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치·경제·안보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온·오프라인 화상연결 방식의 2021 신년기자간담회 개최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치·경제·안보 등 각 분야 현안에 대한 질의를 받고 자신과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국가적 불행이지만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옥남 시장경제와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통해 여론의 간을 본 것이다”며 “친문 지지자들의 극렬한 반발을 확인한 후 사실상 철회를 선언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말로는 통합·포용을 이야기했지만 행동은 전혀 반대다. 여전히 자신의 지지자들만을 위한 대통령이다”며 “이러한 발언은 다분히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이다’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도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봤다. 그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속에서 사실상 윤 총장이 법적으로 승리를 했다”며 “또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대권주자 1위를 달리기도 했다. 결국 더 이상의 대결구도는 (문 대통령이)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정인이 사건과 같은 사안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입양 취소 등의 방안을 언급한 것을 두고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며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한국 경제가 OECD 국가 중 가장 선방했다고 평가하며 올 상반기 중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의 경제회복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현실과 거리가 먼 예측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 원장은 “올해 가장 낙관적인 경제성장률 전망이 3%다”며 “이는 지난해 경제성장의 기저효과를 감안한 수치다. 또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다는 전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백신 접종이 늦어져 코로나 사태가 연말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금년에도 소비회복이 힘들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밝혔다.
특히 오 원장은 문 대통령의 예측은 친노동·반기업 입법 등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고 꼬집었다. 그는 “기업규제 3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노동입법 등이 적용될 경우 기업의 투자가 더욱 위축될 것이다”며 “결국 문 대통령이 예측한 경제성장을 이루지 못할 것이며 새로운 고용도 창출하지 못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이익공유제에 대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오 원장은 “이익공유제는 주주권 침해, 경영진 배임 피소 가능성, 코로나 이익 산정 불가능 등 문제도 있다”며 “기업은 이익이 예상될 때 투자를 하기 때문에 결반은 혁신신업 성장을 가로막고 투자가 위축돼 결국 일자리 파괴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문 대통령이 한중FTA(자유무역협정) 때 제조업 기금으로 농축수산을 지원한 사례를 언급한 것에 대해 “사실 한중FTA로 정보기술, 제조업 등은 중국제품에 밀려 사양화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오 원장은 문 대통령의 정책 기조 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무슨 근거로 경제 선방,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지 모르겠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정책 기조를 전환하지 않고 있다. 집권 1년이 남은 시점에서 기조 전환을 하지 않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대북기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화·대화·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3년이 지났는데 북한은 핵무기 폐지는 커녕 오히려 핵무기 증강을 꽤하고 있다”며 “비핵화라는 의미도 한국과 북한이 다르게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생각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문 대통령의 김 위원장 답방 가능성 언급을 두고 “형식적인 대답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여권 내부는 물론 북한과의 채널도 붕괴된 것 같다”며 “이런 문제는 내부에서도 교감을 갖고 역할분담도 해야하는 것인데 지금은 그냥 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 북한과도 전혀 소통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예측했다.
문 대통령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교감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다. 박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안보팀에 클린턴, 오바마 행정부를 경험한 인사들이 제법 있다”며 “결국 과거의 경험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인데 북한의 비핵화 의지만으로는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더 강력한 비핵화 로드맵 등이 제시되지 않는 한 회담이 성립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미 바이든 측에서는 문 대통령의 대북 기조를 인식하고 있다”며 “우리가 지속적으로 만남을 주선하려 할 경우 한미간 불협화음만 생길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오히려 여유를 갖고 북한 문제를 지켜보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