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너나 할 것 없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내연차보단 친환경차를 확대 생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이같은 흐름에 뒤처질세라 새로운 전기차 모델 출시에 여념이 없다.
이에 업계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24일 글로벌 전기차 조사 업체 EV볼륨즈는 올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 대수가 641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는 앞서 올 6월 발표된 전망치 610만대 대비 5% 증가한 수치다. 연초 전망치인 450만대와 비교해선 200만대 가량 웃돈다.
이같은 전망은 실제 전기차 판매량에 기반한다. 지난달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51만대로 나타났다. 주요 시장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26만대로 가장 많이 판매된 시장에 꼽혔다. 이어 유럽 13만대, 미국 4만4000대 등이었다. 올 1~8월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159만대로 가장 많았고, △유럽 120만대 △미국 39만대 순이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전기차의 인기가 매섭다. 올 1~8월 내수 시장의 전기차 판매량은 5만86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에 한국은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큰 전기차 시장으로 발돋움했다.
전기차가 내수 시장에 빠르게 자리잡으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더욱 매력적으로 바라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과거에는 매니아층만 전기차를 사고자 했다면 최근엔 그 수요가 대중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특히 가족이 이용할 차량으로서의 전기차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당장 시급한 과제는 전기차 충전 시설 등 인프라 확충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위한 정부의 대응은 매우 미진한 상태다.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해 받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전기차 보급 관련 예산을 지원하기 시작한 2011년부터 현재까지 투입된 예산의 총액은 3조79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전기차 충전소 및 충전기 설치 지원을 위한 예산은 6689억원에 불과했다.
또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간 구축된 충전소 및 충전기는 7만6000기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현재까지 급속 충전기 설치 계획 규모는 총 1만1384대다. 그러나 이 기간 실제 설치된 것은 5091대로 당초 계획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부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선 대규모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이 필수다. 그러나 정부는 말로만 전기차 대중화를 떠들 뿐 국내 전기차 시장 성장의 밑거름이 될 충전소 및 충전기 설치에는 매우 미흡하게 대처하고 있다.
정부는 전기차 보급을 위해 지난 10년 간 4조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투입했다고 주장하나 현재 일상에서 전기차 충전소와 충전기를 찾아보기 힘든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기차 확산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해주곤 있지만 정작 전기차를 구매해도 제대로 된 인프라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전기차 대중화 정책을 다시 살피고 충전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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