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실손보험에서 5년 연속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산비율도 100%를 초과해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는 과잉 의료에 대한 통제장치 부족과 비급여 진료에 대한 일부 계층의 도덕적 해이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감독원(금감원)이 발표한 ‘실손보험 사업실적 및 향후 대응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실손보험 보유계약은 3496만건으로 전년 대비 54만건(1.6%) 증가했다. 상품 종류별로 2세대 표준화 실손이 1877만건(53.7%)으로 비중이 가장 크고 1세대 실손 854만건(24.4%), 3세대 실손 709만건(20.3%) 순이었다.
실손보험은 피보험자가 병원 치료 시 부담한 의료비(급여 본인부담+비급여)의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이다. 판매시기 및 보장구조 등에 따라 △1세대(구실손) △2세대(표준화) △3세대(신실손) △노후·유병력자 실손 등으로 구분된다. 1세대 실손은 자기부담률이 손보 0%, 생보 20%이고, 2세대는 자기부담률이 상품 종류(선택형I, 표준형, 선택형II)에 따라 10~20% 등으로 나뉜다. 2017년 4월부터 가입자를 받은 3세대 실손의 경우 자기부담률이 급여의 경우 10% 또는 20%, 비급여의 경우 20~30%이다.
보험료 수익은 신규가입과 보험료 인상 등으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보험사들의 보험료 수익은 10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000억원(6.8%) 증가했다. 상품별로 2세대(5조5000억원)의 비중이 가장 컸고, 1세대(3조5000억원), 3세대(1조2000억원) 순이었다.
지급보험금이 매년 크게 늘면서 지난해 발생손해액도 1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000억원(7%) 늘었다. 상품별 발생손해액은 2세대(6조원), 1세대(4조6000억원), 3세대(1조원) 순이었다.
이에 비해 보험순익은 저조했다. 2016년부터 5년 연속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2조5000억원 손실을 봤다. 일반실손(1·2·3세대) 모두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1세대 상품의 손실규모가 1조3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반면 1·2·3세대 대비 자기부담비율이 높은 노후(17억원) 및 유병력자(997억원)는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보험료 수익 대비 발생 손해액과 실제 사업비를 더한 값인 합산 비율은 매년 큰 폭의 보험료 인상에도 적정수준인 100%를 초과한 123.7%였다. 생보사의 합산 비율은 전년보다 2.2%p 감소한 107.1%였고, 손보사도 전년 대비 1.5%p 줄은 127.3%로 나타나 손보사의 적자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도별 개인실손 합산비율은 2016년부터 110~12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상품 종류별 합산비율은 자기부담금이 없고 비급여 과잉진료 등 보험금 누수가 많은 1세대 상품이 136.2%로 가장 높았다. 도덕적 해이 방지 등을 위해 자기부담비율을 높인 노후(90%)와 유병력자(64%) 실손의 합산 비율이 가장 양호했다.
지급보험금 중 비급여 비중 63.7%…국민건강보험보다 높아
지난해 전체 지급보험금(11조1000억원) 중 급여(본인부담)는 4조원(36.3%), 비급여는 7조1000억원(63.7%) 수준이었다. 특히 비급여 진료비는 5년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상품별로 2세대 표준화 실손 5조7000억원, 1세대 4조3000억원, 3세대 9000억원 순이었다. 자기부담이 적은 1세대의 보유계약 구성비(24.4%)를 고려할 때 1세대의 지급보험금 비중(38.9%)이 상대적으로 가장 컸다는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중 비급여 비중은 63.7%로 전체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의 비급여 비중(45.0%) 대비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실손보험 청구금액 중 상위 질병 항목군은 근골격계 질환(허리디스크, 요통, 어깨병변)과 안과질환(백내장 질환)으로 구성된다.
또한 자기부담이 미미한 1세대 상품의 비급여 비중이 64.8%로 가장 높으며 자기부담을 높인 노후·유병력자 실손이 46.8%로 낮았다. 비급여 비중은 의원(81%), 병원(78%) 급에서 높고, 상급병원(42%)일수록 감소했다. 병·의원의 주요 비급여 항목은 도수치료, 조절성 인공수정체(백내장 관련 치료재료) 등으로 구성된다.
“상품구조 개선 및 비급여 관리강화 등을 지속 추진”
금감원은 과도한 의료쇼핑에 대한 보장제한 및 보험료 추가 부담 등 통제장치가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일부 가입자의 과잉 의료이용이 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초래하고 일부 보험회사의 경우 판매 중단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험금 지급심사 시 비급여에 대한 적정성 심사기준 등이 미비해 관련 보험금 누수가 심화되는데다 일부 보험회사가 경미한 질환(사고)에도 과도한 진단비·일당·수술비 등을 보장하는 정액보험을 판매해 실손보험금 누수가 초래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손보험이 제2의 국민보험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상품구조 개선 및 비급여 관리강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꼭 필수한 치료비는 보장을 확대하되 소수의 과다의료 이용이 선량한 다수의 보험료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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