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이 지난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반년 넘게 운항을 중단한 가운데 당초 목표였던 7월 운항 재개마저 사실상 무산됐다. 안전시설 개선 공사가 지연되며 재개 시점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항 마비가 장기화되면서 광주·전남 지역 경제는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내부 검토를 통해 무안공항의 운항 재개를 최소 3개월 이상 더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 강화를 위한 로컬라이저(방위각제공시설) 철거와 활주로 연장 공사가 늦어지고 있어 실제 운항은 올해 하반기 중에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무안공항 북측 활주로 연장과 로컬라이저 철거·재설치 공사는 아직 착공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여름까지 완료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초 7월까지 예정된 2800m 활주로의 3160m 확장도 8월까지 밀릴 전망이다. 로컬라이저 역시 기존 콘크리트 구조물을 철거하고 경량 철골 구조로 교체하는 작업이 이달 초 설계를 마친 단계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무안공항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항공기는 착륙 중 콘크리트 로컬라이저 둔덕에 충돌해 폭발했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17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무안공항은 안전 점검과 시설 개선을 위해 장기간 폐쇄됐지만 사고의 핵심 원인인 둔덕 철거조차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공항 폐쇄 장기화는 지역 경제 전반에 깊은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 무안공항에 입점한 8곳의 상업시설 중 7곳이 무기한 휴업 상태다. 광주·전남 지역 여행사들은 계약 취소 사태가 잇따르면서 수개월간 손실 상태다. 지역 상권은 사실상 붕괴 직전이며 운수업·숙박업 등 연계 산업도 고사 위기에 처했다.
광주시는 무안공항 재개가 장기화될 것을 우려해 국제선 기능을 한시적으로 광주공항에 이전하는 방안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5일 대통령 주재 안전점검회의에서 “지역민의 불편 해소와 항공편 정상화를 위해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도 지역경제 회복 방안 마련을 위한 ‘12·29 여객기 사고 피해지역 경제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을 지난달 19일 발주했다. 하지만 연구 기간만 6개월에 달해 실질적인 지원책이 연내 나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4월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후속 조치는 더디기만 하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항 폐쇄는 단순한 항공 교통 중단이 아니라 지역 산업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는 일”이라며 “현재 상태라면 회복에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무안공항의 정상화가 더 늦어질 경우 단순한 항공편 문제를 넘어 서남권 관문 기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신속한 대처와 실효성 있는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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