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어 검찰‧경찰까지 언론사 기자들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심지어 기자는 물론 기자 가족들 통화내역까지도 뒤진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야권은 “명백한 범죄행위다”며 김진욱 공수처장의 직무정지를 촉구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1일 논평에서 “지금까지 공수처가 통신자료를 조회한 언론사는 최소 15곳, 기자 50여명으로 확인되고 있고 공수처 비판기사를 쓴 TV조선 기자에 대해 기자 본인뿐 아니라 어머니‧동생 통신자료까지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자 통화내역을 무차별로 뒤진 것 자체가 명백한 수사권 남용인데 가족 조회는 수사와 전혀 관계없는 범죄행위다”고 일갈했다.
TV조선 등 보도에 의하면 공수처 수사3부와 수사과는 6‧8월 사이에 TV조선 A기자 어머니의 통신자료를 네 차례 조회했다. 7‧8월 사이에는 A기자 동생의 통신자료를 두 차례 조회했다. 사회부 법조팀 법원담당인 A기자는 공수처 수사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진 검사들과는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A기자와 그 가족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는 수원지검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에 대한 내사 차원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수원지검은 애초부터 ‘CCTV를 유출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고 공수처도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때문에 공수처 안팎에서 ‘공수처에 비판적 보도를 낸 기자에 대한 보복수사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 추정 규모는 21일까지 드러난 것만 해도 언론사 15곳, 기자 50여명이다. 공수처는 ‘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차장을 지낸 김준우 변호사의 통신자료도 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개별사안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할 뿐 구체적 해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각계에서는 공수처 최고책임자인 김 처장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20일 김 처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가장 큰 피해자는 알 권리에 제한을 받는 국민이기에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통신자료 무차별 조회는 통신의 비밀침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침해, 영장주의 위반 등 위헌소지가 있기에 행위 근거가 되는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을 대상으로 헌법소원도 청구했다”고 밝혔다.
83조 3항은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도 이용자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아이디와 가입일 및 해지일 등 개인정보 조회를 이동통신사(통신사)에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통신사는 이를 반드시 따를 의무는 없지만 그간 관행적으로 응해 왔다.
같은 날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서 “작금의 공수처의 모습은 예상대로 무능‧무소불위의 하명수사기관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 이제는 기자들 휴대폰 통신조회를 거의 사찰 수준으로 했음이 드러났다”며 “공수처가 위험한 또 다른 이유는 대선을 80여일 앞둔 지금 대선에 영향을 미칠 뭔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처장,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을 대선일까지 직무정지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검‧경까지도 언론기자들의 통신가입자 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서울신문은 자사 소속 전‧현직 법조팀 기자들이 각 통신사를 통해 받은 ‘통신자료 제공 사실 내역서’를 토대로 올해 들어 총 10건의 정보가 공수처는 물론 서울중앙지검‧수원지검 등으로 넘어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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