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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기업의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상법 개정안 처리를 정기국회 내 추진하기로 하면서 기업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자사주가 지배주주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돼 온 구조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고 주주 이익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28일 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3차 상법 개정안은 이른바 ‘더 더 센 상법’으로 불리며 자사주 관리 방식 전반을 개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정기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추진된다.
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정기국회 안에 최대한 빨리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라며 “법 시행 이후 신규 취득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하고 임직원 보상 등 특별한 목적이 있을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자사주 소각은 주식 수를 줄여 주당 순이익을 높이고 주주 이익을 증대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이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제도적 수단으로 보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기업 가치나 주가가 실적에 비해 낮게 평가되는 현상을 뜻하며 불투명한 지배구조나 주주환원 정책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동시에 2011년 자사주 소각 의무가 폐지된 이후 자사주가 지배주주의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비판도 반영됐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25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서밋’에서 상법 개정 의지를 밝히며 “세제 개편을 통해 배당을 확대하고 자사주 취득 남용을 막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회에는 이미 여러 의원이 자사주 소각 관련 법안을 제출한 상태다. 김남근 의원안은 자사주를 취득 후 1년 내 소각하고 예외적으로 보유할 경우 주주총회 승인을 받도록 하며 이때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민병덕 의원안은 취득 자사주의 소각 기한을 1년으로 정하되 전체 주식의 3% 미만인 경우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김현정 의원도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대주주 의결권 제한을 핵심으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쟁점은 기존 자사주 처리 방식이다. 특위 관계자는 “신규 자사주 의무 소각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지만 기존 자사주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핵심”이라며 “한꺼번에 소각할 경우 기업 자본금이 급감할 수 있어 유예기간 설정 등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계는 경영권 침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현실화될 경우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될 수 있고 유예기간이 짧을 경우 자본 구조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기업 반발을 완화하기 위해 배임죄 완화와 같은 기업 친화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대기업 총수 소환을 최소화하고 배임죄 구성요건 완화 논의를 병행해 기업의 협조를 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야당 시절과 달리 집권 여당으로서 경제 정책 추진에 기업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현실도 고려됐다.
이번 개정 추진은 자사주 제도 운영 전반에 변화를 예고한다. 자사주를 통한 경영권 방어를 제한하고 주주 권익을 강화하며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입법의 핵심 방향이다.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이 처리되면 향후 기업의 자본 운용 전략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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