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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명 노무법인 상상 대표 공인노무사
[인터뷰] 정해명 노무사 “사내 고충 홀로 고민 말고 동료와 공론화 바람직”
외국인 등 노동 약자 위해 목소리 내… 좋은 회사 표본은 화합 위해 노력하는 것
이유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5 00:04:01
▲ 정해명 노무법인 상상 대표 공인노무사는 좋은 노무사란 근로자 또는 기업이 처한 상황에서 선택 가능한 최선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매년 5월1일은 근로자의 사기를 증진하고자 제정된 ‘근로자의 날’이다. 근로자의 날이 제정되며 근로자의 권리를 신장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된 듯했으나 노동법이 포괄하지 못한 법의 사각지대와 노동 관련 인식 부족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약자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00대 지표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 경제활동 인구수는 2979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 대비 고용률은 57.58%이며 실업률은 3%로 근소했다. 노동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서며 국민 2명 중 1명이 근로를 하는 셈이다.
 
근로자가 생계를 잇기 위해 회사에 소속돼 근무하게 되면 노사관계가 형성된다. 이렇게 노동은 일상과 상당 부분 연관돼 있지만 노무 관련 정보를 제대로 아는 근로자는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에 노동 관련 피해 발생 건수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알듯 하면서도 모르는, 가까운 듯 멀기만 한 노무 이야기를 관련 전문가인 정해명 노무법인 상상 대표 공인노무사를 통해 쉽게 풀어본다.
 
17년 경력 베테랑 노무사
 
정 노무사의 공인노무사로서의 업무는 △임금 체불·체당금·부당 해고 관련 상담 △산업재해 상담 △급여 관리 △인사·노무 자문 △노동조합 자문 △노동법 교육으로 나뉜다. 정 노무사는 17년 경력의 베테랑 노무사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정 노무사의 사무실은 안산역과 맞닿아 있다. 정 노무사를 만나러 가는 길에 노동법의 테두리 밖에 있는 취약계층 노동자인 외국인 노동자·건설 현장 근로자·생산직 노동자 등을 여럿 볼 수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정 노무사에게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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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은 경기 남부권에 있으면서 산업벨트의 중심 입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안산에는 반월시화공단도 있고 여러 회사나 중소기업이 터를 잡고 있어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비록 연고는 없지만 건강한 노사관계라는 목표를 위해 노무사의 수요가 높은 안산에 정착하게 된 지도 어느덧 12년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정 노무사의 활약상은 종횡무진이다. 정 노무사는 당장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는 활동보다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활동을 하며 가슴이 뛰는 따뜻한 심장의 소유자다.
 
“노무사가 된 후 노동자 건강권 관련 단체인 ‘노동건강연대’의 회원으로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안산은 전국 기준으로 외국인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입니다. 안산에 거주하는 외국인 인구가 약 8만8600명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한국 국적을 취득한 주민이 4만9117명이며 외국 국적자가 3만9000명 정도 됩니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고 중심 상권이 전철역과 연결돼 교통이 편리하다 보니 외국인 밀집 도시가 돼 이 지역에서 외국인을 위한 건강권 관련 활동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 노무사의 사무실이 자리 잡은 안산에는 중앙아시아에서 한국으로 온 고려인 동포도 다수 분포해 있다. 이에 정 노무사는 이들을 지원하는 고려인 지원단체 ‘너머’에서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근로복지공단 내 산업재해 여부를 판정하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라는 기관에 5년간 위원으로 산재 노동자 관련 판정 심의에 참여했습니다. 2023년부터는 안산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역지청에서 형사조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근로기준법이나 노동관계법 위반이 형사처벌 대상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노동법과 연계한 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정 노무사가 활동하고 있는 ‘경기도 운영 마을노무사’는 경기도 거주자 또는 재직자·경기도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주를 대상으로 무료 노무 관련 상담·컨설팅을 제공하는 제도다. 
 
정 노무사가 경기도 마을노무사에 참여한 지는 햇수로 6년이 됐는데 경기도지사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이전에는 국선 노무사로 활동하며 근로 취약자의 노동권을 보호하는 데 힘써 왔다. 지금은 유능한 후배 노무사 양성을 위해 물러난 상태다.
 
“안산에 처음 와서 국내 체류 동포·중국 동포·외국인 노동자·중앙아시아 출신의 고려인과 한인을 마주했습니다. 고려인 동포를 비롯해 이주노동자 등 다수는 노동관계법·노동기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 노동자로 분류되는데 이들은 사실 전문  조력 없이는 노동 권익을 보호받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 노무사는 노동자 개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서는 주로 부당해고·산업재해·임금 체불 사건을 맡았고 기업 관련해서는 인사 노무 관련 자문 등 노무 관리를 담당해 왔다고 했다.
 
