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주성 정책 기조로 흔들리던 한국경제가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마이너스’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기업은 물론 일반 소상공인들까지 경기불황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특유의 끈기를 바탕으로 불황을 극복하는 기업들이 등장해 여론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다수의 기업들이 밀집한 서초대로 전경.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부장|강주현·이지영·엄도현 기자] 소주성에 기반한 정책 기조와 코로나 사태로 대한민국 산업계는 전례 없는 불황을 겪고 있다. 일찌감치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인상 등의 친노동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은 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면서 존폐를 고민할 정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역대급의 불황 속에서도 아이디어와 끈기, 집념 등을 바탕으로 불황을 이겨낸 기업들의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글로벌 기업들까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들의 성공 사례는 국내 기업들이 단숨에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월 기업심리지수 금융위기수준… 비말차단막·공유주방 등 창발적 아이템으로 불황 극복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자료에 따르면 전 산업의 업황 BSI는 전월 대비 3p 내린 51에 불과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극심했던 2008년 12월과 유사한 수준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란 기업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부정적이라고 판단한 기업이 많을수록 낮다. 높으면 그 반대다. BSI 지수는 올 1월만 해도 75를 나타냈으나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2월(65)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불과 3달 만에 24p나 추락했다.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인 제조업 업황지수는 더욱 암울했다. 4월 BSI는 전월 대비 4p 내린 52를 기록했다. 2009년 2월(4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체 제조업 기업을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으로 나눠 보면 수출기업(55)은 전월 보다 8p내렸고 내수기업(51)은 동일했다. 제조업을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59)이 6p, 중소기업(45)은 1p 각각 하락했다. 수출 대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다수의 기업이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각자의 생존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그 중에는 일찌감치 창발적인 아이디어를 앞세워 불황을 기회로 바꾼 기업도 존재한다. 차량용 비말차단막, 공유주방 등 독특한 창업 아이템으로 위기를 극복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내·외에 버스격벽 및 택시격벽을 제조·공급하는 보호막 전문업체 KHOTO는 최근 코트라와 협업으로 유럽에 차량용 비말차단막 2000대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공급까지 마무리했다. 이번에 수출된 비말차단막은 뒷좌석·조수석 사이에 비말(침방울) 차단 보호막을 설치해 운전자를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해주는 효과가 있다.
비말차단막은 투명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충격에 강하고 투명한 재질이어서 운전자의 시야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운전자에게 안전보호격벽 효과도 있어 운전자를 신체상해와 범죄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다.
김동관 KHOTO 관리부 전무는 “1992년 설립된 우리 회사는 버스·택시보호격벽과 루프박스·오토캠핑장비 등 자동차용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판매하는 전문 업체다”며 “2020년 3월 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는 차량용 코로나차단막을 개발해 코로나로 인한 경기불황에도 유럽에 2000대 물량을 수출하는 성과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타 해외 다른 지역에도 공급을 위한 샘플선적 및 계약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판매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소 아쉬운 부분은 국내에서의 홍보가 미흡해 인천 외 다른 택시 기사와 승객들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아 국내 차량들의 설치가 미비하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자를 보호하고 승객과 기사님들의 코로나 예방에 많은 효과가 있는 우리 회사 제품이 많이 알려져 확대 적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F&B 비즈니스 플랫폼 위쿡의 경우 코로나 사태로 인한 외식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공유주방 사업을 통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위쿡의 3월 입점문의는 전월 대비 3배 증가했다. 4월 역시 전월 대비 2배 정도 늘었다. 배달 위주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코로나 이전에 비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위쿡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음식 소비패턴의 온라인 전환이 예상보다 빠르게 일어났다”며 “소비시장이 변하자 창업시장도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프라인 매장을 차리기보다 배달형 공유주방을 활용해서 배달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HMR(즉석조리식품)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려는 푸드메이커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을 많이 들여서 창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음식 사업을 준비하거나 예비 창업자들이 공유주방을 비롯해 여러 가지 방법을 많이 알아본 후 리스크를 최소화해 사업을 했으면 한다”며 “이런 취지에서 내달 5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반드시 알아야 할 음식 사업 생존전략을 사업설명회를 열 예정이다”고 전했다.
코로나 사태의 반사 효과를 누리는 기업도 주목을 받고 있다. 프리미엄 비타민 전문 브랜드 한국솔가는 항산화에 효능이 있는 ‘솔가 에스터-C 500’의 2020년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285% 증가했다.
전준언 한국솔가 마케팅팀 매니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 40~60대는 물론이고 20, 30대까지 건강기능식품 소비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이 마케팅 트랜드로 자리 잡은 만큼 건강기능식품의 소비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국내기업 불황극복 노력 찬물 끼얹는 소주성… 정책기조 대전환 없으면 국민 피해 불가피”
다수의 전문가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 이미 정부의 소주성·반기업·반시장 정책으로 인한 문재인 불황이 닥친 상태였다고 진단하며 지금이라도 불황을 이기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업 위기는 곧 국가경제 위기로 이어져 최종적으론 국민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치권의 주 52시간제와 외국에 비해 협소한 최저임금의 산입범위와 주휴수당, 업종·연령·지역을 가리지 않는 단일임금제 등 기업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장벽들이 존재한다”며 “정부는 기업경제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 정부는 근본적인 정책 개선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어렵게 하고 있는 요소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호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주 52시간 근로제를 최근의 경제 환경 변화에 맞게 전면 수정해야 한다”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연구개발(R&D)을 통해 창업 아이템을 개발해야 하는데 주 52시간제가 연구 시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R&D 분야는 과제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고 실험을 한번 시작하면 중단하기 어렵다”며 “이에 정부는 주 12시간 이상 연장 근로할 수 있게 한 5개 특례업종에 추가하거나 탄력근로제 적용 단위 기간을 6개월~1년까지로 확대하는 등의 다양한 대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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