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임기 내내 집값이 폭등하면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도 크게 하락했다. 심지어 정부가 집값폭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3기 신도시 등의 주택공급 정책마저 실효성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공급되는 물량이 기존 주택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수요자들의 호응을 얻을 지 미지수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스카이데일리가 ‘함께 내일 연대(이하·함께련)’와 함께 ‘국민이 바라는 100대 공약’이라는 주제로 관련 내용을 취재·종합한 결과, 국민 상당수는 공급대책의 핵심인 입지부터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외곽 중심의 주택공급이 아닌 서울 시내, 그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한강 주변 노후단지의 고도 개발을 통한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서울 알짜입지에 초고층 아파트가 지어질 경우 공급부족에서 비롯된 집값폭등 현상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한강변 개발이 함께 진행될 경우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초고층 마천루 도시로 탈바꿈 해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됐다.
짓기도 전에 외면 받는 3기 신도시, 입지·접근성·가격경쟁력 ‘전부 낙제점’
문재인정부는 임기 초 서울 내 주택공급이 충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규제 일변도의 정책만으로 집값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출범 이듬 해인 2018년에도 집값 상승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부랴부랴 말을 바꿔 대규모 주택공급 정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인천 계양, 부천 대장, 고양 창릉,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광명·시흥 등 지역에 3기 신도시를 조성해 서울로 쏠리는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3기 신도시의 토지보상도 하나둘씩 마무리되며 순탄하게 사업이 진행되는 듯했으나 청약에 대한 세부계획이 공개된 후 정부 주택공급 정책에 대한 국민 호응은 180도 바뀌었다. 3기 신도시 상당수가 임대주택 위주로 구성 된데다 분양가도 예상 만큼 싸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요 대기자들이 하나 둘 돌아서기 시작했다.
실제로 국토부에 따르면 3기 신도시 관련 ‘공공주택 특별법’은 전체 주택 공급량 가운데 공공임대주택 35% 이상, 공공분양주택 25% 이하를 공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과 공공분양주택을 더한 가구 수는 전체 가구 수의 50% 이상 차지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분양가 또한 주변 지역 시세와 큰 차이가 없다. 당초 국토부는 3기 신도시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70~8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주변 시세가 오를 대로 올라 분양가 또한 서민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3기 신도시 분양가는 7억~9억원 사이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향후 청약 시점까지 지가상승을 고려하면 분양가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서울 외곽 지역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분양가마저 예상보다 비쌀 것으로 점쳐지면서 3기 신도시 수요대기자들은 다시 서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유민정(30대) 씨는 “3기 신도시의 대다수가 임대주택인 데다 신혼부부 대상 주택 면적은 가장 큰 것이 중소형이었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이라도 집값이 오르기 전에 서울이나 서울 근교의 새 아파트를 사는 것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부를 믿은 내 잘못이다”고 토로했다.
결혼 1년 차인 신혼부부 임정희(30대) 씨는 “3기 신도시의 세부적 내용을 보고 완전히 포기한 상태다”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국민평형인 84㎡의 경우의 분양 아파트는 8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가격이면 서울에 아파트를 구하지 누가 남양주, 하남 등 서울 외곽으로 밀려나가겠냐”라고 한탄했다.
서울 최고입지 한강변 노후지역 개발, 주택공급·도시경관개선·관광지개발 ‘1석3조’
스카이데일리가 부동산 전문가, 일반 시민 등을 대상으로 취재해 본 결과, 상당수 국민이 정부 공급 대책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공급 대책을 전면 수정해 경쟁력을 갖춘 서울 시내에 주택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인기가 높은 서울 한강 변에 자리하고 있는 저층 아파트, 연립·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을 초고층 아파트로 개발해 실질적으로 선호도가 주택을 서 내에서 대량 공급해줘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서울시민 김정은(30대·여) 씨는 “뉴스를 보면 많은 전문가들이 서울 집값이 오르는 이유에 대해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며 “수요자가 원하는 주택을 제대로 만들어주면 되는데 일반인들도 아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답을 놓친 채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임대주택만을 짓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고 토로했다.
서울 중구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고 있는 박민재(40대) 씨는 “서울을 다니다 보면 도대체 입지 자체는 너무나 좋은 데 낡은 아파트로 방치된 모습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며 “적어도 서울의 얼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강 변은 그렇게 두면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개사로 활동하면서 한강변 노후지역 집주인들과 이야기를 할 때가 많은데 재개발 사업을 시도하고 싶어도 규제가 심해 사업이 오래 걸릴 것을 두려워해 시도 자체를 못하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었다”며 “정비사업의 규제를 대폭 완화해 이러한 지역만 모아서 개발을 시키면 상당수의 공급 물량이 나올 텐데 가까운 곳에 답을 두고 왜 먼 곳에서 자꾸 답을 찾아 집값을 올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현재 한강 변에 개발되지 않은 알짜입지가 많다며 이들 지역에 대규모 개발이 이뤄질 경우 부족한 물량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현재 서울에는 정비사업 지구로 지정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곳이 많다. 재건축, 재개발 사업의 규제 강화 돼 있기 때문이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규제로 인해 단기간에 끝낼 수 없다보니 분담금 부담 때문에 사업 자체를 시작하지 못하는 지역도 한 두 곳이 아니다”며 “이들 지역에서 개발이 이뤄질 경우 서울 내 공급물량이 넘쳐날 것이고 수요자도 몰려 자연스럽게 집값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 개발이 이뤄질 경우 부가 산업의 활성화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윤선화 서울글로벌부동산협회 회장은 “용산구 이촌동, 성동구 성수동, 강남구 압구정동 한강변의 경우 서울의 얼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서울의 핵심 입지다”며 “그런데 현재 이들 지역엔 노후아파트가 대거 들어서있어 도시 전경을 해치고 있다는 반응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상하이, 홍콩, 싱가포르 등 세계적으로 관광도시로 특화된 도시의 경우 대부분 강접합 지역 경관에 상당히 신경 써 관광 등 부가산업을 활성화 시켰다”며 “한강변 노후 아파트를 특별건축지구로 설정해 개발을 진행할 경우 주택 공급물량 확대와 더불어 도시경관 개선, 관광산업 활성화 등의 부가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배태용 기자 / 생각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