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련 의혹으로 사임 압박을 받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립부 탄(陳立武) 최고경영자(CEO)가 백악관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탄 CEO의11일 백악관 방문 예정을 보도했다. WSJ는 탄 CEO가 트럼프를 만나 자신을 둘러싼 문제를 해명하고 미국 정부와 인텔의 협력 방안을 제안하며 미국에 대한 헌신성과 국가 안보상 인텔 제조능력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정치권에서 탄 CEO의 중국 관련 의혹이 공식 제기된 것은 6일이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톰 코튼(공화·아칸소) 의원이 인텔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해명을 요구하면서부터다. 1959년 말레이시아 화교로 태어나 미국 유학 이후 시민권을 취득한 탄 CEO는 인텔에 영입되기 전 반도체 기업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CDS) CEO를 지냈다. 이 회사가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를 중국의 국방 관련 대학에 판매한 혐의로 미 정부에 1억4000만 달러(약 1900억 원) 벌금을 낸 점, 탄이 운용하는 벤처펀드를 통해 수백개 중국 기업에 투자한 점 등도 우려를 키웠다.
이튿날 트럼프까지 트루스소셜 글로 이해충돌 가능성을 들어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침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조건으로 애플 등 테크기업 반도체 관세 면제가 발표된 다음 날이었다. 경영난에 시달려 온 인텔은 오하이오주에 짓기로 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준공을 늦춘 채 대규모 감원에 나선 상태다. 탄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이 내가 40년 이상 살아온 ‘고향’이다. 업계 경력 내내 항상 최고 수준의 법적·윤리적 기준을 준수해 왔다”며 정부와 협력해 “제기된 문제를 풀고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자 노력 중”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탄 CEO는 2009~2201년 전자설계자동화(EDA) 분야에서 성장해 반도체·IT 스타트업 투자로 유명해졌다. 인텔 이사를 거쳐 2023년 CEO 자리에 오르기 전 반도체·EDA 업계에서 30년 이상 실무 경험을 토대로 중국·동남아·미국·유럽을 잇는 투자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2008년 금융 위기 때 EDA업계 대표 기업인 CDS의 CEO를 맡아 대대적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살려낸 성과를 평가받아 인텔에 영입됐다. 인텔 역시 대규모 구조조정·기술 전환을 이끌 리더십이 절실한 가운데 미국의 초격차 패권을 지키기 위한 ‘트럼프발(發) 리스크’가 더해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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