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출범 후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반기업·친노조 정책 기조에 따른 각종 규제 등의 여파로 각종 경제지표가 줄하락 하면서 민생경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2년 연속 뒷걸음질 치며 한국이 처음 3만 달러 고지에 올라섰던 2017년(3만1734달러) 수준으로 퇴보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시민단체 ‘함께 내일 연대(이하·함께련)’와 함께 ‘국민이 바라는 100대 공약’이라는 주제로 관련 내용을 취재·종합한 결과, 국민 상당수는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를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는 상속세·증여세 인하, 무역확장 및 규제 일변도의 기업 옥죄기 정책 폐지 등이 지목됐다.
文정부 출범 후 뒷걸음질 치는 국민 소득…“기업 상속세 부담 없애 일자리·투자 끌어내야”
우리나라 1인당 GNI 순위는 국내총생산(GDP) 순위에 비해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GNI는 한 국가의 국민이 국내외 생산 활동에 참가하거나 생산에 필요한 자산을 제공한 대가로 받은 소득의 합계로 국민의 생활수준을 확인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는 1조6463억불의 GDP를 기록하며 세계 12위를 차지한 반면 1인당 GNI 순위는 24위(약 3만2115불)에 불과했다. GDP 기준으로 우리나라보다 뒤쳐져 있는 스위스,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이스라엘 등도 GNI는 우리나라보다 상위권에 올라 있었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17년 3만1734불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3만불 문턱을 넘어선 후 크게 변화가 없다가 2019년 들어 전년 대비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도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3만1755불로 집계됐다. 2019년보다 1.1% 줄어든 수치다.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은 외환위기를 맞은 1997∼1998년, 금융위기에 직면한 2008∼2009년 이후 처음이다.
1인당 GNI의 2년 연속 하락 이유로는 코로나 사태, 원화절감 등이 꼽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외적인 부분일 뿐 대내적인 이유도 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주 52시간 도입, 최저임금 인상, 각종 반기업 규제 등 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기업의 역동성이 떨어지면서 결국 민생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 중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되는 요인은 상속세다.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오너기업인데 높은 상속세로 인해 기업 승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업 투자와 일자리 감소 등의 결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 상속세 제도는 세계적인 트렌드에 역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상속세 명목세율은 50%로 일본(55%) 보다 낮지만 상속세 전체 평균 실효세율로 따지면 오히려 28.09%로 일본(12.95%)에 비해 월등히 높다. 상속세 공제 혜택 역시 해외 선진국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일본이나 영국은 공제 상한이 없고 아일랜드, 스페인 등은 기업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상속세를 축소 또는 폐지한 국가도 적지 않다. OECD 36개 회원국 중 캐나다 호주 등 13개국은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미시행 중에 있다. 포르투갈·슬로바키아(2004년)를 기점으로 해서 스웨덴(2005년), 러시아(2006년), 오스트리아(2008년), 체코(2014년) 등도 잇따라 ‘상속세 없는 국가’를 선언했다.
미국·독일·영국은 상속세가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세율이 높지 않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상속세율이 40%지만 직계비속이 기업을 승계하면 기업 규모에 따라 50~100% 공제해 상속세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상속세를 과도하게 부과할 경우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이 몰락해 자칫 실업대란이 발생하고 종국엔 재정과 복지까지 무너져 나라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상속세 부담은 ‘기업하고자 하는 의지’ 저하와 경영상 불확실성을 높여 종국엔 기업에 소속된 근로자들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입을 모았다. 김이석 시장경제제도 연구소장은 “우리나라는 다른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상속세율이 높아 기업들이 생존에 위협을 느낀다”며 “과도한 상속세 부과는 오너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수단에 불과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세율의 상속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지 않도록 상속세 인하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기업들의 부담을 경감해 더 많은 일자리들을 창출하고 국민소득 향상에도 기여한다. 일자리가 늘어날수록 산업이 성장하고 그만큼 소득이 상승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은 “우리나라의 상속세는 과도하게 높다”며 “오너 중심의 기업인데 승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다면 기업 운영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속세 등을 완화한다면 기업 운영에 더욱 신경을 쓸 수 있을 것이다”며 “특히 막대한 돈으로 투자, 인력 고용 등의 효과도 나타날 것이다”고 분석했다.
상속세 인하가 수많은 일자리로 이어져 1인당 GNI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파이터치연구원 ‘가업상속세 감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에 따르면 기업 상속세율을 50% 인하하면 △총 일자리 26만7000개 △총 매출액 139조원 △총 영업이익 8조원 △직장인 월급 7000원 등이 증가한다. 기업 상속세율 100% 인하 시엔 △총 일자리 53만 8000개 △총 매출액 284조원 △총 영업이익 16조원 △직장인 월급 1만4000원 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줄거나 없어도 어김없이 무차별 세금폭탄…합리적 방향의 세제개편 시급
기업 상속세 축소·폐지 외에도 획일적인 조세제도도 개편도 국민 소득 5만 달러를 위한 선결 과제로 꼽혔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분석한 일반정부 재정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9 회계연도 기준 한국의 재산세 부담률은 3.3%다. OECD 평균 재산세 부담률인 1.9%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재산세에는 자동차세, 상속·증여세, 증권거래세, 종합부동산세 등이 포함된다. 현재 이들 세금은 소득에 상관없이 똑같은 세율이 매겨지는데 사회생활에서 은퇴를 한 무소득자의 경우 소득이 있는 이들과 똑같은 세금을 낼 경우 1인당 GNI는 감소하게 된다.
매출이나 영업상황에 상관없이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도 수정이 필요한 세목으로 지목됐다. 코로나 사태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재화 및 용역의 최종가격에 일괄적으로 10%의 부가가치세를 매길 경우 가계경제에도 타격이 될 뿐 아니라 1인당 GNI 하락도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 인재육성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도 국민 소득 5만 달러를 위한 과제로 거론됐다. 전통적 산업인 제조업은 물론 4차 산업관련 명장을 발굴해 경쟁력을 키우면 종국엔 국가경제의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명장 육성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는 만큼 인재육성 우수 기업에는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아직까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지만 차후 5만 달러 시대로 진취하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조세 제도를 수정해야 한다”며 “특히 법인세 같은 경우 기업들의 부담만 전가해 성장 동력을 저해하고 이는 고스란히 일자리 창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꼬집었다.
오정근 원장은 “1인당 GNI 성장을 위해서는 서민,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윤택한 소득도 보장돼야 한다”며 “현재 여러 가지 조세 등이 문제시 되고 있는데 이를 완화한다면 1인당 GNI 5만불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조성우·이창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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