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의 무분별한 재정지출 행태로 나라곳간에 비상등이 켜졌다. 나라빚을 내면서까지 선심성 현금복지 등을 추진하다보니 국가채무 규모는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40%를 돌파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년 후 50%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그럼에도 정부와 국회를 독식하다시피 한 집권여당은 반복적으로 대단위 재정 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국가채무비율 평균치가 100%를 넘으니 우리나라는 아직 여유가 있다는 변명을 내놓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실질적 국가채무비율이 이미 100%대를 넘어섰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재정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고 경고한다.
브레이크 없는 재정지출에 바닥난 나라곳간…“정부·여당 독주에 재정건전성 초유 위기”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국가채무 규모는 전년 보다 111조4000억원 늘어난 840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97조원 규모의 적자국책 발행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국가채무 증가 규모는 2019년 본예산 순증 규모였던 32조6000억원의 3배에 달한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향후 국가채무비율이 △2020년 43.5% △2021년 46.2% △2022년 49.9% △2023년 51.7% 등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40%대에 진입한 국가채무비율이 불과 3년 만에 50%대에 진입한다는 얘기다.
과거 국가채무비율이 10%p씩 상승하는데 소요된 기간에 비해 현저히 짧은 수준이다. 과거 우리나라 국가채무비율이 10%대에서 20%대로, 20%대에서 30%대로 진입하는 데 각각 7년의 시간이 걸렸다. 30%대에서 올해 40%대로 상승하기까지는 9년의 시간이 걸렸다.
우리나라 국가채무비율의 가파른 상승폭에 대해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예산이 계속 커지며 채권이 지속 발행됐고 자연스레 채무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비교지표가 되는 GDP가 낮아지는 점도 국가채무비율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조치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곤 하나 장기침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재정지출을 아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국가채무규모와 비율의 상승 속도가 빨라진 주된 원인으론 문재인정부의 재정지출 행태가 지목된다. 선심성 복지정책 확대 등을 위해 대규모 예산을 집행하는 등 정치적 목표 달성과 인기몰이 등을 위해 나랏돈을 쓰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512조원에 달하는 ‘슈퍼예산’을 편성한 바 있는데 이중 기초연금, 아동수당, 근로장려금 등 현금성 복지에만 50조원을 쓰기로 했다. 단기 일자리예산도 26조원 규모로 편성했다. 이렇게 짜인 예산안을 지키기 위해 정부는 76조4000억원의 나라빚을 내기로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부는 코로나 확산을 명분 삼아 3차례에 걸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다. 추경에도 긴급재난지원금 등 현금성 복지 계획이 포함됐다. 추경 편성 과정에서 나라빚은 100조원 수준으로 늘었다.
정부는 정책실패 책임 면피를 위해 재정투입을 일삼는 행태도 반복하고 있다. 일자리 난이 심화되자 예산을 풀어 단기 일자리 등을 마련하기 위해 재정지출에 나서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경제난 해소를 위해 ‘한국판 뉴딜’ 정책 등을 펼치는 과정에서도 대규모 재정 집행이 뒤따를 것으로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재정투입을 바탕으로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해당 정책이 실패했을 때 또 다른 정책을 펼치며 재차 재정을 지출하는 행태에 비판적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이 과정에서 거대 여당이 장악하고 있는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점에도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입법부가 행정부의 결정과 행동을 감시·감독하면서도 견제하는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현 정부는 정책의 부작용을 돈(재정)으로 막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문제는 반(反)시장 성격 정책이 많다는 점인데 세입기반이 되는 시장을 뒤흔드니 자연스레 세수은 줄게 되고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정지출에 나서는 과정에서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회가 행정부를 통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최근 행태를 보면 오히려 국회가 먼저 나서서 대규모 재정지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며 “재정지출을 둘러싼 문제가 심화되고 있음에도 이를 제약할 기관이 없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韓 국가채무비율 이미 한계선…민간경제 활성화로 문제 풀어야”
국가 재정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음에도 정부와 여권이 확장재정 정책을 펼치는 논리의 배경엔 OECD 회원국 국가채무비율 평균치를 하회한다는 주장이 자리하고 있다. OECD 국가채무비율 평균치는 109.2%(2018년, 일반정부 부채 기준)인데 반해 우리나라 국가채무비율은 40%대에 불과해 아직 나랏빚을 끌어다 쓸 여력이 남아있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그러나 한경연은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한경연에 따르면 국제적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가채무비율을 들여다보면 이미 한계치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부채를 어디까지 포함하느냐에 따라 국가채무비율 산정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로 중앙·지방정부 부채(D1)만 집계한다. 올해 40%를 넘어선 국가채무비율도 D1 기준이다.
반면 OECD 주요국은 국가채무비율을 D2 기준으로 계산한다. D3, D4 기준을 활용하지 않는 이유는 이들 국가들에 공기업이 많지 않고 국가가 연금의 보증을 서지 않기 때문이다. 정반대에 놓인 우리나라는 D4를 기준점으로 삼을 필요성이 강조된다. IMF마저도 우리나라에 D4활용을 권하는 상황이다.
당장 나라빚으로 여겨지지 않더라도 재원이 부족해질 경우 재정으로 메워야하는 부채인 일반정부 부채(D2)와 공공부문 부채(D3), 공무원·군인 연금충당부채(D4) 등을 포함해 계산하면 국가채무비율은 이미 OECD 평균치에 가까운 106.5%에 달한다. 여기서 우리나라 군인·공무원 연금의 충당부채는 49.6%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수의 전문가들은 정부가 재정준칙을 만들고 독립적 기구를 설립하는 등 재정건전성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다만 제도 도입을 위해선 정치권력의 의지가 필수적인데 거대 여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만큼 현실화 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조경엽 실장은 “국민 세금으로 지원되는 공기업 부채나 연금충당부채도 국가채무에 포함해 국제비교를 해야 한다”며 “OECD 평균에 비해 낮다는 이유로 국가채무를 늘려도 괜찮다는 주장은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 출범 4년만에 국가채무가 200조원 이상 증가한 만큼 강제성을 수반한 재정준칙 법제화가 시급하다”며 “다만 일련의 과정도 정치권의 의지가 중요한 부분인 만큼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고 설령 재정준칙이 마련된다고 해도 정부가 안 지키면 그만이라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립적으로 정부의 씀씀이를 감시할 수 있는 독립기구 설립도 시급하다”며 “미국이나 영국처럼 예산위원회와 결산위원회를 따로 운영해 행정부의 예산집행 과정을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그 결과가 차년도 예산편성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재정악화 문제를 민간경제 활성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재정건전성 악화로 세입 확대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데 세율 인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민간, 그 중에서도 기업 활성화를 도모해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고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세금은 소득과 소비에 세율을 곱한 만큼 걷어지는 것인데 소득과 소비 수준이 낮다면 제아무리 세율을 올려도 세입확보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세율을 높이는 것도 한계에 봉착한 만큼 소득과 소비를 늘려 세금확보에 나설 필요성이 강조되는 데 이를 위해선 민간경제 활성화가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 중에서도 기업활동을 장려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활동 활성화는 사람들의 소득, 소비 증가로 이어질 것이며 그만큼 세수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국가주도복지 확대를 위해 재정지출을 계속 늘리다가는 감당하지 못할 상황과 마주할 것이다”며 “일자리 제공 등 민간에서도 양질의 복지가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에 대한 규제, 세율 완화가 세수 증대, 복지 확대 등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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