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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코드=1인칭 기자가 뛴다]-<32> 도시재생 사업지①

수백억 혈세 도시재생 그후…집은 물새고 골목은 화재위험

재생사업 4년차 난곡동, 주민은 “그런게 있었나” 반문

천연동 주민들 “번개에 변압기 터질까 하루하루 공포”

전문가들 “노후지역 더 낡게 만드는 서울시 도시재생”

김찬주기자(cj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9-25 13: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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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살지 않은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은 난곡동 소재 한 단독주택 대문 한 가운데 ‘올해 7월 전기료 고지서’가 꽂혀있었다. 폐가의 한 쪽 벽면에는 새 것 같은 소화기가 설치돼 있어 폐가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사진은 난곡동 폐가(왼쪽)와 폐가 벽면에 설치된 새소화기. ⓒ스카이데일리
 
서울시는 서울형 1단계 도시재생활성화사업에 이어 2017년 2월부터 서울 내 낙후지역 7곳을 ‘서울 2단계 근린재생형 사업지’로 선정해 2022년까지 지역별로 최대 500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전개 중이다. 대상 사업지는 △관악구 난곡·난향동 △서대문구 천연·충현동 △강북구 수유1동 △도봉구 창3동 △은평구 불광2동 △중랑구 묵2동 △성북구 안암동 등이다.
 
그러나 사업이 시작된 지 3년이 훌쩍 지났지만 이들 지역 곳곳은 여전히 비만 오면 불안에 떠는 낡은 주거지로 남아있다. 현장에서 만난 입주민들은 도시재생사업만으론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완전 재개발이 시급하다고 토로한다. 사업 자체의 효율성을 문제삼으며 애꿎은 시민의 세금 낭비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도움 안 되는 도시재생사업…장마 누수에 주민 직접 ‘자비수리’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은 손닿으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다. 어느 집 담벼락엔 새것 같은 소화기 두 개가 어울리지 않게 설치돼 있다. 어느 화창한 오후 서울 관악구 난곡동의 첫인상이다. 기자가 둘러본 서울 시내 도시재생 현장은 ‘살 만한 주거지’와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2017년 2월 ‘2차 도시재생 사업지’로 선정된 서울 관악구 난곡동 초입의 낡은 건물 벽엔 ‘도시재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작은 현수막이 걸려있다. 크기가 작아 사실상 눈에 띄지 않는다.
 
도시재생 지원센터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낡은 주택들 속에서 ‘난곡로 주변 골목길 환경 조성사업 의견 공유’ 현수막 하나가 걸려있다. 이어 오르막길을 계속 올랐지만 그 이상 도시재생 내용과 관련된 현수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주민들이 도시재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지 궁금했다. 난곡동 도시재생 지원센터에서 불과 300m 정도 떨어진 곳에 20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구재관(84 )씨는 “난곡동 도시재생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 구청이나 주민대표나 말해준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비가 올 때마다 지붕에서 빗물이 새 집안 천장이 다 젖고 곰팡이가 펴 참다못해 지난해 6월에 410만원을 들여 지붕공사, 천장도배 했다”고 말했다.
 
▲ 서울 관악구 난곡·난향동 도시재생 지원센터가 동네 초입의 낡은 건물 2층 한 귀퉁이에 작게 자리해 있지만 거주민 대부분이 고령자임을 감안했을 때 눈에 잘 띄지 않는 위치로 평가됐다. 난곡동 도시재생사업은 벌써 4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주민 대부분은 ‘도시재생’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사진은 난곡·난향동 도시재생지원센터와 43년 된 노후 건물 천장이 누수로 인해 곰팡이가 핀 모습. ⓒ스카이데일리
 
구 씨는 대화 중 화를 참지 못하며 기자를 그의 집안으로 불러들였다. 그곳에서 그는 하얀 봉투하나를 보여줬다. 그 안엔 ‘410만원’이 결제된 ‘2019년 6월 22일자 지붕·천장 수리 내역’이 담겨있었다. 2년이 넘도록 이렇다 할 성과 없이 ‘계획단계’에만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벌어진 촌극이다.
 
