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 안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전기차 화재 사고로 소비자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정보공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해야 할 법적 의무가 규정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배터리 안전성을 위해 제조 정보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글로벌 트렌드와 대비되는 현실이다.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소비자에게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법제화했다. 배터리의 생산·이용·폐기·재사용·재활용 등 전 생애 주기를 디지털화하는 ‘배터리 여권’ 제도를 도입해 소비자들이 배터리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미국 역시 배터리 정보공개를 부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글로벌 움직임은 전기차 배터리의 투명성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법령은 2030년부터 특정 원료의 재활용 원료 사용 비율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배터리 정보나 제조사 공개에 대한 규제는 없다.
특히 국내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핵심 원자재법에 따른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 또한 높아 보인다. 미래산업의 먹거리라고 자부하는 것과는 다르게 관련 법제와 규제 대책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정부는 전기차 시장이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고려해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 전기차 화재 사고 발생 시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배터리 제조사 공개를 포함한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전기차 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 구축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전기차 배터리 정보공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정부와 기업은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투명성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전기차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안전한 전기차 시대를 열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특히 인천 전기차 화재 피해로 국민의 불안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정부는 사전 예방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전기차만 화재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내연차도 화재는 발생한다. 우리나라 특성상 지상보다 지하 주차장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화재 관련 점검은 필수다. 스프링클러 오작동으로 인한 이번 같은 불상사는 없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정보와 제조사를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필수적으로 공개하는 관련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식료품도 생산지와 원산지가 명확하게 표시돼 있다. 사람과 가장 밀접하고 우리 생활에서 뗄 수 없는 차는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이기에 자동차 급발진 문제·배터리 관련 법안 등에 대한 해결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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