▲ 정해명 노무사는 노동 약자를 위한 목소리 내기에도 열심이다. 노무사로서 개입하는 일부 악덕 사례를 보면 아직도 잘못된 방식으로 노무 관리를 해 법적인 제재를 받아야 하는 기업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
 
노동 약자와의 동행
 
정 노무사는 기업과 근로자 모두가 건강한 노사를 꿈꾸지만 실제 노무 사건에서는 약자를 위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 왔다.
 
“노무 관리가 개입되는 노동법은 기울어진 운동장 형태를 바탕으로 합니다. 노동법이 창설된 기본 전제가 상대적으로 노동자가 사용자보다 힘이 약한 존재이자 약자라는 것을 바탕으로 하므로 노동자의 근로 및 노동 조건·임금 분야에 국가가 강제 공권력을 투입해 법이라는 일정한 형태로 행위를 규제하는데 최근 이를 극명하게 보여 준 사례가 최저임금 제도입니다. 최저임금 제도는 노동시장에서 수요와 공급 사이에 결정된 기준 임금을 국가에서 강제적으로 한계점을 설정한 것으로 국가에서 최저임금이라는 부분을 제도화해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무사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노무사의 역할은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만 국한하지 않고 노무 관련 사안에 대한 자문이나 예상치 못한 노사 간 문제·갈등을 사전 예방하기 위한 활동까지 매우 광범위합니다.”
 
정 노무사는 노무사 사무실을 두드리는 근로자는 직장 내에서 원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진단했다. 법이라는 사회적인 테두리 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권고사직·해고 등 극단적인 결정이 내려지고 나서 노무사를 찾는 절차가 지극히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크게 둘로 나누면 ‘임금 체불·징계’나 근로 중 사고가 발생한 ‘산업재해’가 있습니다. 근로자 입장에서의 부당 해고나 징계·임금 체불 영역에서는 근로자가 근로 상태를 유지한 상태에서 회사를 상대로 법적인 대응을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근로자로서는 현실적으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지요.”
 
“근로자는 회사에 최후통첩을 던지고 등을 진 상태에서 회사를 더는 보지 않을 생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데 일단 법적 절차가 진행되면 극심한 감정 불화 양상으로 치닫게 돼 근로자나 노동자·회사 양 당사자 간에 조정 등의 절차가 불가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대립각이 덜한 노무사가 양 당사자 사이에서 객관적인 개입을 통해 사건 조정이나 분쟁·갈등을 해결하고 마무리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노무사라는 존재는 현장 밀착형에 가깝습니다.”
 
▲ "만들어진 노동법은 잘 다듬어진 노동법이 아닙니다." 정해명 노무사는 노동시장 급변에 따른 노동법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빈번하게 발생해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스카이데일리
 
직장 생활 시 올바른 대처법
 
정 노무사는 이제 사회로 막 뛰어들어 노동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사회 초년생이나 근로 최전선에 있지만 노무 관련 상식에 취약한 근로자에게도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사실 노무사를 찾는 시점을 가정하면 이미 부당한 상황에 노출이 된 상태라고 봅니다. 그러나 불합리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대처하려 하거나 반응하기보다는 관련 자료를 축적하고 충분한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추후 공식적으로 회사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할 때를 대비해 회사를 설득할 만한 근거를 마련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문제가 없다면 더욱 좋겠지만 문제가 발생했다면 개인보다는 동료 직원과 함께 공론화할 때 설득력이 생겨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개인이 단독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보다 여러 직원이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 회사에서도 문제를 인식하고 경청하려는 노력이 수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해당 문제가 개인의 것이라기보다 집단 내에서 발생한 구조적인 문제로 고려된다면 회사 차원에서도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고 화합을 끌어낼 수도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홀로 고민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 보기를 권장하고 싶습니다.”
 
정 노무사는 ‘좋은 직장’의 표본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외적인 부분만 고려하면 근로 조건이 훌륭하거나 월급을 많이 주는 직장이 ‘신의 직장’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급여 수준이 높아도 회사가 직원을 대하는 태도나 바라보는 시각이 옳지 않은 경우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월급을 많이 주는 대기업에서도 직원을 상대로 거친 욕설을 하는 폭력적인 분위기가 있지만 해당 문제가 가려져 수면 밑에 있다 보니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좋은 직장을 선별할 때 근로 조건이 좋고 이런 부분도 당연히 중요하겠지만 직원이 고충을 공유하면 폭력적인 강압 및 억제 행위 없이 회사가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거나 비록 해결을 위한 접점을 찾지 못할지언정 경청하려는 노력이라도 하는 회사라면 좋은 회사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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