이 주민은 “도시재생인지 뭔지 순 엉터리다”면서 “그 사업(도시재생사업) 선정된 지 3년이 넘었다고 하는데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여전히 자비를 들여 비가 새는 지붕을 고치는 것만 봐도 알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난곡동에서 나고 자란 박성환(40·가명) 씨는 “서울 내에 재개발·재건축을 진행하는 곳이 많은데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이곳은 왜 하라는 개발은 안하고 외벽칠하고 겉만 덧대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언덕 올라오다 보면 알았겠지만 동네가 굉장히 지저분하다. 기본적인 것부터 관리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난곡동 도시재생 지원센터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으나 센터장은 부재중이었다. 이어 연락처를 남겼으나 며칠이 지나도록 난곡·난향 도시재생 지원센터에선 연락이 오지 않았다.
 
“떠나고 싶은 슬럼가”…사업 3년째 도시재생사업지 주민들의 속마음
 
서대문구 천연동의 사정도 난곡동과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도시재생의 한계가 더욱 명확히 보였다. 고령자가 대부분인 천연동 지역주민들은 장마로 인한 누수도 문제지만 더 큰 걱정거리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집에서 불과 2m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한 전봇대와 그 위에 설치된 변압기에 이리저리 꼬여있는 전깃줄이 그것이다. 현장에 가보니 실제 커다란 변압기 3대가 있었다.
 
전봇대 바로 앞집에 거주하는 김천관(78·여) 천연동 노인경로당 회장은 “가장 큰 문제는 집 바로 앞 전봇대에 달려있는 커다란 변압기와 꼬인 전깃줄이다”며 “이 전봇대에 달린 변압기가 벼락 맞아서 터져버리면 큰 불이 난다. 혹시나 저게 쓰러져서 집을 덮치진 않을까 매번 불안해 죽겠다”고 하소연했다.
        
▲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의 노후주택 밀집지역은 전봇대와 그곳에 설치된 변압기 그리고 난잡하게 얽혀있는 전깃줄들이 주택 사이를 가로지르며 뻗어 있었다. 심지어 주택 바로 앞 불과 1~2m정도 거리에 솟은 전봇대와 창문을 열면 바로 눈앞에 있는 변압기 및 전깃줄들이 즐비해 상당히 위험해 보였다. 사진은 서대문구 천연동 소재 주택 앞에 설치된 변압기.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이 근방에 사는 동네 주민들이 저것(변압기·전깃줄) 때문에 아주 큰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 “집은 어떻게든 고쳐도 고치지만 저런 기본적인 것부터 해결해야 발전이 있는 것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불안한 현실을 꼭 좀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 강북구 수유1동 486번지 일대의 현실도 난곡·천연동과 같았다. 특히 이곳엔 거리마다 쓰레기가 널려있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음에도 악취가 진동을 했다.
 
수유1동에 10년째 거주하고 있는 이정무(77·가명) 씨는 “수유1동에 도시재생을 한다는 건 알지만 구청이나 지원센터에서 개별적으로 방문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이 동네서 나가려고 집 내놨는데 집 보러 오는 사람도 없다. 이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다 (수유1동에서)나가려고 애쓴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 관악구와 성북구청 관계자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이들은 입을 모아 “구청 입장에서는 사업 진행을 빠르게 추진하고 싶지만 재생사업 계획단계에서 호흡이 다소 길어졌다”며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사업 실행단계에 더욱 차질이 생겨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청은 서두르고 있고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가 되면 주민들이 성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고 답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도시재생이 오히려 노후지역의 정비사업을 가로막아 동네를 더 낡게 만든다고 입을 모았다. 부동산 중개업자 김지광 씨(남·64·가명)는 “도시재생사업 때문에 낙후된 동네를 개발하고 싶어도 제한을 받고 있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도시재생은 환경개선사업인데 이번 정부는 도시재생에 대한 개념을 모르는 것 같다”며 “도시재생 내용에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도 포함된다. 하지만 지금 도시재생사업은 낙후지역에 가로등 같은 것을 설치하는 등의 ‘덧대기 방식’에 불과하고 현실적으로 전혀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문화유산이나 문화재 등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마을이라면 도시재생사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겠으나 보존할 유산이 없는 낙후지역에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의 경우 거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는 앞으로도 미미할 것이다”고 꼬집었다.
 
[김찬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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