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이 5% 인상되는 것으로 결정된 가운데 아직 관련된 논의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상공인의 지불여력을 간과한 점, 선정 기준이 적절하지 않는 점 등의 이유를 들며 경영계가 정부에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10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적용 최저임금안에 대한 이의제기서’를 고용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지난달 29일 결정된 시급 9620원의 최저임금안이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삼중고를 힘겹게 버티고 있는 중소·영세기업에 경영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취약계층 근로자의 고용불안마저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이의제기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인 이유로 △최저임금 주요 지불주체인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점 △매우 높은 최저임금 수준과 법에 예시된 4개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고려하면 5% 인상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점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적용 하지 않은 점 △2023년 최저임금 인상률 5.0% 산출근거가 적절치 않다는 점 등 4가지다.
경총과 중소기업중앙회가 5월 조사한 ‘중소기업 고용애로 실태 및 최저임금 의견조사’ 따르면 중소기업 600개사 중 36.9% 올해 대비 내년의 경영·고용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호전될 거라는 기대는 12.3%에 불과했다.
이에 경총은 시급이 9620원으로 확정될 경우, 주휴수당까지 고려한 최저임금은 시급 기준 1만1500원(주 15시간 이상 근로자)을 넘는 만큼,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 대다수가 이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 탓에 내년에도 경영환경이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5%로 확정될 경우 최저임금 주요 지불주체인 이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거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따르면 소상공인이 밀집된 숙박·음식·도소매 업종과 소규모 기업에서 최저임금 미만율이 각각 40.2%, 33.6% 등으로 높게 나타나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도 수용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어 현행법에 예시된 4가지 결정기준(유사근로자 임금·생계비·노동생산성·소득분배)을 고려했을 때 5%에 달하는 최저임금 인상률은 지나치게 과도한 수준이라고 경총은 주장했다. 올해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이미 적정수준의 상한선이라고 할 수 있는 중위임금 대비 60%를 초과했고, 저임금의 정책적 목표인 저임금 비혼 단신근로자 생계비를 넘어 전체 생계비 중위값의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최근 5년간 최저임금이 크게 늘었음에도 노동생산성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친다는 것도 문제로 제기됐다.
또한 최저임금 수용성에 현저한 문제가 드러난 일부 업종부터 시행하는 것은 지금도 충분히 가능했음에도, 단일로 적용되면서 업종 간 최저임금에 대한 수용성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밝힌 인상률 5% 역시 산출된 근거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다음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산출한 산식은 올해 기준 전망치를 활용해 경제성장률(2.7%)과 소비자물가상승률(4.5%)을 합친 값에서 취업자증가율(2.2%)을 뺀 5%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 경총은 최저임금의 주요 지불주체인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은 국민경제 전체의 평균이라 보기 어려움에도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산식을 직접 적용한 것은 무리한 측면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경총은 저임금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면 부작용이 큰 최저임금을 인상하기보다는 근로장려세제(EITC), 복지제도 확대 등 다각도의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경제상황을 비롯한 여러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의 주요 지불주체이자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생존, 그리고 취약계층의 일자리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결정이라는 결론이 나온다”며 “정부가 현장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하지 않고 재심의 여부를 진지하게 검토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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