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염색체 연관 저인산혈증(XLH) 환자들이 성장기엔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를 받지만 성인이 되면 급여가 제한돼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치료 접근성 차별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이 제기됐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는 지난 24일 XLH 치료제 ‘크리스비타’가 소아에게만 급여 적용되는 것은 명백한 연령 차별이라며 성인 환자의 생명권과 평등권 침해 여부를 인권위가 판단해달라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성서와 함께 환자와 보호자 16명이 직접 작성한 탄원서와 대표 청원인의 자녀 모교인 강원사대보고 총동문회의 진정서도 함께 제출됐다. 탄원서에는 성장기 치료로 건강을 되찾았던 환자가 성인이 되면 다시 고통 속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한 성인 환자는 탄원서에서 “20년간 여섯 차례 수술을 받고도 극심한 통증으로 방에 갇혀 지냈다”며 “성인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치료에서 배제되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몇 년 후 성인이 되는 아이들도 같은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며 성인 급여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쿄와기린이 국내 공급하는 크리스비타(부로수맙)는 XLH의 병태생리 기전을 타깃으로 하는 유일한 치료제다. 임상적 효과는 소아와 성인 모두에게 입증됐지만,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만 18세 미만 소아에게만 급여가 인정되고 있다. 성인 환자는 한달에 약 1천만 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해외 주요국들은 이미 소아·성인 구분 없이 크리스비타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은 물론이고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에서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크리스비타 급여를 소아에만 제한하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한 극소수다.
2022년에는 국민청원으로 크리스비타 급여화가 추진됐지만 2023년 급여 기준이 소아로만 제한돼 청원 대상자였던 환자는 혜택을 받지 못했다. 해당 환자는 치료 전에는 침대에 누워 지냈지만 크리스비타 투여 이후 걷기까지 가능해졌으며, 가족은 이를 위해 자가를 처분하고 고가의 치료비를 감당하고 있다.
이날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한 XLH환우회 박순배 대표는 “치료제가 있음에도 보험 적용이 안 돼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현실은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까지 가중시키고 있다”며 “성인도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회 김재학 회장은 “현 제도는 성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치료받을 권리를 박탈하는 명백한 차별”이라며 “모든 XLH 환자에게 연령 구분 없이 급여가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XLH는 인산 재흡수가 비정상적으로 억제돼 발생하는 유전 희귀질환으로, 뼈의 형성과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치료하지 않으면 성장부진, 뼈 변형, 심각한 통증과 운동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크리스비타는 해당 질환의 원인 기전인 FGF23 과잉 활성을 억제하는 치료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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