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공기관의 방만·부실경영 실태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국가재정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공공기관까지 부실·방만 경영으로 국민 부담을 키우는 데 가세한다면 종국엔 나라 전체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공기관 방만·부실경영의 배경엔 공공기관 수장 임명부터 관리·감독까지 도맡고 있는 정부 공공기관 관리 시스템의 부실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우려의 목소리를 더욱 커지고 있다.
경영지표 적신호 불구하고 억대 연봉자 수두룩…공기업 방만·부실 경영에 속타는 국민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공공기관의 부채는 525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495조2000억원이었던 공공기관 부채 규모는 2018년 503조원에서 지난해 525조1000억원으로 3년 새 약 30조원 가량 증가했다.
수익성 역시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전체 공공기관의 당기순이익은 2016년까지만 해도 15조4000억원이었으나 문재인정부 출범 후인 2017년 7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 난 이후 2018년 7000억원, 2019년 6000억원 등에 그치고 있다. 2018년부터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다수의 공공기관들이 밥 그릇 챙기기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국민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대부분은 수익성 감소에 따른 재무 상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억대 연봉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민간기업이라면 벌어질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주환 의원(국민의힘)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 산하 40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문재인정부 출범 해인 2017년 172조8808억원에서 2018년 181조9589억원, 지난해 195조8593억원 등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부채 규모는 2017년 대비 지난해 13.3%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들 공공기관의 억대 연봉자는 2017년 9698명에서 2018년 1만1077명, 지난해 1만2918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억대 연봉자 비율 역시 2017년 12.1%에서 2018년 13.3%, 지난해 15.1%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40개 공공기관 가운데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무역보험공사 △전력거래소 등의 경우 임직원 수 대비 억대 연봉자 비율이 30% 안팎에 달했다. 한국서부발전의 경우 전체 임직원 수 대비 억대 연봉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서부발전은 임직원 2509명 가운데 844명(33.6%)이 억대 연봉자였다. 한국전력공사 역시 지난해 부채는 2017년 대비 7조5929억원 늘어났으나 같은 기간 억대 연봉자는 무려 828명이나 증가했다.
‘적자 무시한 신규채용’ 배짱경영 이면엔 일자리 숫자 치중한 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
주목되는 사실은 계속된 적자로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공공기관의 채용 규모는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민의 세부담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상당히 심각한 사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론 안팎에서는 혈세만 믿고 방만·부실경영을 일삼는 공공기관 임직원을 계속해서 늘리는 것은 사실상 생색은 정부가 내고 책임은 국민이 지라는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공기관 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공공기관 임직원 수는 △2016년 32만8043명 △2017년 34만6134명 △2018년 38만3022명 △2019년 41만594명 등으로 매 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해 역시 2분기 기준 42만108명으로 전년 대비 늘어났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늘어난 공공기관 임직원 수만 9만2065명에 달한다.
임직원 숫자가 늘면서 공공기관 인건비도 크게 늘었다. 2016년 22조3352억원이었던 공공기관 인건비 지출은 올해 29조5742억원으로 급등했다. 2016년 대비 7조원 넘게 증가한 셈이다.
공공기관들이 재무상황 악화 속에서도 신규채용을 늘리는 배경에는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매년 공공기관의 경영평가를 진행하고 있는데 경영관리 55점 중에서 사회적 가치 구현 점수가 24점으로 가장 높은 배점을 차지한다.
사회적 가치 구현 점수는 △일자리 창출 7점 △균등한 기회와 사회통합 4점 △안전 및 환경 5점 △상생‧협력 및 지역발전 5점 △윤리경영 3점 등으로 배분된다. 일자리 창출 배점이 다른 평가지표 중에서도 월등하게 높다. 경영상황과 관계 없이 임직원 숫자만 늘려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려다 보니 국민에게 전가되는 부담은 등한시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개별 기관의 업무나 재무상황을 고려해 인력을 증·감축 방법을 통해 최적 효율을 찾아야 하나 정부의 잘못된 경영평가 방식으로 인해 공공기관들이 일자리 창출 실적 올리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공공기관 비대화에 따른 국민 부담을 키워 종국엔 나라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만한 심각한 사안으로 평가된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공공기관의 방만경영 실태는 예전부터 고질적인 문제로 대두됐지만 현 정부 들어 특히 더 심각해졌다”며 “지금이라도 정부는 공공기관의 방만·부실 경영은 결국 국민 피해를 키우는 일임을 인정하고 공공기관의 경영실태를 전면 재검토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