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막내 동생 조현범 그룹 사장에 대해 부도덕한 사익을 추구하고 지주사 사명 변경 등 중대 사안을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이사장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조 사장이 보이는 현 행보가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중시하고 능력 있는 CEO들을 발탁해 세계적인 타이어 기업으로 회사를 성장시킨 아버지 조 회장의 경영 철학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반문했다.
이어 “조 사장이 자신의 의견을 따라주는 임원만 곁에 두는 바람에 능력 있는 직원이 많이 퇴사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이번에 문제가 된 지주사 사명 변경도 사내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조 사장이 독단적으로 관철해 생긴 불상사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이 성년 후견 신청 이후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이사장은 25일 본인이 제기한 성년 후견 심판 청구인으로 가사조사를 받았다. 앞서 조 이사장은 7월 30일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한정 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조 사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기며 후계 구도를 못 박은 조 회장의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조 이사장은 “조부 조홍제 회장부터 이어오는 가업을 승계하는 중요한 문제를 가족에게 비밀로 하고 조 사장에게 갑자기 주식을 매매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한 것은 평소 건강한 아버지의 모습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신청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소유와 경영의 분리, 기업의 승계 과정은 회사와 사회의 이익을 위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아버지의 신념을 지켜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조 이사장은 평소 조 회장에 대해 “아버지는 누구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분이다”며 “가정에서는 가족의 화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장이고 회사에서는 준법과 정도경영을 강조하는 경영자였다”고 설명했다.
또 “아버지는 사람이 사는데 지나치게 많은 돈은 필요 없고 너무 많은 부가 한 개인에게 집중되면 오히려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는 만큼 가난한 사람과 그 부를 나눌 때 모두가 윈윈이 될 수 있다고 믿으셨다”며 “‘어렵게 번 돈은 낭비하지 말고 가치 있게 써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였고 본인도 항상 검소하게 생활했다”고 회고했다.
조 이사장은 “기업이 성장하려면 능력 있는 사람을 키우고 투자해야 한다고 했던 아버지가 최근 들어 화려한 신사옥과 연구소 건물이 조현범 사장의 큰 치적인 것처럼 자랑하는 것을 보면서 주변에서 다들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년 후견 신청 직후 조 회장이 “정말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입장문을 낸 것에 대해서는 “아버지가 쓴 것이 아니다”고 확신했다.
조 이사장은 “아버지는 입장문에 나온 어법과 내용으로 평상시 말씀하지 않는다”며 “이처럼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아버지의 의견인 것처럼 모든 일을 조정하는 것이 현실이고 문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조 이사장은 성년 후견 심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장남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참가인 자격으로 의견서를 냈다. 차녀 조희원씨도 의견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이사장은 “지금은 무엇보다 아버지의 건강 상태에 대해 객관적이고 믿을만한 검사를 통해 가족이 다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아버지의 뜻을 이뤄 드리기 위해 그동안 함께 노력해 왔다”며 “10년 이상 이어져 온 한국타이어나눔재단과 함께걷는아이들재단을 비롯해 아버지의 신념, 철학, 가치가 지켜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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