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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국정원의 법적 독립성 보장만이 국가정보 발전의 초석

국가 안보의 최일선 국가정보기관이 나아가야 할 길(IV)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09-07 11:26:13

▲박진기 국제대학원 교수·칼럼니스트
 ‘테라포밍(Terraforming)’이란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을 인간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변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즉 ‘한반도 테라포밍’이란 지금 빠른 속도로 붕괴되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의 자유주의, 민주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다시 복원하기 위한 전향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제 첫 시작으로 국가 안보 및 국가 운영의 최선봉이자 핵심 분야인 국가정보 시스템의 한계와 발전 방향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 (Part IV)
 
일류 정보요원 확보, 독립성 보장이 일류 정보기관으로 가는 첩경
 
일류 정보기관의 요원을 확보하는 방법 중 가장 현실적인 문제로 국가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의 인력 운영 실태를 살펴보도록 보자. 기본적으로 국가정보원 인력 확보 및 운영 방식은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초반의 지원자들 중 시험평가 우수자를 선발한 후 이들을 장교 임관 교육훈련 과정과 유사한 군대식 커리큘럼으로 교육한 후 실무 부서에 배치하고 도제(徒弟)식 교육을 통해 정보원으로 양성하는 전통적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적 커리큘럼과 시스템을 통하여 한명의 쓸모 있는 정보요원을 양성하기 위하여 오랜 기간 국가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물론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1961년 육군 중령 출신 김종필을 중심으로 한 군(軍) 출신들이 설계하고 초기 군 출신을 근간으로 창설되었다는 역사적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단순 협조자 수준의 첩보요원이 아닌 정보요원을 육성하고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각 분야에서 10년 이상 숙련된 전문가를 임용하거나, 보다 수준 높은 정보 수집 및 분석을 위하여 일본처럼 외부 위장 연구기관을 활용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일 수도 있다. 그리고 국가정보원은 보다 전문화된 그룹으로 구성된 외부 기관의 분석 결과를 검증하여 지금과 같은 분석 보고서를 생산해 내거나, 국익을 위한 고도의 비밀공작 업무에 집중하면 된다. 
 
그것이 더욱 효율적이며 국가 예산의 오용과 남용을 방지하는 첩경이기도 하다. 물론 이때 공작의 범위는 미국, 이스라엘 등 선진 정보기관들과 같이 대한민국의 자유주의, 민주주의, 시장경제체계를 굳건히 보호하는 대외적 활동과 임무를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 2011년 2월에 발생했던 국정원 요원들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호텔 잠입 사건’을 잘 알고 있다. 외국의 호텔도 아닌 국내 호텔에서 호텔 직원들의 도움까지 받아가면서도 완벽하게 실패했던 그 날의 치욕적인 사건처럼 어리숙한 공작 능력을 다시는 보여서는 안 된다. 그러나 2020년 지금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정보기관의 공작활동 능력은 진일보 했을까? 현실은 더욱 아쉽게도 좌파 정치 그룹에 의해 옥죄는 상태에서 그 역량은 더욱 떨어져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정치 개입에 대하여 논란이 되고 있는 국가정보원법의 경우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미 ‘국정원의 정치적 독립을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력 직속기관이라는 하이어라키(hierarchy)적 특성으로 인하여 피해갈 수 없는 태생적 한계 속에 있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대통령은 정치인’이며 그가 지시하는 내용은 정치적 행동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국정원의 독립기관화 이외는 방법이 없을 듯 해보이기도 한다. 
 
