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을 윤석열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 절차에 당당하게 대응하겠다면서도 헌법재판소 송달 절차의 적법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날 윤곽을 드러낸 윤 대통령 변호단은 헌법재판소 출신 배보윤(64·사법연수원 20기) 변호사와 강력·특수통 윤갑근(60·19기) 전 대구고검장·배진한(64·20기) 변호사로 꾸려졌다.
27일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1회 변론준비 기일을 열었다. 쟁점 정리를 주도할 수명 재판관인 이미선·정형식 재판관이 심리를 진행했다. 주심은 정형식 재판관이다. 정형식 헌법재판관이 윤 대통령 측에 “탄핵 심판 청구의 적법 요건을 다툴 생각이 있느냐”라고 묻자, 윤 대통령의 대리인 배보윤 변호사는 “네, 있다”라며 “구체적인 건 답변서로 제출하겠다”라고 답했다. 7일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에 따른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되자 국회가 14일 유사한 내용의 탄핵소추안을 다시 의결한 과정이 적법한 여부를 다투겠다는 것이다. 헌재는 이날 40여 분 간 양 측 주장을 들은 뒤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목록과 향후 재판 진행 일정 등을 조율했다. 헌재는 사안 중대성을 고려해 다음 재판을 다음 달 3일로 정했다.
헌재는 이날을 포함해 2~3차례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할 예정으로 재판관끼리 하는 평의를 거쳐 탄핵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헌재는 사건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결정 선고를 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탄핵 소추부터 파면 결정까지 91일이 걸렸다.
윤 대통령 대리인인 윤갑근 변호사 변론준비기일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송달이 적법하게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 준비하지 못하고 나와 다음 기일에 자세하게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윤 변호사는 “탄핵 심판은 형사소송법을 준용하고 민사소송법을 준용하게 돼 있다”라며 “헌재가 발송송달의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송 송달이 된 걸로 간주했다. 규정을 아무리 검토해도 지금의 송달이 적법하게 됐다고 해석할 여지가 전혀 없다”라고 강조했다. 윤 변호사는 다만 “헌법재판 절차에 당당하게 대응하려고 했던 것이라 준비한 대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가 요구한 문서 제출에 대해서도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윤 대통령이) 탄핵 심판에는 적절한 시기에 직접 나와서 본인이 말씀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수사 관련 “수사기관이 세 군데에서 중복적으로 소환한 문제 등 여러 문제점이 많아 종합적으로 검토 후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체포나 구속영장 대비 여부를 묻자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해 3차 출석요구를 한 것 관련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할 것인지 묻는 말에도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내포하고 있어서 그것을 저희가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에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윤 대통령 측은 이날 헌재에 대리인 선임계를 냈다. 헌재는 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건을 신청받고 윤 대통령 측에 탄핵 심판 관련 서류를 보냈으나 윤 대통령 측이 받지 않았다. 이에 헌재는 19일 우편이 도착하는 날짜에 당사자가 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발송 송달을 했다. 윤 대통령 측은 송달일로부터 7일 이내인 이날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윤 대통령 측은 전날까지 서류 제출은 물론 대리인도 선임하지 않아 변론준비기일 출석 여부조차 불투명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12·3 비상계엄 수사에 대응하는 쪽과 탄핵 심판 절차를 대리하는 쪽으로 나뉜다.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수사에 대응하고 탄핵 심판은 배 변호사가 총괄할 예정이다. 배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 헌재 공보관을 맡았다. 대검찰청 반부패수사부장·대구고검장을 지낸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배진한 변호사도 탄핵 심판 대리인단에 합류했다.
국회는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송두환 전 국가인권위원장·이광범 전 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 의혹 특검 등 3명을 주축으로 하는 변호인단을 꾸렸다. 이들은 24일 헌재에 입증계획과 증거목록을 제출했으며 10명 안팎의 증인을 1차로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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