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통합당)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한지 3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김종인 위원장 선임을 두고 잡음이 있었을 뿐 비대위 체제 전환 이후에는 내부단속 및 체질개선에 집중하며 큰 이슈 없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이어진 조용한 행보는 정치권 안팎의 우려를 낳고 있다. 수권을 목표로 하는 통합당의 행보가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모든 이슈를 비대위가 끌고 가는 것은 수권 작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비롯해 2년 후 차기 대선 등을 앞두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해찬이 깔아준 판에서 존재감 키우는 이낙연·김부겸·박주민·이재명 ‘민주당 대권주자’
21대 총선을 통해 176석을 획득한 민주당은 사실상 독주체제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총선 직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부동산 관련 입법 등을 단독 처리하며 국민들의 관심마저 독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차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8·29 전당대회’ 선거운동을 시끌벅적하게 진행하며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다. 당권주자들과 최고위원 후보자들은 전국을 돌며 진행 중인 합동연설회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나가고 있다.
특히 당권 레이스 돌입 이후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진 이낙연 민주당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을 앞세워 당의 존재감도 키워나가고 있다. 당 대표 후보자를 이용해 코로나19 대응, 부동산 관련 입법 등 각종 이슈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 중 한명인 이재명 경기지사도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관련 허위사실 공표죄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을 내린 이후 민주당의 인기 상승에 보탬이 되고 있다.
당대표인 이해찬 대표는 당권 주자 및 최고위원 후보들에게 관심이 집중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최대한 낮추고 있다. 당초 강력한 리더십으로 당의 목소리를 담당해왔던 이 대표는 최근 최고위원회 회의 등을 이끌 뿐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당내 유력 정치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인에 목메는 통합당…강력한 리더십 중심으로 새 얼굴 육성 주력해야”
통합당 비대위는 민주당에 비해 관심을 덜 받는 형국이다. 비대위 체제 전환 이후 별다른 정치적 이벤트가 없었으며 176석의 민주당에게 이슈 주도권마저 빼앗겨 별다른 존재감을 발산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현재 통합당의 존재감이 미약해지고 있는 이유로는 대부분의 목소리가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에게만 쏠려 있는 점이 지목된다. 재보궐 선거와 차기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전면에 나서 국민적 인지도를 쌓아야 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김 위원장이 대선후보의 자격을 거론하며 대선후보를 만들겠다고 이야기해 기존 후보군으로 지목됐던 인사들까지 입을 다물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선 통합당 비대위를 청산하고 대선주자급 리더십을 갖춘 인물과 새로운 얼굴들을 전면에 내세워 인사가 통합당 재건 작업을 주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과거에도 보수정당이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새로운 얼굴들을 전면에 내세워 위기를 극복한 사례가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대위장을 역임할 당시 박 전 대통령은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해 젊은 정치인 육성에 나서는 등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100석 확보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측됐던 19대 총선에서 과반 이상(152석) 확보에 성공하는 저력을 보여줬다.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15대 총선 당시 자신과 관계가 껄끄러웠던 이회장 전 국무총리 등 9명의 대권주자를 전면에 내세웠다.
김 전 대통령의 사례에 비춰 통합당도 서둘러 원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원석 같은 인사들을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현재 통합당 내에서 대권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과 함께 정견을 펼치고 인지도를 쌓을 수 있는 정치적 이벤트를 개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영훈 경제지식네트워크 사무총장은 “박 전 대통령 등 과거를 돌이켜 봤을 때 보수정당은 강력한 리더십의 등장을 통해 힘을 얻었다”며 “대선이 불과 1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비대위원장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좋지 않다. 지금은 새로운 후보들이 치고받으면서 얼굴을 알리는 기회의 장을 만들 시기다”고 강조했다.
김동민 나비1020 청년·청소년의 미래 대표는 “비대위가 통합당과 보수진영의 답보상태를 깰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재보궐 선거까지가 임기인 김 위원장이 어떤 혁신안을 만들더라도 대선후보들의 동의가 없으면 뒤집어지게 되기 때문에 차라리 임기만료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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