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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명가’ 농심의 1세 경영 시대가 막을 내렸다. 창업주 신춘호 농심 회장이 56년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장남 신동원 농심 부회장이 그 뒤를 잇는다. 농심과 신 부회장은 ‘글로벌 농심’을 목표로 본격적인 2세 경영 시대에 돌입할 전망이다.
농심은 25일 서울 신대방동 사옥에서 열린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원 부회장과 박준 부회장, 이영진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신춘호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지 않았다. 여인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과 김지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자연스레 신 부회장은 그룹의 2세 경영에 나설 전망이다. 200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사실상 후계 구도는 정리된 상황이지만 2세 경영을 본격화 한 자리인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부회장은 이날 “지난 56년 간 농심이 잘 해온 것들은 유지하고 잘못된 관행은 새롭게 개혁할 것이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굉장히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입원했다. 아버지 건강을 두고 루머가 많은데 결정된 것은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소회를 밝히는 것 보다 결정된 상황이 있을 때 알려드리겠다”고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신 회장은 1930년생으로 올해 92세다. 노환으로 건강이 쇠약해져 서울대병원에 입원중이다.
신 부회장은 라면값 인상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나 현재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원재료 가격이 올라 가격 압박을 받고 있다”며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결정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신사업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성공적으로 출시해 현재 실적이 나오고 있는 콜라겐 등 건강기능식품이다”며 “콜라겐 제품은 성공적으로 출시한 상황이며 지난해 선보인 대체육은 올해 제대로 출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농심은 후계구도를 일찌감치 정리한 상태다. 신 부회장은 농심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지분 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00년부터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신 회장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전자소재, 포장재 사업 중심인 계열사 율촌화학을 맡고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중국, 미국 등에서 해외사업을 성공시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1979년 농심 사원으로 입사했고 1994년 전무이사, 1996년 부사장을 역임했다. 2000년부터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 신 부회장은 농심의 해외 사업 확대에서 성과를 보였다.
농심은 올해 경영지침을 ‘상사화(商社化)’로 정했다. 종은 상품을 팔아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로 경영 전반의 체질을 개선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4대 중점과제로 △브랜드의 체계적 관리 △글로벌 시장 개척 역점 △신규 성장동력 확보 △체질개선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마련 등 4가지 주요 경영 과제를 제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기틀을 다져 중국 청도 신공장과 미국 제2공장의 조기 안정화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설명이다.
박준 농심 부회장은 “대내외 환경과 경영여건 변화에 체계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해 주력사업과 해외사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올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틀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심은 2020년 연결기준 매출액 2조6398억원, 영업이익 16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6%, 영업이익은 103.4%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역대 최대치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에서 ‘집밥’ 수요가 늘면서 주력 상품인 라면과 스낵 판매가 급증한 영향이다. 특히 지난해 농심 라면 매출은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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