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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다니던 시절에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삶이냐'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은 적이 있다. “진정한 삶의 자유를 위해서는 소유를 버려야 한다”는 말이 기억난다. 전반적으로 인간의 소유욕에 관한 내용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영어는 ‘have’라는 단어를 상당히 많이 쓴다. 예를 들면 “Have an idea” “Have a seat” 등과 같은 것들이다. “나 좋은 생각이 있어”라고 하면 좋을 것을 “나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라고 표현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요즘은 우리말에 지나치게 ‘have’라는 단어를 우리말에 사용하고 있음을 본다. “우리 내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으며, “대통령과 모임을 갖고 현안 문제를 타결할 예정이다”라는 글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은 그냥 “만날 예정이다” “대통령과 만나 현안 문제를 타결할 예정이다”라고 하는 것이 훨씬 보기에도 좋고 듣기도 좋다. 더 심한 것도 있다. “회사와 노조측이 단체 교섭을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라고 표현한 기사가 있다. 이것은 “회사와 노조측이 단체교섭을 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라고 하면 깔끔한 문장이 된다. 굳이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고자 하는 연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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