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경제가 크게 휘청이고 있다. 강력한 감염성에서 시작된 코로나 공포는 각 국가 간에 교류에 영향을 미쳤고 그 여파는 자국 내 경기침체로 확산되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피해는 유독 심각한 편이다. 여기에 내수시장마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여파로 크게 위축되면서 국내 기업은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의 터널을 걷고 있다. 일각에서는 줄도산 위기를 언급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을 몸소 증명해 보이는 사례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을 면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일례로 오프라인 시장의 불황은 온라인 시장 호황으로 이어졌고 비대면·비접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산업도 성장 궤도에 올랐다. 감염병에 대한 공포는 헬스·바이오산업 육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불안정한 금융시장 속에서 파생상품은 빛을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개인은 분명히 존재했다. 이들은 코로나발(發) 불황을 이겨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역대급 불황을 이기는 사람들(기업들)’로 선정하고 개인들의 틈새 재테크, 불황형 창업의 성공 사례, 절약형 소비 전략 등으로 나눠 불황을 이겨낸 개인·기업들의 이야기와 전문가들의 분석 등을 취재해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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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임현범 부장|강주현·이지영·엄도현 기자] 지난 3개월간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외 악재 때문이다.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10년여 만에 15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주식시장에서만 수십조원이 증발하자 ‘증권맨’들은 머리를 부여잡았고 투자자들은 곡소리를 냈다.
불확실성이 커진 금융시장에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졌지만 그 속에서 기회를 잡은 이들도 존재했다. 유행처럼 번진 ‘동학개미운동’이 대표적인 사례다. 소액·개인투자자를 의미하는 소위 ‘개미 투자자’들은 가치가 떨어진 우량주 매입에 나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익창출에 성공했다. 불확실한 주식 대신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등에 투자해 쏠쏠한 ‘재미’를 본 투자자들도 적지 않았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우량주 투자는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진단했다. 상황의 특수성에 맞게 식품, IT, 헬스케어 관련 주식과 특정 산업에 종합적 투자가 가능한 ETF, ETN 등도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현 국면에선 투자보다는 저축을, 일반적인 투자보다는 분산 투자가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코로나 공포에 추락한 주가… ‘묻지마 투자’ 개미들에겐 오히려 기회
올해 3월 국내 종합주가지수로 통하는 코스피 지수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정적인 경제 전망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불안감이 금융시장에 전파된 결과였다. 결국 코스피 지수는 3월 19일 1500선이 붕괴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여 만의 일이었다.
그 시기 정부는 전 국민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당부했다.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지만 내수시장 침체라는 결과는 피할 수 없었다. 3월 23일 코스피 지수는 1482.46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1500선을 하회했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전체 기업의 시가총액은 급감했고 기관·투자자 등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코로나 사태가 점차 심화되면서 금융시장엔 불안감이 더욱 확산됐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는 국내 시총 순위 판도까지 뒤흔들었다. 1월 2일 대비 5월 22일 시총 100대 기업들 중 순위가 바뀐 곳이 89곳이나 된다. 이 중 8곳은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대로 8곳 기업은 새롭게 시총 100대 기업 순위에 진입했다.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코로나지만 특정 기업에겐 기회가 됐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의 위기를 ‘조정장’으로 해석했고 가치가 떨어진 우량주를 매수하기 위해 움직였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일컬어지는 투자 행렬이 대표적이었다. 주식시장의 소액주주를 일컫는 소위 ‘개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총 최상위권에 위치한 기업들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동학개미운동은 증시 안정판으로 작용했고 주가 반동을 견인했다. 개미들의 수익으로도 이어졌다. 3월 19일 기준 4만2300원까지 추락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5월 말 5만원선에 근접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도 6만5800원에서 8만원대로 도약했다. 당시 주식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2달여만에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시현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동학개미운동이 한창 일어날 때 눈 딱 감고 우량주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은 투자 규모에 맞는 쏠쏠한 수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된다”며 “코로나 사태가 증시를 조정했던 셈인데 이것저것 계산했던 투자자들은 적기에 매수를 못해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고 고민 없이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은 오히려 수익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언텍트·바이오·식품 등 코로나 테마기업 등장… 관련 산업 호황에 투자자도 방긋
코로나 사태로 주식 등에 한정돼 있던 금융시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으로 확장됐다. 그 중에서도 증시 변동성이 클수록 투자자에게 유리한 ETF, ETN 등은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3월 기준 ETF 일평균 거래대금이 6조8572억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ETF는 비교적 거래가 쉬우면서도 최소한의 금액으로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는 펀드다. 펀드매니저가 여러 종목을 모아놓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산업별, 상품별 투자가 가능하다. 주로 레버리지, 인버스 등과 연계돼 상품이 구성된다. 레버리지는 일반적인 주가 상승 폭보다 몇 배의 수익을 거두도록 설계된다. 인버스는 특정 지수의 가격이 내려야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다. 두 방식 모두 수익률이 높은 만큼 손실 위험도 크다는 단점이 있다.
