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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케이뱅크가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용금융’에 나서면서 이자를 받지 못한 ‘부실대출’이 1년 새 70% 가까이 늘어났다. 연체율도 업계 평균을 두 배쯤 웃돌았고 대손충당금도 불어나는 추세다. 케이뱅크는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에 나서기로 했다. IPO 앞두고 수익성·건전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다음 달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공모 규모는 3000억 원 안팎이다. 이르면 9월, 늦어도 연말에 상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가에선 기업가치가 3조 원대 수준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분기에 최대 실적을 거둔 게 IPO 기대를 높였다. 케이뱅크의 1분기 순이익은 507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104억 원) 대비 5배 가까이 불어났다. 예적금·대출 물량도 늘어났다. 3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수신잔액은 23조9748억 원, 여신잔액은 14조755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44.1%·23.6% 증가했다. 고객 수도 953만 명에서 1033만 명으로 석 달 새 80만 명 늘어났다.
외형적으로 성장했으나 속을 들여다 보면 건전성 지표가 저조했다. 1분기 케이뱅크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2102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1240억 원)과 비교해 69.5% 증가한 규모다. 무수익여신은 통상 3개월 이상 이자가 연체되고 원금 상환이 어려워 보이는 부실채권을 뜻한다. 금융권에선 고정이하여신(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보다 악성으로 분류한다.
다른 은행보다 증가 폭이 컸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2조5422억 원에서 2조9700억 원으로 16.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은 오히려 7516억 원에서 6866억 원으로 8.7% 감소했다. 같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무수익여신이 작년 1분기 1243억 원으로 케이뱅크보다 컸지만 올 1분기엔 1835억 원으로 더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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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
연체율도 높은 수준이다. 케이뱅크가 보유한 대출채권 중 한 달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금액 비율은 0.95%로 1년 전(0.82%)보다 0.13%p 올라갔다. 카카오뱅크를 포함해 국내은행 평균 연체율(0.43%)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특히 케이뱅크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1.15%에 달했다.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손충당금도 증가세다. 1분기 케이뱅크의 대손충당금 잔액은 305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2989억 원) 대비 949억 원 늘어났다. 무수익여신과 같이 회수가 불확실한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그만큼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해 손익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무작정 대출 문턱을 높이기도 쉽지 않다.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는 인터넷전문은행법 설립 취지에 따라 가계 신용대출의 일정 부분을 중·저신용자(신용평점 50% 이하 차주)에게 공급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책정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평균잔액 30% 이상이다. 1분기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33.2%로 목표치를 달성했다.
관건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유지하면서 건전성을 회복할 수 있는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 모형을 개발하는지다. 이를 위해 케이뱅크는 CSS 모형을 고도화하고 심사 전략을 세분화며 건전성을 관리할 방침이다. 3월 네이버페이와 협업해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도입한 데 이어 2분기 중 CSS 재개발 및 고객행동정보기반 신용평가모형(ML) 개발에 착수해 연내 완료할 계획이다. 이동통신 3사가 합작해 만든 통신데이터 기반 모형 ‘텔코CB’도 연내 도입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중 우량 고객에게 대출을 내어줄 수 있도록 CSS를 고도화하고 연체 전이율 등을 지속 관리할 예정이다”며 “네이버페이 스코어의 경우 네이버페이에서 보유한 비금융 데이터가 포함돼 있고 정보량이 많아 시뮬레이션을 돌려 기존 CSS와 대비했을 때 개선됐다. 앞으로 고객을 더 파악하고 분석하면서 고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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