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장기화 속에 우리나라 자영업 생태계가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의 비중이 전체 취업자 대비 60년 만에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고, 폐업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구조적인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는 조언한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자영업자는 563만7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19.4%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1월보다 0.3%포인트, 1년 전보다 1.2%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자영업자 비중은 2020년 20.6%, 2021년 20.2%, 2023년 20.0% 등 해마다 감소하다가 지난해 61년 만에 20% 벽이 무너졌다.
자영업자가 줄어드는 이유는 폐업하는 가게가 많아서다.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 사업자 수는 100만765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의 소비 패턴 변화,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 온라인 플랫폼의 확산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창업은 진입은 쉽지만 생존이 어려운 대표적인 업종들에서 폐업이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100대 생활업종의 3년 생존율은 53.8%에 불과하며, 그 중에서도 △분식점 46.6% △치킨·피자집 46.8% △커피·음료점은 53.2%에 머물러 전체 평균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창업 장벽은 낮지만 경쟁은 치열하고 수익성은 낮은 업종의 구조적인 한계를 드러내는 수치다. 이러한 업종들은 사회 초년생, 은퇴자, 경력 단절자 등 다양한 계층이 쉽게 진입하면서 과당 경쟁이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
정부는 자영업을 중산층 유지와 고용의 버팀목으로 보고 지원을 계속 늘리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은 2023년 13조5000억 원에서 2024년 14조9000억 원, 올해는 15조2000억 원으로 증액했으며, 이 중 소상공인 육성 관련 예산도 지난해 5조 원에서 올해 5조4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이처럼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자영업자의 수는 감소 추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원의 양적 확대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제 단순한 창업 장려에서 벗어나 자영업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창업 단계부터 민관이 협력해 시장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과밀 업종에 대한 진입을 억제하며, 실패한 자영업자들을 위한 체계적인 퇴출 및 전직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프랜차이즈 본사에 대한 규제와 유통 구조 개편을 통해 불공정한 계약과 과도한 수수료 구조를 개선할 필요도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인구 감소, 온라인 플랫폼 확산, 주 52시간제 도입 등으로 인해 전통적인 자영업 모델의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이제는 단순한 창업 지원이 아닌, 구조조정 관점에서 자영업을 바라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영업이 고용의 마지막 보루가 아닌, 지속 가능한 생계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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