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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2019년부터 2020년 사이에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150% 증가했다.
이달 10일(현지시간) NBC 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뉴욕 등 주요 도시에서 아시아혐오 범죄가 크게 증가했다고 미 경찰 측이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혐오 및 극단주의 범죄 연구센터’가 이달 미국 16개 대도시의 혐오 범죄를 조사한 결과 전체 혐오 범죄 비율은 7% 상승했으며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는 2019년 49건에서 2020년 122건으로 150% 가까이 치솟았다.
NBC뉴스에 따르면 혐오 범죄 증가율이 가장 높은 뉴욕에서는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2019년 3건에서 2020년 28건으로 무려 9배로 증가했다. 로스앤젤레스와 보스톤에서도 각각 7건에서 15건으로, 6건에서 14건으로 증가하며 2배 이상의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고 NBC뉴스는 설명했다.
이런 증가세는 지난해 3월에서 4월 사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때부터 시작됐다고 보도는 전했다.
카식 라마크리슈난 인구 통계 데이터 및 정책연구를 위한 비영리 단체 AAPI 데이터의 창립자 겸 이사는 NBC뉴스 측에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 범죄가 증가한 것을 두고 이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인종차별적 문제로 받아들이고 선동한 것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선동이 혐오범죄 증가의 전적인 원인이라고는 볼 수는 없으나 그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두고 ‘중국 바이러스’라며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면서 혐오 범죄를 조장하는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라마크리슈난 이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칭함으로써 그것을 일종의 무기로 만들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화법은 (아시아계 미국인을 혐오하게 되는)특정 인식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앞서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백인 남성인 로버트 에런 롱(21)이 애틀랜타주의 스파 두 곳과 마사지숍 등에서 총격을 난사해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피해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인으로 밝혀지면서 인종차별에 기반을 둔 혐오 범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13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뉴욕에서 9일 80대 한국계 미국인 여성 낸시 도가 40대 남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범죄가 심해지자 미 정부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하원 사법위원회는 30년만에 처음으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조명하는 청문회를 개최했다.
보도에 따르면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가 느끼는 공포에 대해 설명하고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반 중국인식이 증가함에 따른 직접적인 결과라고 주장했다.
일본계 미국인인 도리스 마츠이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묘사하면서 사용했던 제노포빅한 어투들로 인해 수십년 전 부모님이 마주했던 연방 정부가 생각나 괴로웠다고 밝혔다. 마츠이 의원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계 미국인 수용소에 있던 부모님 밑에서 태어났다.
마츠이 의원은 “당시 많은 지도자들이 일본계 커뮤니티는 적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켰으며 많은 미국인들이 그것을 믿고 제도화한 인종차별을 했다”며 “지난해 나는 최고위 정부와 사람들이 인종차별적인 언사를 하고 ‘중국 바이러스’와 같은 제노포빅적인 단어를 사용함과 동시에 죄 없는 (아시아계) 커뮤니티를 탓하는 것을 봤다”고 말하고 “익숙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중국계 미국인인 그레이스 멩 뉴욕 하원의원은 “이 청문회는 우리 지역 사회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며 “정부는 다른 국가와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하며 아시아계 미국인을 표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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