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서울특별시 외에 또 하나의 특별시가 존재한다. 바로 자연특별시 무주다. 전라북도 무주는 청정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100세 이상 노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으로 통한다.
과거 무주는 전북 북부 도시를 일컫는 무진장(무주·진안·장수)에서 첫 글자를 담당할 만큼 교통의 오지로 꼽혔다.
그러나 통영대전고속도로가 무주 군내를 관통하면서 교통 낙후 지역도 옛말이 되었다. 또 이곳에는 무주덕유산리조트라는 네임드 관광지가 있어 매해 겨울이면 스키를 즐기기 위한 관광 인파가 몰린다. 주말이면 교통 체증까지 빚어질 만큼 핫한 곳이 무주다.
6개월 내내 설경 ‘덕유산 설천봉’
남쪽 지방임에도 무주에 스키장이 들어선 데는 이유가 있다. 무주는 진안고원 해발 500m 지점에 자리한 고원도시로 평균기온이 낮고 강수량이 풍부하다. 넘치는 수량으로 여름이면 계곡물이 불다 못해 폭포(칠연폭포·용추폭포)를 이루고 겨울이면 하얀 눈 세상이 된다.
1980년대 전라북도를 잘살게 하기 위한 아이디어 공모에서 무주 군민이 무주 스키장 건설을 제안한 것도 그만큼 이곳에 눈이 흔하기 때문이다. 이 계획은 1986년 전두환 대통령에 의해 무주리조트로 현실화된다.
무주덕유산리조트 내에 자리한 설천봉은 해발 1520m의 봉우리로 가을에서 봄까지 무려 반년 동안 흰 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4·5월 경 무주 시내에서 덕유산으로 눈을 돌리면 산봉우리 하나가 흰 고깔을 쓴 듯 눈을 덮어쓰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게 바로 설천봉이다.
설천봉에 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무주덕유산리조트 내에서 곤돌라를 타면 단 20분 만에 설천봉에 다다르게 된다. 곤돌라는 스키장이나 리조트 이용객이 아니더라도 탑승 가능하다. 다만 주말에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므로 표를 예매해야 한다. 곤돌라 외에 무주구천동과 백련사 코스를 통해 두 발로 등산하는 방법도 있다.
설천봉이 인기인 이유는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1614m)까지 불과 600여m 거리이기 때문이다. 경사도 완만해 설천봉 곤돌라 종점에서 도보로 20분이면 닿는다.
지난해 연말 향적봉에는 새로운 정상석이 하나 더 추가됐다. 새 정상석은 1986년 10월 설치된 기존의 정상석과 50m가량 떨어져 있으며 덕유산 산세를 닮아 모양이 둥글둥글하다. 향적봉에 정상석을 하나 더 놓은 것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한 대기 줄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천봉에는 지친 다리를 쉬어갈 수 있는 상제루가 있다. ‘옥황상제관’이라는 뜻의 상제루는 3단 기와가 특징인 팔각 목조건물로 최상단에는 화강석으로 제작된 절병통(1톤)을 설치해 그 규모를 과시하고 있다.
백두대간 끝자락에 자리한 덕유산은 어머니의 산이라 불릴 만큼 음기가 강하다. 상제루는 음기를 눌러 음양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목적에서 지어졌다고 한다.
그밖에 설천봉 곳곳에는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으로 불리는 주목의 고사목이 자리해 덕유산의 고유한 겨울 풍경을 완성한다.
한편 무주덕유산리조트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실시간현장영상’ 웹카메라를 통해 덕유산의 다양한 장소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
천연기념물은 반딧불이 아닌 무주

전등이 인간의 발명품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반딧불이는 진즉부터 자체 발광을 통해 몸에 생체 전등을 장착하고 다녔다. 어두운 밤하늘을 아름다운 노란빛으로 수놓은 반딧불이는 사실 한국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곤충이다.
그러나 환경오염으로 반딧불이 애벌레의 먹이가 되는 우렁이와 다슬기가 사라지면서 점차 이 땅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드물게 아직까지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하늘을 나는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전라북도 무주다.
흔히 반딧불이를 천연기념물로 알고 있지만 이는 오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반딧불이 서식지인 무주남대천 등 무주군 일원이다.
무주군 설천면의 무주반디랜드는 무주의 상징인 반딧불이를 보존하고 관찰하기 위한 테마파크로 내부에 곤충박물관·반디별천문과학관 외 다양한 휴양 시설을 갖추고 있다.
반디랜드를 대표하는 곤충박물관은 다시 상설전시실·희귀곤충실·돔영상실·반딧불체험실·생태온실·아쿠아존으로 구성된다. 희귀곤충실은 아름다운 빛깔의 나비부터 변형·이종교잡·돌연변이의 결과로 탄생한 희귀 곤충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돔영상실은 의자를 젖히고 누운 상태에서 반구 천정에 쏘아올려지는 영상을 관람하는 공간이다. 15분 정도 상영이 이어지는데 깜깜한 어둠 속에 편안히 누워 하늘을 보고 있으면 심해에 들어와 있거나 우주에 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용 요금은 무료다.
생태온실은 화산 형태로 디자인된 유리 온실로 200여 종 1만여 주의 열대 및 온대 식물이 식재돼 있어 일 년 내내 녹색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중앙부 자연석으로 된 온실 굴뚝에서는 하얀 연기가 피어올라 화산분화구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재현한다.
또 온실 전체를 계류형 실개천과 옹달샘·폭포·물웅덩이 등으로 조성하면서 난방·가습·통풍·관수가 자동으로 이루어지도록 했다. 겨울에 방문하면 더 좋은 이곳은 푸른 자연이 창밖 설경과 대비되어 움츠러들기 쉬운 신체에 활력을 선사한다.
아쿠아존은 무주에 서식하는 어류·파충·양서류·포유류 등 다양한 생물 90여 종 2000여 마리를 22개 전시 수조에 전시한다. 금강 상류에 서식하는 금강모치부터 군산 앞바다로 흘러드는 금강 하류의 눈불개 등 토종 민물고기와 만날 수 있다.
특히 반터널 구조의 투명 아크릴을 통해 대형 물고기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웬만한 아쿠아리움 못지않은 시설을 자랑한다.
한겨울에 만나는 반딧불이
반딧불이가 무주의 상징인 만큼 무주 곳곳에는 반딧불이를 이용한 시설물이 꽤 된다.
무주군 무주읍 최북미술관은 조선 후기 화가 최북을 테마로 조성한 문화복합공간이다. 2012년 개관한 이곳은 최북의 파격적이고 대담한 그림 세계를 살필 수 있을 뿐 아니라 조선의 문화까지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최북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동시에 정기적인 기획 전시를 통해 무주 예술 애호가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 지하 1층에는 곤충박물관이 있어 가상의 반딧불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전시실이 마련돼 있다. LED 조명이 만들어 내는 영롱한 불빛이 실제 반딧불이 못지않은 영롱함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무주군 적상면 적상산 중턱 450m에 자리한 무주머루와인동굴은 무주양수발전소 건설 (1988~1995) 시 굴착 작업용 터널로 사용하던 곳으로 산머루 재배 농가의 소득증대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무주군이 2007년 임대하여 리모델링했다.
머루와인의 숙성·저장·판매·시음이 이루어지는 이곳은 입장권(2000원)으로 음료를 제공해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동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머루정령을 상징하는 동굴 입구를 관통하면 반딧불이를 형상화한 미디어아트 월이 기다리고 있다. 동굴에 사는 오색의 반딧불이는 남대천의 그것과 느낌이 또 다르다.
청정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무주는 순백의 순수와 초록의 활기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겨울 여행지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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