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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진흙탕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느덧 2주차에 접어들면서 전쟁의 참상을 지켜보는 세계인의 마음에도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 미하일로 페도로프가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2019년 대선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당선을 도운 뒤 전격 입각했다. 1991년생으로 올해 31세다. ‘젤렌스키 내각’에서 가장 젊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 이후 페도로프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애플, 삼성 등 약 50개의 빅테크 기업들에게 대러시아 제재에 참여해 달라고 설득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로 빅테크 수장들에게 직접 연락해 이들의 동참을 끌어내며 성과를 올리는 중이다.
일례로 페도로프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에서 앱스토어 등 애플의 서비스와 제품 공급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애플은 1일 러시아에서 앱스토어와 애플페이 차단을 포함해 모든 제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외신은 실용주의자 팀 쿡이 러시아 제재 동참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평을 했다. 정치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 애플이 판매 중단에 나선 건 전례 없는 일이었다.
팀 쿡은 2017년 인터뷰에서 중국의 인터넷 검열에 대해 “모든 국가가 나름의 법과 규정을 결정한다”고 말하며 정치적으로 철저히 실용주의 노선을 걸어왔다. 아이폰은 중국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있다.
또 페도로프는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에게 우주 인터넷용 인공위성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 이후 인터넷망 장애에 시달렸다. 글로벌 인터넷 감시단체 넷블록스는 25일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 우크라이나 인터넷 기업 ‘기가트랜스’의 인터넷 연결이 평소 대비 20% 이하로 떨어졌다고 보고했다.
인터넷이 끊기면 정보 소통이 단절돼 사람들의 불안과 혼란이 커질 수 있기에 페도로프는 다급히 머스크에게 우주 인터넷 스타링크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이에 머스크는 10시간 만에 트위터로 “스타링크 서비스가 우크라이나에서 작동하고 있다. 더 많은 단말기를 보내겠다”는 답을 했다.
페도로프는 3일 트위터를 통해 “스타링크 덕분에 외부와 연결이 가능해졌고 응급기관에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며 머스크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무선인터넷 단말기 개발기업 유비퀴티의 올렉 쿠트코프 선임연구원은 28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스타링크를 작동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다운로드 속도는 초당 136.76메가비트(Mb), 업로드 속도는 초당 23.93Mb로 나타났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SNS로 글로벌 빅테크기업 50여곳 CEO들에게 반러 제재 동참 운동을 벌이고 있는 페도로프에 호응해 페이스북과 유튜브는 러시아 국영 미디어를 차단했고, 구글은 우크라이나인들의 안전을 위해 구글 지도의 일부 기능을 비활성화시켰다.
1년 전 98명이던 페도로프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현재 21만명을 넘었다. 현재 그는 공습을 피해 대피소나 지하실 곳곳에서 사이버 여론전을 지휘하며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 등과 실시간 소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한 외신 인터뷰에서 “러시아인들이 아무 문제를 겪지 않으면 잘못된 상황을 인식할 수 없다”며 “세계적인 플랫폼과 시민사회의 반러 제재는 러시아 정부가 용납될 수 없다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페도로프’표 외교가 전쟁의 참화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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