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이른바 코로나 3법으로 불리는 ‘상생연대 3법’(손실보상제, 협력이익공유법, 사회연대기금)에 이어 전 국민 재난지원금까지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포퓰리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반복된 재난지원금 퍼주기로 나라곳간이 비어버리자 이젠 기업에 눈을 돌려 반(反)시장 입법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터져 나온다.
정치권 반발도 극심하다. 야권에선 민주당이 오는 4·7보궐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며 사실상 ‘선거용 매표 3법’이라고 지적했다. 상생연대 3법이 통과되면 매년 수십조원에서 100조원 이상의 재정이 필요한데,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 계획도 없이 국민과 미래세대에 부담만 떠넘긴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3법, 누구도 득 볼 수 없는 ‘제로섬 게임’…“국가적 강제 제도 지양해야”
민주당은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되는 업종에 대해 ‘코로나19 상생 3법’의 입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상생연대 3법이란 손실보상제, 협력이익공유법에 더해 사회연대기금법 등 세 가지 법안이 핵심이다.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보상해주는 ‘손실보상법’과 이익을 공유하는 기업을 지원해주는 ‘협력이익공유법’ 관련 법안을 이미 국회에 제출해놓은 상태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극복을 위한 손실보상 및 상생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집합금지 업종은 코로나 손실 매출의 70% 범위에서, 그 외 업종은 50~60%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 금액을 보상해주는 법안이다. 재원은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된다. 손실보상 소요 비용은 한 달에 24조7000억원으로 추정했다. 4개월이면 100조원에 달한다.
더 나아가 코로나로 인해 호황을 입은 업종에 일종의 이익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사회연대기금법’까지 추진하고 있다. 최소 수십조원의 재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민주당은 재정당국과 제대로 된 협의도 없이 이르면 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가운데 사회연대기금을 부담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의무사항이 될 거라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달 24일 한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해 매출이 급상승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을 신설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금융권, 온라인 플랫폼, 배달업계 등이 구체적으로 포함됐다.
관련업계에선 민주당의 코로나 3법을 향해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배달이 많아져 매출이 오른 것은 맞지만 그렇기 때문에 돈을 더 내라는 건 공산주의와 다른 게 뭐냐”며 “만약 의무적으로 기금을 내라고 한다면 그만큼 가격이나 배달료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손실을 보전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피해는 소비자가 짊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상류에서 물을 퍼내 하류에다 갖다 주는 방식은 윗물을 마르게 만들어 하류까지 말라죽게 만들기 때문에 이익공유제로 누구도 이득을 보는 이가 없을 것이다”며 “결국 상생이 아니라 다 같이 죽자는 소리다”고 강조했다.
권혁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업전략 팀장은 “이익을 본 기업이라고 해서 반드시 코로나로 인한 이익이라고 정확히 분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이미 많은 기업들이 수수료를 감면한다든지, 대금납부를 연장해주는 등의 상생차원에서 여러 가지 활동들을 통해 코로나 상황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팀장은 “이런 기업의 자발적인 활동들이 이미 존재함에도 국가차원에서 인위적인 지침을 준다거나 제도를 도입해 사회적 문화를 강제로 만드는 등 사회적 합의라는 틀에 얽매이게 되면 기업의 자발적 활동이 순수한 모습을 갖추기 어려워지게 된다”며 “상생활동을 실현하고 있는 기업들과 근로자들을 독려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지 제도적으로 강제하면 기업의 부담만 가중된다”고 지적했다.
언제적 초과이익공유제냐…“반시장적 약탈 행위 ‘공산주의’ 다름없어”
이익공유제가 우리 사회에서 논의된 것은 2011년 이명박정부 때 처음 등장했다. 당시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주도했다. 그는 그해 2월 대기업이 연초에 설정한 이윤 목표를 초과달성하면 그 일부를 중소 협력업체의 생산성 향상이나 기술개발, 고용안정에 나눠 주는 형태의 ‘초과이익공유제’를 제안한 바 있다.
이 제안에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대기업 이익을 서민에 할당하자는 건 급진 좌파의 주장이다”며 비판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역시 같은 해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모르겠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당시의 ‘초과이익공유제’는 무산됐다.
대다수 국민들도 상생연대 3법을 두고 비판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는 박주명(42) 씨는 “열심히 일 안해도 정부가 알아서 남의 것 뺏어 줄텐데 뭣 하러 일하겠나”며 “국민의 나태와 공산당을 자처하는 정부, 민주당은 무조건 표만 얻으려고 나라 곳간 다 거덜 내고 이제는 열심히 일하고 돈 번 사람들까지 등 처먹으려고 한다”고 성토했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김선동 후보자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업은 코로나 사태를 맞아 생존하기 위해 이익을 냈는데, 이렇게 벌어들인 돈을 수혜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며 “이건 있는 사람 것을 빼앗아 나누는 사회주의, 즉 ‘반시장적 발상’이다”고 말했다. 이어 “막무가내로 퍼주다가 나라곳간을 탕진하니 서민들에게 다시 뜯어갈 방법만 모색하는 ‘약탈자 집단’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부 교수는 “영세업체에게 대기업의 노하우를 전한다든지 인력을 파견해 도움을 준다든지 하는 것은 서로 상생하는 차원에서 가능하지만 이익을 공유한다는 것은 성과를 공유한다는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국가는 기업에게 법인세를 징수해 그 법인세로 필요한 곳에 지출하는 최소한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국가가 나서서 이익을 공유하도록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익을 공유하는 나라는 세상에 없다. 이낙연 대표의 경우 대선주자로서 자신의 정책 브랜드를 만들고자 겉으로 보기엔 그럴싸하나 실행가능성이 없는 정책에 대해 억지로 고집을 부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처럼 기업에 압력을 행사해 그들의 이익에 기대는 반시장적 정치가 지속된다면 최악의 경우 정치가 기업에 빌붙어 기생하는 정치형 기생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이익공유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업의 미래 투자의욕 저하다”며 “기업은 향후 5년 혹은 10년 이상의 미래를 보고 앞으로 이익이 얼마나 생길 것인가를 예측한 후에 투자한다. 하지만 국가에서 이익을 공유하라고 강제하면 투자의 유인이 줄어들고 투자 의욕까지 꺾어 기업이 미래 산업에 투자를 하지 않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 교수는 특히, 여당에서 나온 이익공유제에 대해 ‘자영업자 표심다지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이 약 650만명인데 민주당이 이들 자영업자의 표를 노리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기업의 이익을 나눠가지자는 것은 잘하는 기업은 없어지고 어영부영한 좀비기업만 남게 된다. 국가는 기업의 자발적 기여를 유도하고 독려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한다”고 충고했다.
[김찬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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