋은 상강육 갈비에 그물무늬 칼집을 깊게 넣었다. 손질된 신선한 갈비를 참숯 화로 석쇠에 구우면 갈빗살 특유의 풍미가 베어 나온다. 소 양념갈비는 손님이 주문하면 바로 양념에 버무려 갈비의 맛과 선도를 최대한 높여 제공하고 있다.
 
돼지생갈비는 신선한 한돈 갈빗살을 얇게 저며 갈빗대와 함께 참숯 화로 석쇠에 구워 먹으면 돼지갈비만의 부드럽고 고소한 별미를 즐길 수 있다. 대물림해 내려온 양념장에 재워 둔 감칠맛의 양념돼지갈비도 일품이다.
 
이 집은 60년 동안 동두천에서 부모님이 터를 닦아 가업으로 삼아온 것을 2대, 3대째 대를 이어 맛을 내고 있는 집이다.
 
이 집의 스토리는 6·25전쟁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대는 6·25 피란지 대전을 거쳐 1964년 동두천에 정착한 평안북도 정주 출신 실향민 부부가 먹고살려고 ‘평양냉면’집을 열었다. 한국에는 없는 맛, 이북의 맛 ‘평양냉면’이 실향민 부부가 최고의 맛을 살릴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황해도 사리원 출신 안주인의 음식솜씨가 좋아 많은 실향민이 모여 살던 이곳에 처음 터를 일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북 사투리로 왁자지껄한 동네 사랑방이 되었으며 차츰 소문이 나 문전성시를 이뤘다.
 
대학을 졸업하고 ‘현대건설’에서 일하던 2대 박영수 대표는 요리에 매료돼 회사를 그만두고 부모님 밑에서 일했다. 지금은 요식업이 프랜차이즈로 번창하고, 하나의 직업군으로 알려주는 시대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음식 장사는 천대와 멸시를 받던 직업군의 하나였다. 부모님은 만류했지만 박 대표는 요식업에 뛰어들었고, 40년 넘게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 참숯 화로 석쇠에 구워먹는 소생갈비.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박 대표는 1986년 업장을 서울로 옮겨 강동구청(성내동) 앞과 암사동(2001년)을 거쳐 2021년 8월 35년 정들었던 강동 시대를 마감했다. 코로나19의 고통은 박 대표도 비껴갈 수 없었다. 암사동의 업장을 정리하고 규모를 줄여 서초역(교대)역 근처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박 대표의 맏아들은 3대째 가업으로 이어받아 상암DMC에서 2014년 말부터 분점을 운영 중이다.
 
박 대표는 어떻게 하면 맛난 요리를 만들 수 있을까, 부모님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매일 매일 똑같은 맛을 낼 수 있을까를 수없이 연구했다고 한다.
 
지금도 박 대표의 철학은 꾸준한 맛을 내는 맛의 표준화라고 한다. 염도계·당도계·산도계로 계량화해 균일한 맛을 유지하는 것이 1대에서 3대까지 내려온 동신명가의 기법이라 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이론과 실전을 접목하기 위해 경희대 조리외식경영학 석·박사 과정을 거치고, 지금은 신한대에서 외식산업최고경영자 과정을 통해 후학들을 키우고 있다. 박 대표는 “은퇴를 하면 의정부에서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신한대에서 가르친 제자만 900명이 넘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 대표는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 대표는 외식산업의 발전을 위해 연구하고, 교육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또 올해는 동신명가의 맛을 유지한 밀키트를 출시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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