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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의 소송 관련 인력과 예산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SKT)을 시작으로 대형 소송이 줄지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예산 확충이 매우 절실한 상황이다.
28일 추경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이 개보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보위의 2025년 소송 예산은 4억2000만 원이었다. 9월 기준으로는 예산을 모두 집행해 개보위의 현재 소송 예산이 0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소송 관련 전담 공무원(서기관·변호사)은 1명 뿐이고 기간제 전문 연구원(변호사) 2명과 공익법무관(법무부 파견) 1명이 개보위 전체 소송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마저도 기간제 전문 연구원은 1년 계약직이고 공익법무관의 파견 기간도 1년인 것으로 밝혀져 소송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도 떨어졌다.
개보위의 예산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현재 17개의 불복 행정 소송사건을 진행 중이다. 과징금 소송액 총합이 1400억 원이 넘고 대상자들의 소송대리인은 김앤장·광장·태평양 등 대형 로펌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보위를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하는 기업 역시 △메타 △구글 △삼성전자 △카카오 등 굵직한 기업이 많다. 기업들이 호화 변호인단을 앞세워 개보위에 과징금이나 시정 명령 등을 거부하고 있으나 개보위가 이에 대항하기에는 인력도 예산도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유심 정보 유출 사건을 일으킨 SKT가 1347억9100만 원의 과징금 부과에 대해 불복 행정소송 제기를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T는 과징금 부과에 대해 △해킹으로 실제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0건인 점 △다른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과의 형평성 등을 근거로 액수가 과중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SKT는 과거 CJ헬로비전 인수전에서 법무법인 광장과 세종을 선임한 바 있으며 이용자 집단 소송 등에 대처하기 위해 다시 세종과 광장을 선임한 바 있다.
SK그룹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최태원 SK 회장이 이혼 소송 과정에서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대법원 수석 재판연구관을 지낸 홍승면 변호사를 비롯한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주목받았다.
이미 개보위의 법적 대응 능력이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SKT까지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또한 KT와 롯데카드 등이 최근 보안 사고를 일으키면서 개보위의 처분이 필요하다. KT와 롯데카드 또한 과징금 또는 제재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줄이기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개보위 예산과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다면 해당 소송들도 대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추 의원은 “개보위 처분 결과가 불복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하반기 개보위가 다뤄야 할 법적 쟁점 다툼이 증가할 것이다”며 “특히 개보위의 소송 승패가 국민에게 직접 미치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정부 당국은 현재 개보위에 부족한 소송 예산과 인력을 빠르게 보충해 대형 소송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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