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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반시장에 멍든 서민 부동산 첫 공급대책마저 ‘또 반시장’

정부 4일 수도권 주택공급 방안 발표…총 13만2000가구 공급

공급대책 핵심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 도입에 시장반응 시큰둥

“기존 정비사업 규제 해소 없인 공공재건축 참여단지 없을 것”

문용균기자(ykm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8-04 14: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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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공급대책을 발표했지만 서울 내 주요 공급원으로 지목됐던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기존 규제 완화는 빠졌다는 반응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사진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문재인정부가 공급대책을 내놨다. 지난달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하라는 특별 지시 이후 한 달 만이다. 공공 재건축 제도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이번 대책에 부동산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한 모습이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 등을 중심으로 소유자의 동의를 얻기 어려워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의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존 정비사업 규제 완화 없이는 어떠한 공급대책도 유명무실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주변 인프라를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용적률을 올려 개발하는 것은 주거의 질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수요억제→공급확대 프레임만 바뀐 文정부 부동산대책 “반시장 기조는 여전”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공공 재건축 제도 도입이 주요 골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참여를 전제로 재건축 단지가 주택 등을 기부채납하면 종상향 등을 통해 용적률을 300%~500% 수준으로 확대해주고 층수도 50층까지 올려주겠다는 것이다. 용적률 500%는 준주거지역 용적률 상한이다.
 
다만 용적률을 올려주는 대신 조건을 내걸었다. 증가한 용적률의 50~70%는 기부채납으로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고밀 재건축을 통해 기부채납 받은 주택의 절반 이상은 장기 공공임대로 공급하고 나머지는 무주택자와 신혼부부·청년 등을 위한 공공분양으로 활용한다.
 
정부는 공공재건축을 통해 공급될 물량을 포함,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과 강남구 서울의료원 부지 등 신규부지 발굴 및 확장 등을 통해 수도권에 전체 13만2000가구의 주택 추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태릉골프장(1만 가구), 용산구 옛 미군기지 캠프킴(3100가구),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1000가구), 국립외교원 유휴부지(6000가구) 등의 주택단지 개발 계획도 내놨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뉴타운 해제 지역에 대해서도 공공 재개발 사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를 통해 2만가구 이상 공급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LH와 SH가 공공시행자 참여,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재개발 사업의 보다 빠른 추진을 지원한다.
 
아울러 정부는 도심에 다양한 주거공간을 육성하기 위해 각종 도시규제 등이 최소화되는 ‘입지규제 최소구역 제도’도 개선할 방침이다. 노후 공공임대 재정비 시범 사업을 통해서도 3000가구 이상 공급하고, 빈 오피스 등을 개조해 1인가구를 위한 공공임대 2000가구를 확보할 방침이다.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 사유재산 침해나 다름없는데 누가 하겠나”
 
정부의 이번 공급대책의 핵심은 ‘공공 참여형 고밀 재건축’이다. 5년 간 총 5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상당수의 재건축 단지가 참여해야 가능한 물량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다수의 재건축 사업장에선 공공 참여형 고밀 재건축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존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해소하지 않는 한 참여가 미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 조합장은 “조합원들은 대체로 시큰둥한 반응이다”며 “공급대책을 발표한다고 해서 그간 내놓은 각종 규제들을 완화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층으로 개발하면 주거의 질은 떨어진다”며 “자세히 이야기 해봐야 알겠지만 3분의 2가 동의해 공공재건축으로 사업을 진행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답했다.
 
그는 “만약 공공재건축을 선택하지 않은 사업장의 인허가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속도가 느려진다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정책이라는 것이 멀리보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이어갈 수 있는 것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재건축 아파트 추진위원장은 “지금과 같이 강력한 규제가 적용되는 상황에선 용적률이 올라간다고 해도 임대물량이 늘어나면 (계산을 해봐야겠지만) 사업성이 크게 나아진다고 볼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임대주택을 LH·SH 등 공공기관에 넘겨줄 때 기준이 되는 표준 건축비가 시세와 비교해 지나치게 낮은데 왜 이걸 시정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정부 의도대로 사유재산을 공공재건축을 위해 내놓는 단지는 적어도 강남권에선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공재건축이 제대로 진행되려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해소가 수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DB]
 
부동산 전문가들도 집값 안정화를 위해선 더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용적률 완화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내놓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누가 사유재산을 건드리는 공공재건축을 원하겠냐”며 “계획한 가구를 다 공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재건축이 제대로 진행되려면 분양가상한제 해소 등의 방안도 함께 내놓았어야 했다”며 “현 정부 들어 통과가 매우 어려워진 안전진단,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기존의 규제 역시 완화된 것이 없다”고 언급했다.
 
권 교수는 “유휴부지를 통한 공급도 완벽하다 보기 어렵고 공급이 정부 뜻대로 된다고 하더라도 시장엔 유동성 자금이 많아 주택시장 안정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개발지 주변에 투기수요만 늘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김동환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태릉골프장 주변 주민들이 아파트 건립을 반대하는 것으로 아는데 한 번 아파트가 들어오면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며 “환경영향평가도 없이 어떻게 부지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졸속 행정의 결과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그는 “용적률 상향은 도로, 관공서 규모 등 주변의 모든 인프라를 고려해 설정해야 하는 것이다”며 “현재 서울시는 용적률을 높였을 경우 주변 인프라를 확대할 여력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표한 사람들에겐 미안하지만 시장이 규제로 잡히지 않으면서 우리도 노력하고 있다는 시그널만 보낸 게 아닌가 싶다”며 “오히려 세대, 계층 간 갈등 유발을 통해 국민감정을 악화시킨 것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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