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로 시작되는 가수 송창식의 노래 ‘고래사냥’이 있다. 자유를 억압받고 암울했던 1970년대 중반 유행했다. 몸집이 큰 고래는 큰 행운과 은혜를 베푸는 동물로 표현된다. ‘고래사냥’의 작사자인 소설가 최인호도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고래’는 아마도 자유의 땅이나 이상향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강한 자들의 싸움에 끼어 약자가 피해를 볼 때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하며, 기대했던 바와 달리 성과가 별로 없을 때 ‘고래 그물에 새우가 걸렸다’는 속담이 전해진다.
고래는 아가미 아닌 허파로 호흡한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호흡을 위해 수면 위로 나와 숨을 쉰다. 고래들은 동료가 아파 스스로 숨쉬기가 힘들 경우 힘을 모아 올려 주어 호흡하도록 도와주는 영물이다.
얼마 전 동해 심해저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천연가스 부존 자원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찾았다고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라는 사업명이 붙었다. 몸 길이가 24~26m로 지구상 동물 중 가장 큰 대왕고래다. 이름에서 대박 냄새가 난다.
이번이 대통령 등 고위 정치권이 연계된 세 번째 석유 발견 발표인 것 같다. 첫 번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1976년 연두 기자회견에서의 포항 원유 발견 발표였다. 검은 액체가 든 병을 보이면서 미래 희망을 강조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 2005년 한국철도공사가 참여한 러시아 사할린 유전개발사업 또한 물거품이 됐다.
우리나라 국토와 해저 대부분은 중생대 이전에 형성된 변성암·화산암 지질구조다. 신생대에 주로 형성된 화석연료 자원 부존이 거의 없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현재 대왕고래 지역은 아직 미발견 상태이지만 이론적 추론이 가능한 자원의 범주에 있다고 한다. 미확인 자원에 대해 경제성 평가와 시추를 통해 에너지 영역으로 전환하는 게 정부 몫이다.
석유가 난다는 것은 경사이며 축복이다. 온 국민이 온 몸으로 축복해야 할 일이지만 그렇지 않은 집단이 있다. 사상과 유전자가 다른 족속들이다.
석유를 100% 수입해서 쓰는 우리나라는 산유국들의 눈치를 얼마나 봤던가. 그들의 헛기침에 얼마나 몸살을 앓았던가.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시추를 통해 막상 석유를 얻게 되는 건 10년 뒤 일이다. 우리도 산유국이 되는 걸까. 생각만 해도 벌써 가슴이 뛴다.
박병헌 디지털뉴스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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