이와 같은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제거하고 국내 최고 정보기관으로 각 부분 정보기관의 활동을 융합하는 국정원이 본연의 임무에 전념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독립성 보장’과 대통령을 위시한 정치인들의 개입을 차단하는 선제 조건으로 규정해야 할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의 주장과 같이 국가정보원을 현재와 같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유지시키지 말고, 정부조직법상 헌법에서 보장하는 독립기관으로 변경하되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도 필요할 경우에 헌법에 규정된 범위 내에서 국정원에 정보를 요청하거나 첩보 수집 및 정보 분석 임무를 주고, 이러한 행위가 국회 정보위원회에도 자동 통보되도록 한다면 행정부와 입법부 간의 상호 견제가 가능하여 더 이상 오해를 받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국정원법을 개정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 혹은 정부조직법 등 관계 법령에 대통령과 국회 등 정치인들이 그들의 목적으로 위한 정치적 개입을 차단하는 것을 규정하여야 국가정보원의 타의적 정치 개입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그것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정치인들이 국정원 주요 인사 임명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악습이 지속되고 이들에 의한 국가정보 활동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않는다면 국가정보기관은 언제까지나 정치인들의 통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국정원 직원은 공무원이지만 공무원이 아니다. 국정원장, 차장, 기조실장의 경우 그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일반 정무직 공무원과 같은 낙하산식 인사가 아닌 현직 국정원 요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내부 선발 방식으로 변경할 필요도 있다. 
   
또한 대외적 측면에서의 국가안보를 위한 정보기관의 역할 측면에서 살펴보면 군과 민간으로 나뉘어 있는 첩보수집 기능은 실질적으로 구분이 어렵고, 기술적으로도 유사성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부 역할과 기능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현재 국정원,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경찰청 등이 각각 보유하고 있는 신호정보와 영상정보 관련 정보수집 기능도 통합 운용하여 독립된 ‘기술정보기관’을 새로 신설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계에 봉착한 국가 정보력의 대안, 민간정보기업(Privity Intelligence Company) 활성화
 
지난 주 칼럼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미국의 경우 9.11 테러 이후 ‘민간정보기업(PIC, Privity Intelligence Company)’의 도약이 눈에 띈다. PIC 산업은 1990년대 말부터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9·11 테러 전에는 140개 기업에 불과 했었으나 9·11 테러 이후 대폭 증가하여 2000개 수준의 기업으로 증가하였다. PIC 사업의 경우 수익 모델은 정보기관 업무 아웃소싱 용역과 기업 업무 아웃소싱 용역으로 나뉜다.
 
정보기관 아웃소싱의 경우 통신정보 수집과 공개정보(OSINT: Open Source INTelligence)를 활용한 정보 분석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각국의 정보기관은 물론 대한민국의 국정원 역시 상당부분 오신트(OSINT)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현안 분석과 관련된 정보 보고서를 작성할 때 잘 다듬어진 신문 사설이나 기사의 문장을 그대로 인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PIC 산업이 가장 융성중인 미국의 경우 2017년 기준 정부와 계약한 업체가 1931개에 이르며 이들 PIC기업이 미국 정보 예산의 70%(NSA 연간예산 80억달러 중 60억달러)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비밀 취급 권한의 경우 2012년 기준 미국 비밀취급권자 전체 492만명 중 민간업체 직원이 21.6%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PIC 기업은 1914년에 설립된 Booz Allen Hamilton이다. 이 기업은 글로벌 정보 분석 시스템인 프리즘(PRISM)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2만5000명의 직원과 연매출은 58억6000만달러에 이른다. 기업 특성상 경영진 대부분 국가정보국(DNI)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외 1969년에 설립된 SAIC는 NSA 등 정보기관을 주요 고객으로 하고 정보 수집, 감시, 정찰, 사이버 안보 등의 업무를 대행한다. 1969년 설립된 Stratfor의 경우 CIA의 요청으로 글로벌 국가 정치 위험 분석 업무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민간정보기업(PIC)은 국가정보기관 즉, 공무원들의 한계성을 극복하는 한편 관련 분야에서 수십 년간 근무한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로 구성되어 있어 동급의 첩보를 수집, 정보를 분석하는데 발생하는 기회비용에 있어 압도적 우수성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정보활동에 있어 국가는 주변국의 눈초리와 경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글을 마치며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진다. 국가정보는 누구를 위한 정보인가? 그리고 국가정보기관은 누구를 위한 정보기관인가?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즈음하여 망가진 대한민국의 국가정보시스템은 어떠한 방향으로 재건해야 하는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국가 정보기관 운영에 있어 미국과 같은 수준의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지금까지와 같이 정치 그룹에게 계속 이용만 당하게 된다면 정보기관이 해야 할 일 즉, 국가의 이익 보장은 물론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도 없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정보기관은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우방국과 연계할 수 있는 특성화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미국, 중국과 같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정보시스템이 아닌 대한민국에 최적화된 정보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구시대적 국가정보관리체계를 탈피하는 한편 보다 안정적인 국가 위기관리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한 미래지향적이고 효율적 국가정보관리체계 구축 방안 제시하도록 하겠다. 
 
