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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렸다. 인류의 정착을 가능케 했던 기원전 7000년 경의 농업혁명, 1700년대 중반의 산업혁명, 1900년대 중반의 정보혁명에 이어 인류의 4번째 혁명인 인공지능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특히 범용인공지능(AGI)의 대두는 가사에서 공장작업 회사업무처리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생활과 고용 체계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로봇·무인 드론·무인동차·무인 함정 등은 군사용으로도 사용되어 안보의 지형을 근본부터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은 인공지능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전 국력을 경주하고 있다. 미국의 엔비디아는 이미 시총이 5조 달러를 넘어 한국 GDP의 두 배를 넘어서고 있고, 오픈AI·구글 ·테슬라 등 미국의 첨단 테크 기업들이 가세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 중심으로 알리바바·화웨이 등 중국 첨단 테크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금년 초 중국의 AI 모델 딥시크(DeepSeek)가 저가 인공지능 모델을 공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미국 독주 무대로만 여겨졌던 인공지능 전장에 딥시크의 등장은 ‘스푸트니크 모멘트’에 비유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이런 가운데 등장한 이재명정부는 ‘AI 3대강국’을 내세웠다. 미국 중국에 이어 3대 강국이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다. 마침 개최되었던 APEC 정상회담 비즈니스라운드에 참여했던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호기롭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열고 비즈니스라운드에서 요즘 공급이 달리는 AI칩 GPU 26만 개를 한국에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AI 3대 강국 선언과 달리 정부 여당의 행보는 AI 강국 달성에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AI는 데이터센터 등 천문학적인 값싼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산업이다. 미국이 원전 300기 건설을 선언한 배경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대통령실은 9일 제4차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로 결정하고 이어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협의한 대로 의결했다. 53%는 2050년 순배출량이 0이 될 때까지 매년 일정량을 줄인다고 했을 때 2035년 달성해야 할 감축률이고, 61%는 국제사회가 권고한 수치다. 정부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뒤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에서 2035 NDC를 공식 발표한다.
현실성을 고려한 속도 조절을 바라던 재계의 요구가 결국 수용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온실가스 감축을 획기적으로 끌어갈 수 있는 원자력발전에 대한 전향적인 구상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값비싼 신재생 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고속도로에 집착하고 있다.
현재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의 감축 목표는 7~10%에 그치고 있다. 2위 배출국인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NDC 이행을 무기 연기한 상태다. 현재 NDC는 2030년까지 40% 감축이다. 이번 목표치는 하한선 기준이 이보다 최소 13%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이다. 당장 철강·석유화학·자동차 업계의 경우 직격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 경쟁력을 고려한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탈원전 시즌2가 추진되고 있는 에너지정책도 수정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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