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북한의 움직임을 정밀 감시하며 북한이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전후로 군사도발 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그러나 김일성 생일 이후에도 북한의 직접적 군사도발은 행해지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이 무력시위의 중대성을 인지하고 도발 시점을 고심하고 있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미 행정부의 新대북정책 발표 내용을 확인한 후 대응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북한의 상황이 그만큼 급박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영변 핵시설 재가동·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움직임은 ‘현재진행형’
현재 북한은 군사도발을 행하진 않지만 간접적인 의사는 꾸준히 내비치고 있다. 영변 핵시설에서의 분주한 움직임이 대표적 사례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따르면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최근 열적외선 사진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설 내 방사능화학연구소의 활동이 재개됐다.
적외선정찰위성을 통해 영변 핵시설을 분석한 결과 지난 3월초부터 방사능화학연구소에서 밝은 붉은색이 관측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폐연료봉을 재처리해서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활동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북한은 최근 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시험용 바지선을 부두에 정박시키며 SLBM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재 한·미 정보당국은 SLBM 시험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분석하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분단을 넘어는 밝혔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지난 12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SLBM 시험발사 움직임에 대해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아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15일 전후로 ‘글로벌호크’를 비롯한 정찰자산들을 띄워 북한의 무력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정밀 감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레이더박스에 따르면 미 공군이 운용하는 글로벌호크는 11일 오후 휴전선에 인접한 한반도 상공에 출격해 10시간 가량 동서 방향으로 왕복 비행했다. 항공기 추적 전문 트위터리안 ‘CANUK78’도 같은 날 글로벌호크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뒤 일본 쪽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대북전문가들 “미국 눈치보기 시작한 북한, 내부 상황 위태롭다는 방증”
대북전문가들은 도발준비가 한창인 북한이 직접 군사행동을 행하지 않는 이유가 미국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는 대북정책 수위를 보며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곧 북한이 미국의 눈치를 볼 정도로 상황이 악화돼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대북전문가인 손광주(前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코리아선진화연대 이사장은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현재 도발할 수 없는 이유는 바이든 미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면서 “4월 달 안으로 미국의 新대북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이며 그 발표에 따라 북한이 대응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손 이사장은 “북한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발표되는 것과 동시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명의로 성명 형식을 빌어 대응할 것이다”면서 “아울러 미국의 대북정책 결과에 따라 동해에 있는 신포조선소에서 SLBM 시험발사를 할지, 아니면 탄도미사일을 쏠지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손 이사장은 “북한이 미국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높다”면서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7월까지 대미 압박수위를 높여 협상을 하려 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新대북정책으로 북한이 위기에 직면하면 핵실험과 같은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대북전문가는 “미국이 만일 CVID가 아닌 평화적 해결을 통한 ‘핵감축’으로 간다면 북한이 도발 수위를 대폭 축소하거나 도발 자체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핵보유를 공식 인정받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핵감축을 이용한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서슴없이 무력도발을 강행하던 북한이 미국의 입장을 본 후 도발 수위를 조절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 볼 수 있다”며 “이는 그만큼 북한의 상황과 김정은의 입지가 위태롭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대의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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