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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설 부럽지 않은 ‘반년설’… 자연특별시 무주 [아는 풍경 낯선 여행]
상고대와 설경으로 유명한 덕유산 설천봉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무주 반딧불이 서식지
무주=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25 12:30:20
 
▲ 설천봉은 해발 1520m의 봉우리로 가을에서 봄까지 무려 반년 동안 흰 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무주덕유산리조트
 
우리나라에는 서울특별시 외에 또 하나의 특별시가 존재한다. 바로 자연특별시 무주다. 전라북도 무주는 청정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100세 이상 노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으로 통한다.
 
과거 무주는 전북 북부 도시를 일컫는 무진장(무주·진안·장수)에서 첫 글자를 담당할 만큼 교통의 오지로 꼽혔다.
 
그러나 통영대전고속도로가 무주 군내를 관통하면서 교통 낙후 지역도 옛말이 되었다. 또 이곳에는 무주덕유산리조트라는 네임드 관광지가 있어 매해 겨울이면 스키를 즐기기 위한 관광 인파가 몰린다. 주말이면 교통 체증까지 빚어질 만큼 핫한 곳이 무주다.
 
6개월 내내 설경 ‘덕유산 설천봉’
 
▲ 무주덕유산리조트 내에서 곤돌라를 타면 단 20분 만에 설천봉에 다다를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남쪽 지방임에도 무주에 스키장이 들어선 데는 이유가 있다. 무주는 진안고원 해발 500m 지점에 자리한 고원도시로 평균기온이 낮고 강수량이 풍부하다. 넘치는 수량으로 여름이면 계곡물이 불다 못해 폭포(칠연폭포·용추폭포)를 이루고 겨울이면 하얀 눈 세상이 된다.
 
1980년대 전라북도를 잘살게 하기 위한 아이디어 공모에서 무주 군민이 무주 스키장 건설을 제안한 것도 그만큼 이곳에 눈이 흔하기 때문이다. 이 계획은 1986년 전두환 대통령에 의해 무주리조트로 현실화된다.
 
무주덕유산리조트 내에 자리한 설천봉은 해발 1520m의 봉우리로 가을에서 봄까지 무려 반년 동안 흰 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4·5월 경 무주 시내에서 덕유산으로 눈을 돌리면 산봉우리 하나가 흰 고깔을 쓴 듯 눈을 덮어쓰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게 바로 설천봉이다.
 
설천봉에 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무주덕유산리조트 내에서 곤돌라를 타면 단 20분 만에 설천봉에 다다르게 된다. 곤돌라는 스키장이나 리조트 이용객이 아니더라도 탑승 가능하다. 다만 주말에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므로 표를 예매해야 한다. 곤돌라 외에 무주구천동과 백련사 코스를 통해 두 발로 등산하는 방법도 있다.
 
▲ 설천봉 정상에는 팔각 목조건물 상제루가 있다. 임유이 기자
 
▲ 설천봉에서 만날 수 있는 상고대. 임유이 기자
 
▲ 향적봉 구 정상석. 임유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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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적봉 세 정상석. 무주군
 
설천봉이 인기인 이유는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1614m)까지 불과 600여m 거리이기 때문이다. 경사도 완만해 설천봉 곤돌라 종점에서 도보로 20분이면 닿는다.
 
지난해 연말 향적봉에는 새로운 정상석이 하나 더 추가됐다. 새 정상석은 1986년 10월 설치된 기존의 정상석과 50m가량 떨어져 있으며 덕유산 산세를 닮아 모양이 둥글둥글하다. 향적봉에 정상석을 하나 더 놓은 것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한 대기 줄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천봉에는 지친 다리를 쉬어갈 수 있는 상제루가 있다. ‘옥황상제관’이라는 뜻의 상제루는 3단 기와가 특징인 팔각 목조건물로 최상단에는 화강석으로 제작된 절병통(1톤)을 설치해 그 규모를 과시하고 있다.
 
백두대간 끝자락에 자리한 덕유산은 어머니의 산이라 불릴 만큼 음기가 강하다. 상제루는 음기를 눌러 음양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목적에서 지어졌다고 한다.
 
그밖에 설천봉 곳곳에는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으로 불리는 주목의 고사목이 자리해 덕유산의 고유한 겨울 풍경을 완성한다.
 
한편 무주덕유산리조트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실시간현장영상’ 웹카메라를 통해 덕유산의 다양한 장소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
 
천연기념물은 반딧불이 아닌 무주
 
▲ 무주반디랜드 생태온실은 화산 형태로 디자인된 유리 온실로 200여 종 1만여 주의 열대 및 온대 식물이 식재돼 있어 일 년 내내 녹색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임유이 기자
 
전등이 인간의 발명품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반딧불이는 진즉부터 자체 발광을 통해 몸에 생체 전등을 장착하고 다녔다. 어두운 밤하늘을 아름다운 노란빛으로 수놓은 반딧불이는 사실 한국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곤충이다.
 