코로나 확산 이후 모든 ETF가 수익은 거둔 건 아니다. 수익률은 특정 산업군에 집중됐다. 코로나 확산 이후 중요도와 관심이 커진 산업들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감염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중요성이 커졌다. 비대면·비접촉이 강조되며 IT·게임 관련 산업도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가정간편식(HMR), 간식 등의 수요가 늘며 반사이익을 본 식품산업의 약진도 돋보였다.
해당 산업군과 연계된 ETF는 전반적인 주가 하락장 속에서도 쏠쏠한 수익률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다수 ETF가 3월 한 달간 손실을 기록한 반면 헬스케어 ETF는 20%에 가까운 수익을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헬스케어’(19.05%),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KRX300헬스케어’(19.45%),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헬스케어’(18.88%) 등이다.
기간을 넓혀 보면 5월 26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게임’ ETF는 최근 3개월간 20.1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자산운용의 ‘KBSTAR 게임테마’와 ‘KBSTAR 헬스케어’의 수익률도 각각 21.01%, 25.27%에 달해 20%를 상회했다.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KRX300헬스케어’(24.78%),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바이오’(25.04%),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 헬스케어’(22.73%), ‘TIGER 의료기기’(39.72%) 등도 단기간 내 상당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유일 e커머스 ETF인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e커머스’가 17.17% 수익률을 기록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 밖에 식품주가 묶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필수소비재’(5.56%)와 KB자산운용의 ‘KBSTAR 200생활소비재’(3.10%) 등 ETF도 최근 3개월간 쏠쏠한 수익을 기록했다.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식품, 바이오, 헬스케어, IT 관련 주가의 상승세가 돋보였고 이를 예측한 투자자들은 적지 않은 수익을 챙겼다고 진단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 사태로 반사이익을 본 식품산업·IT업체들은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였다”며 “하반기 코로나가 완화되고 정부의 경기 부양책 효력이 발휘됐다고 봤을 때 ICT 성장주들이 좋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고 중국, 미국 등 인프라 투자 관련 산업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망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초읽기… 해외주식, 채권 투자 등 눈여겨봐야”
코로나 펜데믹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주가도 안정적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앞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춘 재테크가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 전문가, 자산관리사 등은 주가가 회복세에 접어든 만큼 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한 자산관리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당장은 투자보다는 저축을 통해 목돈을 모으고 향후 조정장이 다시 찾아왔을 때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는 설명이다. 투자에 임한다면 분할 투자가 좋고 우량주와 해외 주식에 관심을 가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채권 투자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정목 자산관리연구소 송정목 대표는 “현재 주가가 2월 수준만큼 올랐는데 당시엔 경기가 나쁘지 않았고 지금은 경기가 나쁘다는 점에 비춰보면 시장이 다소 과열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당장은 주식투자보다는 저축을 통해 목돈을 마련하고 다음에 조정장이 왔을 때 투자에 임하는 게 안전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투자에 임한다면 같은 종목을 사더라도 분할 매수를 통해 수개월에 걸쳐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투자가를 조정하는 게 좋아 보이고 ETF를 통해 자동적인 분산투자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코로나 사태의 특징은 전 세계적으로 교류가 줄었다는 건데 국가 간 협력이 줄다 보니 각자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며 “해당 과정을 장기적으로 살펴보면 물가가 많이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이 경우 식품 관련 산업이 수혜를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에 식품 산업에 꾸준히 관심을 갖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반대로 지금 당장은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금리도 상당히 낮아진 상황인데 그만큼 가격이 오르고 있는 채권에 대한 투자를 통해서도 수익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며 “금리상승기에 진입한 후엔 채권 투자를 피하는 걸 알아두면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S&P500에 투자하는 방법도 좋은데 이 지수의 흐름을 15년 단위로 무작위하게 잘라봤을 때 과거보다 미래 지수가 떨어진 적이 없었다”며 “물론 미래를 장담할 순 없겠지만 장기적 관점으로 S&P500은 수익을 낸다는 걸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강주현 기자/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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