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시리즈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범죄도시’. 개봉 2주 차에 800만 명을 돌파하면서 4편도 1000만 관객을 가볍게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범죄도시는 무적의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빌런을 때려잡는다는 단순한 플롯을 지니고 있다.
4편 전체를 통틀어 마석도는 특별한 감정이나 위기 상황 없이 “너 좀 맞자!”로 일관하는 데 비해 빌런들은 각기 다른 개성과 외모로 등장해 관객의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니 내 누군지 아니?” 변신 또 변신
영화 속 빌런은 전부 아시아를 근거로 활동하는 범죄 조직이다. 1편(2017)은 2004년 서울 남부경찰서가 중국 폭력조직 흑사파의 분파인 왕건이파를 와해시킨 사건과 2007년 서울 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연변 흑사파 조직을 일망타진한 사건을 결합해 만들었다.
1편의 빌런 장첸(윤계상)은 하얼빈에서 넘어와 단숨에 기존 조직들을 장악하고 가리봉동 차이나타운의 최강자로 급부상한 인물이다. 워낙 극악무도하다 보니 매 순간 또 어떤 짓을 저지를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보게 된다. “니 내 누군지 아니?”와 같은 유행어를 만들어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2편(2022)은 한국 관광객을 납치해 필리핀에서 연쇄 살인을 저지른 3인조 강도 일당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일당은 현지 관광을 시켜준다며 관광객을 차에 태운 후 감금과 협박을 통해 돈을 갈취했으며 살해 후에는 한국의 가족들에게 시신 값을 요구했다.
2편의 빌런 강해상(손석구)은 강철 같은 체력의 소유자로 인질은 물론 동료까지 ‘끔살’해 버리는 상상 이상의 악마로 등장한다. ‘나의 해방일지’ 구씨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을 때라 관객의 충격은 거의 메가톤급.
실화 속 악당을 연기하다
3편(2023)은 도쿄 롯폰기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야쿠자 조직 이나가와카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3편(2023)에서는 수려한 외모와 스마트한 두뇌로 무장한 주성철(이준혁)이 빌런으로 등장한다. 주성철의 직업은 ‘비리 경찰’. 야쿠자 조직과 손을 잡고 마약 밀수에 가담하며 부하 경찰 두 명과 팀을 이루어 활동한다.
영화 초반 경찰을 살해하면서 “왜, 경찰은 죽이면 안 돼?”라는 반응을 보이는데 그 말을 되돌려 받아 자신의 부하를 적에게 잃게 된다.
범죄도시4는 2015년 11월 ‘파타야 살인사건’을 극화했다. 청년 프로그래머 임동준(사망 당시 24세) 씨는 월 600만 원을 준다는 말에 혹해 태국으로 건너갔다. 돈도 벌고 여행을 즐길 생각이었지만 그것은 지옥으로 가는 티켓이었다,
임씨는 태국 파타야에서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김형진과 윤명균에게 붙들려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 시스템 개발을 담당했다. 조폭 일당은 일 처리가 늦는다는 이유로 프로그래머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
매를 견디다 못한 다른 개발자가 주 태국 한국대사관으로 도망쳐 이들의 실체를 알렸다. 그러니 자신이 머물던 장소를 기억하지 못해 조폭들을 검거하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도망치지 못한 임씨는 다른 거처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살해당했다.
범인 윤명균은 현지에서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2021년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윤명균은 한국에서 다시 징역 14년 형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됐다.
주범 김형진은 베트남으로 도주했으나 3년 만에 인터폴에 의해 검거, 국내에서 징역 21년 6개월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4편(2024)에서는 특수부대 출신의 백창기(김무열)가 마석두(마동석) 형사와 맞서 온몸을 병기로 사용하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독특하게도 이들 네 명은 평소 선한 이미지를 구축해 온 배우들이다. 악행이라곤 모르고 살 것처럼 생긴 데다 실제 범인들과 외모도 딴판이다. 관객들이 ‘범죄도시’에 열광하는 데는 모두가 아는 유명한 사건 속 악당들과 재창조된 빌런 캐릭터를 비교하는 재미가 커서가 아닐까.
강렬한 액션과 유머 코드를 적절히 안배해 역동적이고 현실감 있는 히어로물로 평가받는 ‘범죄도시’. 5편에서는 어떤 빌런이 등장할지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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