그러나 환경오염으로 반딧불이 애벌레의 먹이가 되는 우렁이와 다슬기가 사라지면서 점차 이 땅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드물게 아직까지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하늘을 나는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전라북도 무주다.
 
흔히 반딧불이를 천연기념물로 알고 있지만 이는 오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반딧불이 서식지인 무주남대천 등 무주군 일원이다.
 
무주군 설천면의 무주반디랜드는 무주의 상징인 반딧불이를 보존하고 관찰하기 위한 테마파크로 내부에 곤충박물관·반디별천문과학관 외 다양한 휴양 시설을 갖추고 있다.
 
▲ 실물 나비로 꾸민 그림을 감상 중인 관람객. 임유이 기자
 
반디랜드를 대표하는 곤충박물관은 다시 상설전시실·희귀곤충실·돔영상실·반딧불체험실·생태온실·아쿠아존으로 구성된다. 희귀곤충실은 아름다운 빛깔의 나비부터 변형·이종교잡·돌연변이의 결과로 탄생한 희귀 곤충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돔영상실은 의자를 젖히고 누운 상태에서 반구 천정에 쏘아올려지는 영상을 관람하는 공간이다. 15분 정도 상영이 이어지는데 깜깜한 어둠 속에 편안히 누워 하늘을 보고 있으면 심해에 들어와 있거나 우주에 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용 요금은 무료다.
 
생태온실은 화산 형태로 디자인된 유리 온실로 200여 종 1만여 주의 열대 및 온대 식물이 식재돼 있어 일 년 내내 녹색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중앙부 자연석으로 된 온실 굴뚝에서는 하얀 연기가 피어올라 화산분화구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재현한다.
 
또 온실 전체를 계류형 실개천과 옹달샘·폭포·물웅덩이 등으로 조성하면서 난방·가습·통풍·관수가 자동으로 이루어지도록 했다. 겨울에 방문하면 더 좋은 이곳은 푸른 자연이 창밖 설경과 대비되어 움츠러들기 쉬운 신체에 활력을 선사한다.
 
▲ 무주반디랜드 돔영상실은 의자를 젖히고 누운 상태에서 반구 천정에 쏘아올려지는 영상을 관람하는 공간이다. 임유이 기자
 
▲ 무주반디랜드 아쿠아존은 무주에 서식하는 어류·파충·양서류·포유류 등 다양한 생물 90여 종 2000여 마리를 22개 전시 수조에 전시한다. 임유이 기자
 
아쿠아존은 무주에 서식하는 어류·파충·양서류·포유류 등 다양한 생물 90여 종 2000여 마리를 22개 전시 수조에 전시한다. 금강 상류에 서식하는 금강모치부터 군산 앞바다로 흘러드는 금강 하류의 눈불개 등 토종 민물고기와 만날 수 있다.
 
특히 반터널 구조의 투명 아크릴을 통해 대형 물고기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웬만한 아쿠아리움 못지않은 시설을 자랑한다.
 
한겨울에 만나는 반딧불이
 
▲ 최북미술관 지하 1층에는 곤충박물관이 있어 가상의 반딧불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임유이 기자
 
 
 
 
반딧불이가 무주의 상징인 만큼 무주 곳곳에는 반딧불이를 이용한 시설물이 꽤 된다.
 
무주군 무주읍 최북미술관은 조선 후기 화가 최북을 테마로 조성한 문화복합공간이다. 2012년 개관한 이곳은 최북의 파격적이고 대담한 그림 세계를 살필 수 있을 뿐 아니라 조선의 문화까지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최북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동시에 정기적인 기획 전시를 통해 무주 예술 애호가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 지하 1층에는 곤충박물관이 있어 가상의 반딧불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전시실이 마련돼 있다. LED 조명이 만들어 내는 영롱한 불빛이 실제 반딧불이 못지않은 영롱함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무주군 적상면 적상산 중턱 450m에 자리한 무주머루와인동굴은 무주양수발전소 건설 (1988~1995) 시 굴착 작업용 터널로 사용하던 곳으로 산머루 재배 농가의 소득증대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무주군이 2007년 임대하여 리모델링했다.
 
머루와인의 숙성·저장·판매·시음이 이루어지는 이곳은 입장권(2000원)으로 음료를 제공해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동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머루정령을 상징하는 동굴 입구를 관통하면 반딧불이를 형상화한 미디어아트 월이 기다리고 있다. 동굴에 사는 오색의 반딧불이는 남대천의 그것과 느낌이 또 다르다.
 
청정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무주는 순백의 순수와 초록의 활기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겨울 여행지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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