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아들 서모 씨(27)를 둘러싼 병역특혜 의혹에 한국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서 씨가 특혜를 누렸다고 발표된 시기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가 딸 특 혜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시기와 맞물려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당시 민주당 대표 신분이던 추 장관은 ‘최순실 적폐세력 심판’을 강력하게 촉구한 바 있다.
아직까지 명확하게 입증되진 않았지만 속속 드러나는 특혜 정황에 국민 여론은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특히 예전부터 병역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청년층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다수의 청년들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추 장관은 최 씨가 법의 철퇴를 맞았다는 소식을 듣고도 아들의 특혜성 휴가를 묵인한 셈이 된다”며 “서모씨와 정유라, 그리고 추미애와 최순실이 다른 게 무엇인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속속 드러나는 秋 아들 병역특혜 정황들…“소설쓰고 있네”→“독백이었다” 입장 바뀐 秋
서 씨는 2016년 1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경기 의정부 미국 육군 제2보병사단에서 카투사로 복무했다. 2015년 4월 7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왼쪽무릎 수술을 받았다던 그는 2017년 4월 5일 삼성서울병원으로부터 오른쪽 무릎수술도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같은 해 6월 5일부터 14일까지 1차 병가를 냈다. 이후 15일부터 23일까지 2차 병가, 24일부터 27일까지 개인휴가를 낸 그는 총 23일을 연달아 쉰 후 같은달 27일에 부대로 복귀했다.
합참 차장 출신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에게 추 장관 아들 의혹을 최초 제보한 당시 당직사병 A씨에 따르면 그는 6월 25일 서 씨 미복귀를 인지하고 전화해 복귀를 지시했지만 서 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당시 휴가 관련 참모장교였던 B대위는 서울동부지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6월 21일 ‘추미애 의원 보좌관’이라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왔다”며 해당 보좌관이 서 씨 병가 연장을 문의했다고 진술했다.
국방부 등에 따르면 추 장관은 앞서 14일 남편과 함께 직접 아들 휴가연장 민원을 넣기도 했다. 부대는 규정을 이유로 병가 대신 4일 간의 개인휴가를 부여했지만 관련 행정명령서는 개인휴가가 시작된 이튿날인 25일에야 발부됐다. 서 씨 병가·휴가 관련 행정명령서들은 현재 행적이 묘연하며 추 장관 부부와 국방부 민원실 통화녹음 파일은 올해 6월 파기됐다.
일련의 석연찮은 행적을 두고 ‘추 장관이 아들에 대한 특혜성 휴가를 군에 강요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 씨와 함께 카투사에서 복무했던 예비역 장병들도 SNS 등에서 “우리 엄마도 추미애면 좋겠다”며 이례적인 사안이라는 사실에 힘들 보탰다.
심지어 범여권에서도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추 장관은 제기되는 의혹에 성실히 해명해야 한다(진보당 대변인실)” “당혹스러워 말문을 잃었다(조응천 민주당 의원)” 등과 같은 지적이 쏟아졌다. 야당 측에서 자신을 공무집행방해 등 4개 혐의로 고발하자 당초 “소설을 쓰시네”라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던 추 장관은 사태가 확산되자 “독백이었다”고 애둘러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병역특혜 의혹 단초 秋 아들 휴가기간 딸 특혜로 최순실 실형…청년들 “둘 다 똑같다”
추 장관 부부 등의 아들 휴가연장 ‘문의’ 이후 서 씨는 2017년 6월 24일부터 실제로 3차 개인휴가에 들어갔다. 공교롭게도 딱 하루 전인 23일 딸 정유라 씨(24) 특혜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최순실 씨가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을 선고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수정)는 최 씨가 딸의 이화여대(이대) 특혜입학을 위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최경희 전 이대 총장 및 남궁곤 전 입학처장 등과 공모해 수시면접에서 최고점을 받도록 조작했다는 검찰 측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했다.
당시 민주당 대표 신분이던 추 장관은 줄곧 최 씨와 그의 딸을 ‘적폐세력’으로 규정하면서 엄단을 요구했었다. 그는 2017년 5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유라의 국내 송환이 확정됐다. 국정농단과 헌정을 유린한 적폐세력에 대해 사법부가 준엄하게 심판해야 한다”며 “사법부의 판단도 정의로운 나라를 염원하는 국민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장관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의 단초가 된 사건이 발생한 시기와 최 씨가 딸 특혜 의혹으로 실형을 받던 시기가 맞물린 사실이 알려지자 청년층은 예사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병역특혜 의혹과 더불어 앞뒤가 다른 추 장관의 행태를 비판하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대한민국에서 군대를 정상적으로 다녀온 남성이라면 추 장관 아들이 ‘엄마찬스’를 쓴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일부 청년들은 “최순실 딸 정유라와 (추 장관 아들이) 다른 게 뭔지 모르겠다”며 “그가 정말 억울하다면 공익제보자와 언론에 대한 법적대응 대신 스스로 앞장서서 혐의를 벗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군 입대를 앞뒀다는 대학생 김진성 씨(남·가명)는 “추 장관 아들의 병역특혜 사실일 경우 추 장관은 최 씨가 ‘딸 특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는 장면을 뉴스로 접하고도 아들의 ‘황제탈영’을 묵인했던 셈이 된다”며 “추 장관 아들도 비슷한 또래의 정 씨가 특혜의혹으로 곤혹을 치른 점을 알면서도 탈영을 지속한 셈이 되는데 개인의 양심이나 공인의 도의적 책임을 저버렸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현재 추 장관 측은 “의혹은 사실이 아니고 국방부도 문제 없다고 결론내렸다”며 “따라서 최순실 국정농단과 추 장관 아들 문제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는 입장이다. 추 장관도 대정부질문에서 “억측이다”고 일축하며 의혹을 강력부인하고 있다. 추 장관 측의 반응에 대해 야당은 “정말 억울하다면 공익제보자와 언론에 대한 법적대응 대신 스스로 앞장서서 혐의를 벗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측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추 장관 가족 측은 ‘아들 부대배치와 관련한 청탁을 받았다’고 신원식 의원실에 제보한 군 관계자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며 “왜 이 시점에 아들 부대배치 청탁 의혹 건만 고발했나. 다른 의혹들은 떳떳하지 못하고 이번 건만 자신 있다는 건지 아니면 입막음 하기 위한 경고 차원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 장관은 아들 병역비리에 대해 한치 부끄러움이 없다면 모든 공익제보자는 물론 공익제보를 국민들에게 전하고 있는 국회의원, 언론을 전부 고소․고발하라”며 “방대한 의혹에 대해 공정․신속하게 수사가 이뤄지도록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특검 임명을 요청해 자신과 아들의 결백을 스스로 증명하라”고 촉구했다.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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