첫째,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국가정보시스템 구축에 대한 공감대 형성 및 법적 보장이 선행되어야 한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헌법과 정부조직법 등 관계법령상 대통령 직속기관이 아닌 독립성을 보장받는 기관의 위치를 공고히 해야 한다. 미국처럼 정보예산 사용에 대한 감시, 견제를 위한 국회 정보위에 권한을 확고히 하는 한편 전직 국정원 요원들의 공식 단체인 양지회도 있는 만큼 국가정보원장의 인사의 경우 대통령 추천이라는 정치적 목적과 결정이 아닌 전 현직 국정원 출신을 대상으로 전 현직 직원들의 평가를 통해 순수 정보기관 관리 능력을 검증받고 내부 추천을 받아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한다. 
  
둘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는 정보기관이 될 수 있도록 AI 기반 OCS 분석기술 도입하고 정보 요원들은 AI로는 한계가 있는 휴먼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휴민트 구축에 집중한다. 그리고 효율적인 휴먼 네트워크 구축을 위하여 국내부서, 해외부서의 구분이 아닌 통합적 첩보 수집, 정보 분석 융합 시스템의 정착이다. 또한 국가정보원, 경찰청,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정보본부, 사이버사령부 등 정보기관의 업무목표 재설정 및 상호간 협력체계 재구축하는 한편 국가정보원은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은밀 대외활동, 즉 공작활동에 집중해야 한다. 
 
셋째, 국가정보원 인력 선발의 패러다임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군대식 기수별 모집이 아닌 국정원내 인사 물색팀의 인력을 대폭 충원하여 실무 경험이 풍부한 자원을 물색하고 국가관과 업무 역량 등에 대해 장기간의 검증을 통해 채용하는 한편 일반 공무원 직급 체계가 아닌 정보관, 공작관, 분석관으로 선발 후 연차별 진급이 아닌 담당관, 관리관으로 2단계로만 구분하여 직급이 아닌 업무 역량에 따라 직책을 부여하는 인사관리체계를 구축한다. 
  
넷째, 해외 정보기관들과의 협력 관계를 재구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기관으로 다시 일어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핵무기 개발 등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성으로 전세계적 관심 대상인 북한에 대한 정보력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지난 4월 김정은 사망說 해프닝과 연관하여 대북 정보력의 한계를 보여준 만큼 대북 정보 수집 라인의 다각화도 필요하다.
 
다섯째, 일본의 국가정보시스템과 유사하게 정보기관의 인력은 최소화하고 연계성 노출을 완벽히 차단한 상태에서 국내외 민간 연구기관을 설립하여 적극 활용하고 해외 연구기관에 운영자금을 지원하여 각 국가별 고급 인력의 포섭하여 핵심 정보 습득, 대한민국의 유리한 연구결과 발표 등 전향적인 국가정보 예산 활용 방안 등을 마련한다.
 
여섯째, 민간정보기업(Privity Intelligence Company) 활용 방안을 도입한다. 이는 고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나, 공무원이라는 특성상 부득불 퇴직한 정보요원들의 전문성과 그들이 수십 년간 구축한 휴먼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일 뿐더러 100세 시대에 부합하는 고급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기도 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변화가 아니면 생존할 수 없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국가정보시스템 재건 및 발전에 매진해야 하여야 한다. 그것은 국가 발전을 위한 시대적 요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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