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건전성 지표에 ‘비상등’이 켜졌다. 보험사 대부분의 지급여력제도(K-ICS)비율이 6개월 전보다 악화했다. 건전성 악화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자본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앞으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달 정책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보험사의 건전성은 더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위험경감기법 활용 등을 통해 금리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스카이데일리가 반기보고서 등을 통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 등 주요 보험사 13곳의 K-ICS 비율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K-ICS 비율은 239.1%(잠정치)로 작년 말(250.7%) 대비 10%p 이상 하락했다. K-ICS 비율이 하락한 보험사는 13곳 중 11곳에 달했다.
K-ICS 비율은 보험 가입자들이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이를 지급할 수 있는 보험사의 자금 여력을 뜻한다. 가용자본(위험 흡수)을 요구자본(노출된 위험)으로 나눠 계산한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생명의 2분기 추정 K-ICS 비율은 200.0~210.0%로 작년 말(218.8)보다 8.8~18.8% 낮았다. 교보생명도 265.4%에서 251.0%로 14%p 이상 하락했다. 작년 말 183.8%에 그쳤던 한화생명은 2분기 163%로 20%p 이상 쪼그라들었다. 신한라이프(238.0%)·KB라이프생명(313.5%)·동양생명(167.1%)도 같은 기간 12.8%p·16.3%p·26.3%p 내림세를 기록했다.
손해보험사도 비슷했다. 173.2%로 작년 한 해를 마무리했던 현대해상은 상반기 169.7%로 3.5%p 뒷걸음질쳤다. DB손해보험(228.2%) 4.9%p·KB손해보험(202.8%) 13.1%p·메리츠화재(224.9%)는 17.3%p·농협손해보험(281.9%)은 34.9%p 수준으로 K-ICS 비율이 하락했다. 삼성화재(278.9%)·NH농협생명(384.4%)만이 5.9%p·20.9%p 상승하면서 K-ICS 비율을 개선했다.
K-ICS 비율이 악화한 배경엔 시장금리 하락 영향이 컸다. 금리가 하락하면 자산과 부채 모두 가치가 증가하는데 보험사는 부채의 듀레이션(원금 회수 기간)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게 형성돼 있어 금리 하락 시 부채가 더 늘어 가용자본이 줄어든다. 올 3월 기초가정위험액 시행으로 운영리스크가 커지면서 요구자본이 늘어난 점도 비율 악화를 부채질했다. 기초가정위험액은 실제 보험금이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자본을 쌓는 액수를 의미한다.
문제는 앞으로다. 내달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낮출 경우 시장금리 하락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ICS에서는 이전 지급여력제도(RBC)와 다르게 자산뿐 아니라 부채까지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부채 규모가 커져 가용자본이 더 감소할 수 있다.
금리 하락은 손익에도 악재다. 금리가 하락하면 장기금리 영향이 큰 현금유출액의 현재가치가 현금유입액 현재가치보다 증가하게 되면서 보험계약마진이 감소할 수 있다. 투자 부문도 금리 하락 시 신규 자산의 이자수익이 감소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투자이익을 줄어들게 만든다.
이를 두고 보험사들이 금리 하락에 대비해 금리 변화에 덜 민감한 상품 판매에 따른 보험계약마진 확보·K-ICS 비율 관리를 위한 위험경감기법 적용 등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보험료 납입 기간을 증가시키거나 보험금 지급 기간을 축소할 수 있는 상품 판매를 통해 보험계약마진을 확보해야 한다”며 “K-ICS 비율은 파생상품·공동재보험 등 다양한 위험경감기법을 통해 가용자본을 증가시키거나 요구자본을 감소시키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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